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05190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10593

“‘세계 공원’의 댄서인 따오와 공원 순찰관인 따이셩은 연인 사이지만, 관계는 예전같지 않다. 따이셩은 고향가는 길에 만난 디자이너인 쿠오에게 마음이 끌리고, 따오는 탈출구를 찾으려 노력한다. 꿈과 사랑, 기적이 가득한 놀이 공원에서도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동안 중국의 중심이 아닌 주변에 머물고 서성였던 지아 장 커가 중국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 ‘세계’는 그동안의 지아 장 커의 작품들에 비해서는 조금은 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의 기존 작품들이 항상 중국 안의 중국을 보았고,

중국이 자신들이 보여주려고 하거나 보고자 하는 모습이 아닌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시선에서 세계 속의 중국 혹은 세계의 중심에 있으려고 하는 중국의 모습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려고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전의 작품들에서 보아오던 모습들과 특별히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그가 다루고 있는 공간과 사람들이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조금은 다른 공간이고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할 것이다.

화려함만 찾으려고 하고 있고,

화려함만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 베이징의 모습을 축약하고 있는 것 같은 ‘세계 공원’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아 장 커는 지켜보고 있고, 이전에 비해서 한층 때깔 좋은 화면은 그들의 화려함 뒤에 담겨져 있는 쓸쓸함을 담아내고 있다.

‘세계’가 그동안 지아 장 커가 보여주었던 부분에서 한가지 더 더해진 것이 있다면, 베이징이라는 국제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지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중국인들만이 아닌 그 공간에서 더욱 어렵게 삶을 살아가는 이국인들의 모습들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찾아온 동유럽인들과 어울리기도 하면서 서로를 조금씩은 이해하고 그렇게 이해하게 됨으로써 서로의 슬픔도 알게 되는 과정이 작품 속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그래도 일정부분 그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음으로 인해서 보다 그의 시각이 깊기도 하고 넓기도 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다.

연출적인 면에서 이야기 중 간간히 애니메이션을 삽입하는 등 조금은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장면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면 저 좋은 장면들이 만들어졌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었다.

‘세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항상 자유롭기를 바라고 있고,

어디론가 떠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어디로도 향하지 못하고 그저 그곳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빚을 진 내용들만 기억하고 있거나, 승진을 한다고 해도 특별한 기쁨을 누리지 못할 정도로 일상에 찌들어 살아가고 있다.

삶에 묶여 어디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고, 그렇게 벗어나기를 꿈꾸기만 하고 있고 긍지를 갖기 보다는 비굴함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지아 장 커는 항상 그렇듯이 그 삶의 팍팍함을 바라보고 있고,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무엇을 더하지도 그리고 덜하지도 않고, 그 삶의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냥 삶의 모습들을 담아낸 작품으로 생각하게 될 수 있겠지만 그의 작품을 조금은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 속에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들과 관계들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만, 이번 작품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과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어서 조금은 어수선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항상 그의 작품이 그렇듯이 사랑과 연관된 그리움 혹은 애틋함이라는 감정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그의 이전 작품의 분위기나 정서를 여전히 느끼게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