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기억에 남는 공포영화가 없었던것 같다. 여름 극장가에서 공포영화가 어디로 다 숨어버렸는지 보이지도 않다가 가을이 되어서야 하나둘씩 늦은 개봉을 하고있는 추세인데 이미 나왔던 영화들이 너무 수준미달이라서 이제는 뭐가 나온들 기대감이 바닥을 치고있다. 개인적으로 공포/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암울한 한해가 있다니...
그중에서도 정점을 찍은 망작 공포영화 한편을 보았다. 3D효과를 극대화시켜 제목도 [터널3D]인 한국 공포영화. 관람한지는 좀 되었는데, 후기쓰는것조차 잊고 있다가 요즘 짜디짠 별점의 영화들을 계속 올리는김에 하나정도 더 끼워서 써볼까한다.
▲ 파티는 역시 탄광이 제맛이지! 응?
'터널'이라는 제목답게 배경에는 당연히 터널이 등장한다. 지하철도 좋고 하수도 역시 나쁘진 않겠지만 이번에 등장하는곳은 오래된 폐 탄광이다. 예전에 사고도 있었고, 안좋은 전설(?)까지 있는 꺼림찍한 장소. 그냥 안들어가면 될텐데 주인공들은 너무쉽게 위험지역에 발을 들여놓는다. 물론, 뜬금없이는 아니고 나름의 이유는 설정해줬지만 그 이유라는것 자체가 개연성이 없다. 공포영화에서 무슨 개연성을 찾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그냥 공포의 상황으로 밀어넣기위해 억지로 끼워맞춘다는 느낌이 강했다.
▲ 꺄악! 기름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터널이지만 배우들의 얼굴은 잘 보여야 하니 그다지 어두운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긴장감따윈 전혀 없다. 가끔 이유없이 지들끼리 소리지르고 놀라고 하는데 처음엔 소리때문에 움찔했지만 두번째부턴 몸개그 하는건가? 주인공들이 왜이렇게 생각이 없지? 이런 생각만 들면서 시큰둥 해졌다.
터널의 공포 소재로는 '검은 연기, 검은 물, 검은 눈' 등 죄다 검은색으로 공포감을 조성한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터널안이 그다지 어둡지 않아서 효과가 많이 상쇄된다. 3D효과를 강조한만큼 시각적인 부분으로 공포감을 많이 줄것같았는데 그저 아쉬운 수준의 CG로 볼록볼록 튀어나는 놀이공원용 3D를 선사해줄 뿐이었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화면 연출. 소리로 인해 놀란부분은 있었지만 어느부분이었는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한시적이다. 그걸 공포라고 하기는 많이 부족한것 같다.
▲ 이래뵈도 어린소녀 역할이라구요
배우들의 캐스팅과 연기력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지금까진 드라마에서 달달한 로맨스나 일상의 역할을 보여주며 인지도를 많이 높힌 '연우진'이나 '정유미'가 영화에선 매우 힘빠지는 연기를 보여준다. 평소에 하던 역할이었으면 모르겠지만 공포영화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라 보는내내 오글거리는 장면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의문의 소녀역할로 나오는 '도희'의 캐스팅은 대체 무슨 도전정신이지!? 동안 외모이긴 해도 소녀랑은 거리가 멀고, 주인공과의 연결점은 더더욱 찾을 수 없는 외모라고 느껴진다. '도희'가 소녀처럼 총총거리며 뛰어다니는걸 볼때마다 씁쓸한 미소만 지어지더라.
이 모든걸 배우들 탓으로만 돌릴수는 없는것같고, 신인배우도 아닌 연기력도 인정받은 배우들이 이런모습을 보인데는 감독의 역량이 가장 큰 작용을 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공포영화를 연출하기에는 아직 미숙해보이는 박규택 감독. 안그래도 공포영화의 흥행이 항상 부진한 한국영화계에서 약간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나싶다.
공포는 없고, 어째서 터널을 헤매는지조차 까먹게 만들어버리는 자칭 한국형 공포영화 [터널3D]의 소감은 그냥 총체적난국이라는 표현외엔 더이상 해줄말이 없는것 같다. 그래도 3D영화를 일반영화 가격으로 볼 수있게 해준 배려(?)와 워낙에 2014년의 공포영화들이 최악의 성적을 거둔점을 감안해서 이쯤에서 [터널3D] 후기를 끝낸다. 연우진, 정유미는 앞으로 드라마 활동에 더 전념하시길.
|
|
- 도희야 몇살? 스므살! 뿌잉뿌잉
- 3D에 현혹되지 말았어야했다
- 드라마와 영화의 연기는 다른걸까?
- 손병호~ 게임!게임! 아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