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2013)이 등장했을 때는 상당히 무게가 있는 로봇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힘겹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존재했다. 사람이 파일럿이 되어 그 거대한 로봇으로 괴수와 싸운다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 역시 존재하는데, 이번 <퍼시픽 림: 업라이징>(2018)은 이런 기본적은 틀을 가지고 유치하다면 유치할 수 있는 단순 히어로 로봇 영화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쉽게만 다가온다. 훈련생과 파일럿의 갈등 그리고 도망쳤던 영웅의 등장 너무나 익숙한 설정을 토대로 중국의 거대한 자본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듯, 중국 회사의 로봇들까지 관객들이 진부하고 질릴 수 있는 요소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다.
카이주가 사라진 것부터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상당히 큰 고민을 했을 것이다. 전편의 카이주의 활약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예거가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카이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카이주를 '어떻게' 다시 등장시키느냐에 따라 영화의 승패가 달려있는데,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적들은 너무나 산만하고, 거대화와 화려함에만 집중을 했다. 기존의 예거들은 너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적들만이 진화하는 느낌이 상당히 크게만 다가오는 것이다. 적들은 거듭해서 진화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침략을 하는데, 예거들은 큰 진화는 없고 그저 파일럿들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성장이 주가 되다 보니 영화의 주인공은 예거가 아닐 수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갑자기 등장하게 된 중국 기업의 예거들로 인해, 멀어질 수밖에 없는 예거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크다. 어찌 되었든 기본의 '집시'의 등장만으로도 큰 기대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그 집시가 초라해 보일 정도로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집시가 큰 진화를 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싸움은 확실히 훨씬 더 커졌고 여러모로 스케일도 커지고 카이주도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한 영화가 되어버린 느낌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모든 것이 커지고 이야기가 단순해지고 예거가 단순해진 느낌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상 속편이 나오면 기존의 1편과 비교가 되는 것은 물론 그 걱정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 <퍼시픽 림: 업라이징>역시 그 부분을 피해 갈 수 없는 것은 물론, 1편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영화가 진행이 되기 때문에 반감을 살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결국 무게가 있는 로봇 영화에서 가벼운 오락 메카물로 한순간에 추락을 하게 된 부분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상당히 큰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액션 장면을 개인적으로 4DX로 보았기 때문인지 상당히 만족스럽게 볼 수밖에 없었다. 여러 효과들이 난무하는데, 가장 큰 예거의 액션씬은 기본적으로 다 때려 부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실제로 온몸을 감싼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열심히 효과가 몸을 두드려대고 있는 느낌이 많이 든 것은 사실이다. 4DX는 액션 영화에 특화된 느낌이 많이 든 것이 이번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된 부분이다.
스토리 4 비주얼 8 연출 6 연기 7 재미 6 사심 5
- 퍼시픽 림: 업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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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S. 드나이트
출연 스콧 이스트우드, 존 보예가
개봉 2018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