“극심한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엉클 분미는 자신의 마지막 나날들을 시골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기로 한다. 불현듯 죽은 아내의 유령이 분미를 돌보기 위해 나타나고, 오래 전에 실종된 아들이 사람이 아닌 모습으로 집에 돌아온다. 자신이 앓는 병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던 분미는 가족들과 함께 정글을 지나 언덕 위의 신비로운 동굴(분미가 처음 생을 시작했던 곳)로 향해 여정을 떠난다.”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16841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16961

한번 들어서는 기억하기도 그리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은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이름이고 특별하게 언급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국내에 한해서만...

해외 사정까지는 알지는 못한다.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지만.

201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엉클 분미’는 그동안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던 예술영화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 새로움을 발견한 느낌이 들 것이고, 이 작품에 대한 명성만을 듣고 접하게 된 나와 같은 일반적인 영화팬으로서는 비명이 나오도록 괴로움을 안겨주는 골치 아픈 영화일 것이다.

모든 것이 모호하고 쉽게 정리가 되지 않는 내용에

때로는 갑작스럽고

때로는 황당할 정도로 불친절한 이야기 진행으로 인해서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인지 다시금 복기를 해야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있는 ‘엉클 분미’는 열광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수많은 열광의 이유가 담겨져 있는 작품일 것이고, 분개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도 수많은 불만투성이의 작품일 것 같다.

현실과 비현실

현생과 전생

역사와 개인 등등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어서 여러 모습이 담겨져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되고, 조금은 느슨하게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느닷없이 죽은 이가 방문하거나 갑작스럽게 괴물의 모습으로 행방불명이 되었던 아들이 찾아오는 등 예측되지 않는 진행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죽었던 아내가 나타나고

괴물과 같은 생김새로 변하게 된 아들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등

공포물과 괴수물을 예술영화의 영역에서 일정부분 기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아득한 과거의 늙은 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으며, 태국의 과거에 대한 부분적인 언급도 엿보이는 등

수많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이어져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혼재되어 있고 얽혀져 있다는 느낌이 앞선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도 격렬히 반응하기 보다는 특별한 놀람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 속에서도 무심한 느낌을 갖게 된다. 영화와 애매한 거리감을 갖게 된다고 해야 할까? 지나치게 다가가지도 않게 되고, 그렇다고 멀어지고 있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리감이다.

차근 차근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보다는 알아서 정리하라는 식으로 건너뛰고 넘어가는 느낌이 들고 있고, 마지막에서 TV를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뒤로하고 바깥으로 향하는 장면을 통해서 이 의문으로 가득하고 난해함으로 가득한 작품이 더욱 모호한 질문으로 끝을 맺는 것 같다.

내 자신이 영화적으로 높은 시각을 갖지 못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와는 영 걸맞지 않은 작품인지,

만족스러움 보다는 의문과 난해함으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무엇으로 인해서 이 작품에 열광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유를 알게 된다고 해도 내 자신이 그 열광에 동조할 것 같지는 않다.

어쩐지 각각의 장면들 속에서 뭔가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기도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느낌이 들지 않고 부분적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 아마도 그 허전함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각각의 장면들의 눈부심에 몰두하게 되고 부족함을 채움으로써 더욱 강렬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놀라움과 인상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열광하고 환영하는 사람들의 평가에 동의하기가 쉽지는 않다.

아마도 앞으로도 못할 것 같다.

참고 :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평가를 본다면... 이 작품이 그나마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친절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 같다. 이게 친절한 수준이라면... 다른 작품들은 보고 싶어도 볼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