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으면
네가 누군지를 받아들어야 돼 "
< ▲ 돌아온 '제이슨 본' ! >
<제이슨 본>은 어떤 영화인가? <제이슨 본>은 지난 2002년 <본 아이덴티티>를 시작으로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까지 이어졌던 이른바 '본 트릴로지'의 후속 이야기로, 지난 2012년에 그동안 본 시리즈의 각본을 맡았던 '토니 길로이'가 야심차게 연출을 맡아 '제이슨 본'이 아닌 '애론 크로스'를 주인공으로 했던 <본 레거시>를 선보였지만 외전 겪의 작품이기도 했기 때문에 이 영화 <제이슨 본>이 진짜 본 시리즈의 후속편이자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맷 데이먼이 다시 출연하면서 시리즈의 정통성을 이은 작품, 다만 본 트릴로지의 각본을 맡았던 '토니 길로이'는 이번에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제이슨 본
9년전에도 도움을 줬었던 '닉키 파슨스'로 인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는데..
< ▲ '제이슨 본'(맷 데이먼)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닉키 파슨스'(줄리아 스타일스) >
'본 시리즈'의 마지막 <본 얼티메이텀>에서 '제이슨 본'은 실종됐지만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거의 없으셨을 겁니다. 그는 '제이슨 본'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았을 것이라 여길 수 밖에 없었고, 어디에서든 이제 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죠. 그런데 두가지 생각중 하나만 당연히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네요. 오랜 세월이 흘러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낸 '본', 하지만 9년전 사라졌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본은 이제 그 과거를 쫓기보다 치열하게 잊으려고 하고 있는 것만 같았는데, 그럼에도 파편처럼 떠오르는 기억의 편린들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9년전 큰 도움을 줬었던 '닉키 파슨스'(줄리아 스타일스)가 다시 본에게 접근해옵니다. 해킹을 통해 CIA 서버에서 빼낸 자료 가운데 '본'이 꼭 봐야만 하는 것이 있었던 것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본 트릴로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으로도 느껴집니다
< ▲ 여전히 본을 괴롭히고 있었던 과거,
영화의 이야기는 전작들과 비교해서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
그동안의 시리즈를 이어온 이야기꾼 '토니 길로이'가 빠지면서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함께 각본을 맡았던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의 고민은 '어떤 식으로 제이슨 본을 다시 소환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9년이란 긴 시간 동안 그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궁금증이구요. 거기에 대해 영화는 어떻게든 살아야만 했기에 허름한 싸움판에 나설 수 밖에 없었지만 누군가를 '때린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었던 본의 모습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여전히 과거에 지배당하고 있었기에 본은 8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현재로 소환 될 수 있었고 여기에 '닉키 파슨스'의 개입과 함께 <제이슨 본>은 새로운 판을 벌이기 시작되는 것인데, 이런 이야기의 구조는 사실 전작 본 트릴로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에 동어반복으로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제이슨 본>의 이야기는 특별하진 않습니다.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제이슨 본'과 그를 저지해야만 했던 이들
새롭게 등장한 'CIA 사이버 팀장 헤더 리'의 모호한 포지셔닝도 흥미롭습니다
< ▲ 단순히 조력자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새로운 캐릭터
'헤더 리'(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모호한 포지셔닝
역시 '알리시아 비칸데르' 참 매력적인 배우네요 >
그동안의 트릴로지가 그러했듯이 '본 시리즈'는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첩보 액션과는 달리,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고 싶었던 전직 요원 '제이슨 본'에게서 비롯되는 타겟이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 향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때문에 CIA 내부에서도 '제이슨 본'이라는 인물은 지극히 위험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그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예전처럼 과거를 되돌아보기 시작하자 숨겨야만 하는 비밀이 있었던 CIA 국장 '로버트 드웨이'(토미 리 존스)를 축으로 하는 이들이 본을 쫓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대결은 시작됩니다. 그 가운데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CIA 사이버 팀장 '헤더 리'(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온전한 본의 조력자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또 CIA 국장의 편도 아니었던 모호한 포지셔닝이 흥미롭더군요.
강력한 국가 권력을 바탕으로 하는 디지털 시대의 '빅 브라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에서 알 수 있다시피 '빅 브라더'는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 ▲ 끝까지 본에게 따라붙는 '저격수'(뱅상 카셀), 그가 보여주는 후반부 광란의 질주는 어마어마합니다 >
영화에서 '스노든'이란 이름이 두세번 정도 언급이 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1에드워드 스노든은 미 국가안보국 NSA에서 근무했던 인물로 국가안보국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 등을 비롯하여 각국의 정상들의 전화 내용을 도청했던 사실 등등이 담긴 기밀문서를 폭로했다가 현재 미국 정부의 수배 대상 1위가 되어 있는데, 그의 엄청난 폭로는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는 강력한 국가 권력을 바탕으로 한 '빅 브라더'가 언제든지 출연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아니 이미 존재하고 있는 그것에 대한 경고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제이슨 본>은 그러한 이야기를 다시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게 이뤄지는 사생활 침해와 감시는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야 하는가
어디를 가든 그 모습을 잡아내던 수많은 CCTV가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 초반부 '아테네'에서의 체이싱 역시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는 것 !>
'딥 드림'이란 회사가 어떻게 CIA의 지원을 받고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인터넷 기업이 된 후로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사생활 정보를 갖고 CIA와 이뤄지는 추악한 거래, 그리고 더 이상 고객들을 속이는 일을 할 수 없었기에 양심 선언을 하려는 딥 드림의 CEO와 그런 그를 향하는 협박 등은 그저 영화속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나날이 커져가는 테러의 위협으로 인해 더더욱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국가 안보'이지만, 그럼에도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에 이뤄지는 사생활 침해와 감시는 어느 정도까지 허용이 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까지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았던 <제이슨 본>, 어디를 가든 그 모습을 잡아내고 있는 수많은 'CCTV'의 존재는 그래서 왠지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제이슨 본' 하면 역시 빠질 수 없는 것이 '액션'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의 엄청난 카 체이싱을 비롯하여
여전히 그 '액션'의 맛은 유감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의 모습을 다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제이슨 본> !
< ▲ '아이언 핸드' 프로젝트를 비롯해서 아직 남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네요 >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을 떠나 역시 '본 시리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액션'인데 그런 영화의 매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가득했습니다. 물론 이제는 처음 '제이슨 본'이 등장한지 10년이 훌쩍 지났기 때문에 예전처럼 젊고 쌩쌩한, 온 몸을 내던지는 강렬한 맨몸 액션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것이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지만 깊어진 연륜만큼 묵직한 한방 한방이 매력적었고, 그렇게 약간은 부족함이 있는 맨몸 액션의 자리를 채워주는 강렬한 카 체이싱은 그야말로 엄청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었던 것인데 특히 영화 초반부 과격한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던 '아테네'를 배경으로 했던 카체이싱이나, 후반부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마치 탱크처럼 질주하던 '닷지 차저'의 위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카체이싱은 대단한 볼거리를 자랑합니다. 상당히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박진감 넘치는 영상으로 촬영되어 있었던 액션신들, 역시 이런게 본 시리즈의 맛이 아닐까요. 제이슨 본의 모습을 다시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아직 '아이언 핸드'에 대한 이야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후속편이 기대되는데 꼭 볼 수 있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