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마저 대물림 되는 미국 최대 범죄도시 보스턴의 최고 은행 강도단 리더(벤 애플렉)가 자신이 인질로 잡았던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조직과 FBI까지 얽힌 피할 수 없는 전쟁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리얼 범죄 액션”

곤 베이비 곤 Gone Baby Gone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47990395

‘곤 베이비 곤’을 통해서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한 벤 애플렉은 한때는 잘 나가던 헐리우드 스타였고, 점점 형편없는 경력만을 보여주는 퇴물 스타의 모습에서 탈피해 얼마나 좋은 연출력과 역량을 갖고 있는 ‘감독’인지를 우리에게 스스로 증명해내었다.

범죄 소설과 영화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그의 첫 번째 작품은 현존하는 범죄 소설 작가 중 최고의 작가로 칭송받는 데니스 루헤인의 ‘곤 베이비 곤 Gone Baby Gone(국내 출판명 : 가라 아이야 가라)’이었고 꽤나 묵직한 두께의 원작을 빼어난 솜씨로 영화로 다듬어 내어서 평론가들과 그를 가십과 웃음거리로 써먹기 바빴던 연예 기자들로 하여금 그동안의 조롱을 멈추고 다시금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그는 자신에게 보이는 새로운 관심 속에서 또다시 도시와 범죄 그리고 보스턴에 관한 작품인 ‘타운’을 만들어 내어 그저 우연한 성공이라고 생각하던 많은 이들을 다시금 놀라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도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을 얻은 작품이어서 아주 좋았다.

국내에도 얼마 전에 원작 소설이 번역된 영화 ‘타운’은 보스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범죄 영화이고 가장 높은 범죄율과 빈민들의 소굴에서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한탕’해서 인생 역전을 하고자 하는 과정 속에서 겪는 갈등과 사랑 그리고 범죄에 대한 작품인데, (아마도) 원작은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기 때문에 보다 등장인물 및 배경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있었을 것 같지만 영화에서는 범죄에 대한 계획과 실행 그리고 사랑과 범죄의 소굴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에 보다 집중을 하고 있다.

원작을 읽은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거장 스티븐 킹과 같은 이는 원작 소설도 그리고 원작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도 둘 다 호평을 했기 때문에 영화도 원작의 매력을 잘 뽑아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영화의 시작을 은행 강도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어쩐지 ‘배트맨 : 다크 나이트’가 연상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와 같은 작품과는 달리 ‘타운’은 보다 현실감을 추구하고 있고, 범죄를 모의 /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알게 만들고 그들의 갈등을 만들어내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작품의 분위기가 조금은 가라앉게 되는 순간이 오면 범죄와 범행 뒤의 도주 그리고 총격전을 삽입시켜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있고, 마지막에 벌이는 범행에서 보여주는 긴장감과 총격전 그리고 이후의 여운이 남는 결말은 단 두편의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살짝) 넘어선 느낌을 갖게 된다.

기본적으로 벤 애플렉의 연출은 검증되고 짜임새가 보장된 원작을 영화에 맞게 각색을 함으로써 안정적인 연출을 의도하고 있는데, 속도감과 신선함 혹은 감각적인 연출을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신인 감독들과는 다르게 안정감을 우선하는 경향을 느끼게 되고 하나의 이야기 속에 다양한 층을 쌓아두어 보다 복잡한(다층적인) 느낌이 들게 하거나 영화에 개인적이기 보다는 사회적인 성격을 갖도록 의도해서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고 있다. 그의 의도는 두 작품을 통해서 멋지게 성공했고, 아직은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보다 거대한 시각과 범위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범죄’를 통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 혹은 흥미로움에 보다 기대고 있기는 하지만 작품 속에 사회적인 문제의식, 세대간 / 가족간의 갈등, 사랑, 우정, 경제적인 불평등 등의 시각을 더 많이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고, 원작이 의도하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며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자신의 생각하고 있는 의도와 야심에 어울리는 작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의도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회성이 가미된 범죄 영화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고, 이번 ‘타운’을 통해서 자신이 보여주었던 재능이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은 더 분발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응원하고 싶고,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재능이 잠시만 보였던 것이 아니라 더 오랜 기간 빛나기를 바랄 뿐이다.

참고 : 1. 벌써부터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그런 비교는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단 두 작품만을 놓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으로서의 시작과 비교한다면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해가 된다.

         2. 벤 애플렉이 못 말리는 골수 보스턴 시민이라는 것은 그의 두 작품 모두 보스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한 설명일 것이다. 그가 얼마나 보스턴에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가 단순히 범죄만이 아니라 보스턴이라는 지역 / 공간을 담아내는 것에도 열성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