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사업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J. 폴 게티의 손자가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유괴범이 요구한 몸값은 1,700만 달러(186억 원).

전 세계가 게티 3세의 역대급 몸값 협상에 주목하는 가운데

J. 폴 게티는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단언하고,

게일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전직 CIA요원 플레처와 함께 협상에 나서는데…“

참고 : https://namu.wiki/w/%EC%98%AC%20%EB%8D%94%20%EB%A8%B8%EB%8B%88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5222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5346

부자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쓸 때

출판업자는 제목을 부자가 되는 법이라고 바꾸길 원했어

내가 말했지 부자가 되긴 쉽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긴 쉬워

가난한 사람은 누구나 해낼 수 있어

하지만 부자는 다른 게 있어

사람이 부유해지면

자유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갖으려고 하지

지옥이 열리는 거지

내가 그 심연을 보았을 때는

파멸된 사람들, 파멸된 결혼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파멸시키지

난 내 피를 믿었어

난 그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었지

내가 배운 것들 내 모든 지식

내가 이룩한 모든 것을 말이야

물질, 물건들, 조각품, 그림, 등등...

그것들은 자기 역할을 다해

그것들은 변함이 없어

그것들은 실망시키지 않지

나는 그런 순수한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느끼지 못해

할아버지는 세계에서 제일 부자가 아니라, 인류 역사상 제일 부자다

진짜 억만장자는 자기 돈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들에 적당한 값을 매기는 거란다

폴을 가능한 빨리 돈 안 들여서 데려오게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소

아버님은 돈을 바라고, 저는 제 아들을 원하죠.

각자 바라는 걸 얻으면 되요

위로가 안 되시겠죠

돈으로 셀 수 있는 게 아니면 

원하지 않으시자나요

어떻게 가격을 후려칠지는 잘 아시죠

상대방 약점을 집요하게 물어버리는 것도 잘하시죠

제가 어떤 제안을 하든 이기실 분이지만

가치 없는 것에 목매시지 않자나요

들어보세요

분명히 해두죠

당신이 향유하고 있는 안전은

제가 한 거예요

알겠어요?

당신 수영장에서 어슬렁거리는 맹견은 어때요?

제 사람들이 훈련시킨 겁니다

당신의 보안시스템?

제 사람들이 구축했죠

경호원? 당신의 추잡한 욕심을 위해

당신을 상상가능한 모든 위협으로 보호해주고 있죠

그런데 과연 내가 당신하게 하는 위협도 보호해줄까요?

"남자의 도박?"

당신이 우리에게 한말이죠?

"나은 내 돈에 목숨을 걸고 너는 네 목숨을 건다"

헛소리

당신과 나? 우리는 뭔가를 걸어본 적 없어요

우리는 보통 사람들이 감수해야할 것들을 감수해본 적 없어요

그 덕분에 우리가 지금의 우리인거죠

당신은 싸구려 인간이에요

세상의 모든 돈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당신은 끔찍한 인간이에요

이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안녕히 계세요 회장님

리들리 스콧의 최근작인 ‘올 더 머니’에는 특별하고 대단한 것 없지만 충분한 긴박감과 군더더기 없는 짜임새를 보여주며 훌륭한 완성을 해내고 있다. 뭘 만들어도 기본 이상은 해내는 솜씨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고 흥미로운 설정과 소재를 잘 살려내고 있다.

그는 억만장자의 손자가 납치된다는 인질극이고 실종극인 이 영화를 속도감 있게 만들어내면서도 무척 독특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 관심은 납치된 청년과 어머니 그리고 협상을 하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아닌 억만장자에게 향하고 있다.

진 폴 게티 

역사상 최고의 부자였던 사람이지만 그는 모순으로 가득하다. 엄청난 부자이면서 그에 걸맞은 씀씀이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악착같이 돈을 아끼려고만 할 뿐이다. 그러나 그 모습에서 감동이나 감탄은 나오지 않는다. 약간의 혐오감 혹은 추한 모습을 찾게 된다. 

오히려 때때로 돈을 제대로 아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호텔 서비스 비용은 아까워하면서 아예 호텔을 살 생각은 하지 않는,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 것인지 기본부터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런 생각은 전적으로 틀렸을 것이다. 난 부자가 아니고 부자가 될 가능성도 없으니까. 하지만 어쨌든 억만장자의 삶에서 이상한 모순들이 가득하다는 생각에 대부분은 동의할 것 같다. 

‘올...’은 이 억만장자가 얼마나 돈에 애착을 갖고 있고 사람보다 돈과 물건을 더 아끼는지 그 지독함을 잘 보여주고 있고 때로는 웃기면서 때로는 애처롭게 담아내고 있다. 진 폴 게티의 삶은 돈에 대한 물신숭배의 삶이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고 영광스러운 삶이기보다는 솔직히 말해서 안타깝게만 보인다.

하지만 억만장자에게서 돈이든 재능이든 어떤 것도 물려받지 못한 억만장자의 아들이나 아들의 며느리(납치된 청년의 어머니)의 모습을 본다면 그게 또 그렇지만은 아니게 된다. 억만장자의 삶을 비극으로 생각해야 할지 희극으로 생각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아들의 삶은 철저히 실패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며느리나 손자의 경우도 딱히 도움 되진 않았을 것 같다. 억만장자의 비정함이 한편으로는 이해되는 부분도 있는 이유는 그렇기 때문이다. 물론 며느리의 말에 맞는 구석도 있긴 하다. 모든 것에 가치를 매기기만 할 뿐이기만 한 삶이 제대로 된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삶이란 무엇일까? 그냥 억만장자의 삶의 방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어떤 것이 제대로 된 삶인지는 대답하기 머뭇거려진다.

영화는 일정하게 억만장자 진 폴 게티에게 자신의 정당함을 말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아들의 삶은 엉망진창이기만 하고 며느리의 경우도 궁핍함 때문 돈을 목적으로 찾았다가 이런저런 나쁜 꼴을 당해 빠져나왔지만 비극의 수렁에 이미 발을 담근 뒤다. 납치된 손자 또한 장난 반 어리석음 반 납치극을 계획했다가 목숨 건 시궁창에 빠져든 것이니 남을 탓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것들 모두 생각한다면 진 폴 게티는 돈으로서는 억만장자지만 개인의 삶으로서는 파산이라고 생각해도 아주 틀리진 않을 것 같다.

파산 직전의 지독히 가난한 삶과 지나칠 정도로 돈이 넘쳤던 삶 어딘가에 알맞은 대답을 각자 찾을 것이다.

억만장자의 알다가도 모를 삶을 다루면서 이 영화는 서서히 납치-인질극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다시 억만장자를 들여놓고 있다. 진 폴 게티는 이 적발한 상황에 문제를 수습하게 만들기 보다는 문제를 더 크게 만들고만 있을 뿐이다. 그게 전략이나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닌 말 그대로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손자의 생명을 위한 몸값 1,700만 달러는 터무니없는 요구고 여러 미술품들을 구입하는 것에는 (물론 가격을 깎기는 하지만) 아낌없는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지만 그런 모습에 기괴함이나 경악스러움을 느끼기 보다는 그럴 듯한 생각처럼 혹은 감탄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내가 너무 악랄해져서 그런 것일까?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모습에 충분한 이해를 하게 된다. 저런 사람들은 원래 저런 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만, 그런 모습을 더 철저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진 폴 게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상황에 휘둘리게 된다. 그런 점에서 “돈이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조각하는지. 돈이 많은 것과 없는 것, 그 사이의 공허함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의도는 일정하게 성공했지만 그걸 비극으로 완성했기보다는 엉망진창의 소동극으로 완성됐다.

돈 때문에 벌어지는 이 난장판은 돈 앞에서는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어지는 우리들의 모습을 풍자하듯 보여주지만 상황이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아닌지라 긴장과 불안으로 뒤범벅된다. 그리고 입 벌어지게 만들지만 끝까지 이해하기가 어렵게 만들고 어리둥절하게 억만장자의 말년을 지켜보게 만든다.

돈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나? 

그게 아니면 그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 엄청난 돈을 벌게 된 것인가?

한쪽 귀를 잃게 만들기는 했지만 산술적으로 1,700만 달러를 400만 달러로 깎아냈으니 능력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람 목숨이니 잘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돈문제는 확실하게 해냈지만 그걸 위해서 억만장자는 너무 많은 것을 놓치는 것 같다. 놓쳤는지 버렸는지 알 수 없지만 그리 본보기로 삼지는 못할 것 같다.

리들리 스콧은 납치-인질이 된 청년을 되찾기 위한 협상의 대정을 둘로 나눠 다루고 그게 이 영화의 특색이라 볼 수 있다. 협상의 두 대상은 한쪽은 납치한 이들이고 다른 한쪽은 억만장자고 억만장자와의 협상이 더 위태롭고 흥미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보는 사람들에 따라 분통터지게 만든다. 돈도 많은 사람이 왜 저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돈 많은 사람은 원래 저렇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돈을 둘러싸고 어떤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지 그 별별 추악함을 한가득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얼마만큼 인간적이고 존엄성을 지킬 수 있을까?

참고 : 돈이 얼마나 더 필요하냐고 물을 때 더! 를 말하는 모습에 놀라기 보다는 몸값이 세금 공제가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져봤다는 것에 더 놀라움을 느낀다. 그리고 공제가 된다는 것에 어떤 항목으로 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도 그리 인간성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