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창조한 모든 것은 대자연의 위대한 저작물에 쓰여져 있다 - 가우디 -
건축가 김석철의 말대로 바르셀로나의 꽃은 가우디일 것이다.
(‘FC 바르셀로나’ 따위가 바르셀로나의 꽃이 될 수 없다)
바르셀로나의 꽃이라는 뜻이 가우디의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그의 건축물들이 바르셀로나에서 갖고 있는 의미와 영향력에 대한 칭송과 일종의 한계처럼 사용한 말이기는 하지만 테시가하라 히로시의 작품을 보니 그 뜻을 조금은 더 명확하게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우디의 작품은 여타의 건축가들의 작품들에 비해서 보다 더 인상적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잘 알지도 못하는 감독인) 테시가하라 히로시라는 일본 감독은 그의 건축물들을 필름에 담았고 ‘안토니오 가우디’라는 지나치게 솔직한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작품은 크라이테리언 Criterion을 통해서 발표되었을 정도니 나름 대단한 작품이라는 뜻일 것이고, 하나의 다큐멘터리 필름으로서 어떤 평가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우디의 작품을 보고 싶은 사람으로서는 조금이나마 그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가우디가 여타의 건축가들과는 다른 건축가로 보아야 한다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의 작품을 본다면 무슨 뜻인지 조금은 나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작품들은 ‘미스 반 데어 로에’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혹은 ‘르 코르뷔지에’와 같은 이들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예언적이고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는 느낌의 작품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과 공간으로 향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가우디의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작품인 것 같다(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구겐하임 미술관’도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차원으로 나아간 것 같기는 하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이 갖고 있는 진면목을 테시가하라 히로시는 부족함 없이 담아내고 있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모습과 그 현대와 일상 속에서 융합되지 않고 돌출되어 있는 가우디의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작품이 얼마나 위대하고 일반 건축물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지 느끼게 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건물들의 안으로 향함으로써 우리는 전혀 다른 차원과 공간 속으로 들어가고 바라보게 된다.
워낙 인상적인 작품들이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보다는 우선은 보아 달라는 말이 먼저 나오게 되고, 건축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은 작품이다.
죽기 전에 바르셀로나에 한번이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부쩍 자주 하게 되기는 하는데... 아마도 생각으로만 남겨질 것 같다. 어디로 향하기 보다는 어딘가로 향하고 싶다는 생각만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도망치고 싶은지,
떠나고 싶은지,
둘 다 마찬가지 일지도 모른다.
참고 : 뭣 모르던 시절... 가우디를 아우디로 알던 때가 있었다. 그땐 그게 쪽팔리지도 않았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 난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