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이란 어디까지 커질수있고 어디까지 작아질수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선해질수있고 얼마나 악해질수있을까? 매즈 미켈슨 주연의 <더 헌트 The Hunt>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유치원 교사인 루카스는 열심히 일하며 살던 중, 불현듯 한 소녀의 사소한 거짓말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게되고, 순식간에 착하고 성실하게 살던 한 남자에서 불명예의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하게된다. 그 안에는 전염병처럼 퍼진 사람들의 의심과 불신이 숨겨져있다. 이제 루카스는 이 정신적육체적 집단폭력의 사이에서 살아남기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상당히 충격적이다. 그리고 소름끼칠 정도로 무섭다. <더 헌트>는 우리사회의 현실을 담고있고, 인간의 본성도 담고있기 때문이다. 매즈 미켈슨이 연기한 '루카스'는, 남자인데도 유치원교사다. 성실히 일하고, 아이들도 좋아하고 잘 따르는 편이다.  그런데, 바로 문제가 터진다. 이 선생을 좋아했던 한 소녀의 거짓말로 인해, 루카스의 삶은 무너져내린다. '성추행' 비슷한 느낌의 발언을 해버린 것. 물론 초반을 잘 살펴보면 이 소녀의 거짓말과 환경은 그녀의 '가정내부'에서부터 나왔다. 역시 모든 것은 '가정'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며...

이제 일은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아이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던 원장과 마을 사람들에 의해 '루카스'는 성범죄자로 순식간에 몰리고, 어떻게 손쓸수도 없게된다. 사람들의 '의심과 불신'은 '전염병처럼' 순식간에 퍼지고, 매일 함께하던 친구와 마을사람들은 그를 한순간에 외면한다. 집단 따돌림과 폭력은 당연시 자행되고, 심지어 가까운 사람들과 가족들마저도 외면할 지경에 놓여진다. 이 과정을 <더 헌트>는 아주 섬세하게, 그리고 정말 그럴것같이 리얼하게 그려낸다. 어찌나 소름끼치던지..

<더 헌트>는 우리의 무서운 본성과 현실을 담았다.

영화라고만 보기, 그 이상으로 영화는 우리의 현재를 담았다. 본인이 보면서 든 생각은 바로 '마녀사냥'과 '사람들의 불신'이다. 현대사회를 살면서, 우리들은 인터넷세상에서 키보드의 악플과 댓글들로, 유명연예인 등이 자살을 하게되는 경우를 더욱 자주 목격하게되었다. 그것하고 다를게 무엇일까? 사실여부를 떠나서, 그것이 옳게 판단되기도 전에, 자의적인 해석들과 의견으로 몰아가는 무서움, <더 헌트>의 루카스의 입장과 다를게 없었다. 그러고나서 아니라고 판명된다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가해자들이 "미안해, 잘 모르고 그랬어."라고 하면 끝날 일일까?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은?

또한, '인간의 정신적 나약함과 집단불신'에 대해서도 그렇다. 예전부터 생각한게, 만약 인간이 지구멸망 등으로 소규모의 인간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살게된다면, 아마도 인간들이 불신과 의심으로 서로를 해치는 일이 먼저일거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런 영화를 담은게 <디바이드><큐브><쏘우> 등이 있었다. 그만큼 인간이 악한 생각을 갖고, '불신과 의심이 전염병처럼 번지면' 얼마나 무서워지는지 알고있었는데, <더 헌트>는 그 부분을 아주 현실적으로 잘 담아냈다.

<더 헌트>는 감독 曰 "우리가 살고 있는 거대한 세계를 하나의 작은 마을로 축소한 영화다."라고 했다.  회사, 학교, 사회, 국가 어디서나 흔하게 일어날 수 있고, 또 일어나고있는, 그런 모습을 인간 본성과 함께 냉철하게 담아낸 <더 헌트>. 집단이서 사람 한명 바보 만들고 없애는 일 (The Hunt)쯤은 요즘 세상에서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냉철한 판단과 인간적인 관점이 중요시되어야하는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미숙한 판단을 더욱 믿게된다. 불안할수록 다수의 불안한 관점을 믿게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가... 불신의 씨앗은 인간의 마음 속에 자리잡으면, 쉽게 제거되지않는 법이다. 말미까지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그러한 점을 나타낸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다들 가면을 쓰고 괜찮은 척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것 뿐... 무형의 집단적 폭력과 집단적 불신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 진실을 외면한 사냥 <더 헌트 The Hunt>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