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순수한! 영화 리뷰
영화 [지골로 인 뉴욕] 리뷰/후기
오늘, 아니 12시가 지났으니 어제 '애비뉴엘 '극장에서 영화 [지골로 인 뉴욕] 의 시사회를 관람하고 왔다. '우디 앨런'이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좀 기대를 하고갔다. 영화를 잘 만들기도 하지만 본인이 직접 출연하는 영화에서 익살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악동스러운 연기를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코믹 풍자영화에선 손꼽을만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골로 인 뉴욕]을 보고 나오면서 느꼈던 그 허전함... 뭔지 모를 약간의 찝찝함... 풍자는 있었는데 이상하게 통쾌하진 않고, 등장인물들이 공감이 가다가도 갑자기 비정상으로 보이기도 하던 그 기분. '우디 앨런'이 이렇게 변했나? 뭐지 뭔가 이상해... 라고 느끼며 '내가 감성이 떨어지는건가? 거장의 영화를 이해못하는건가?' 이런 생각까지 하며 집에왔다.
하지만 다행히도 감독은 '휘오라반테 역할(주인공)'을 맡은 '존 터틀로'였다. 우디 앨런이 출연하고 장르도 로멘스/코믹 이길래 당연히 그의 영화인줄 알았는데 그게 제일 반전이었다는거. 관람전에 영화정보를 가급적이면 안보고 가는게 실수라면 실수인듯. 미리 영화에 대해 여러가지 정보를 알고가는것과 반대의 경우 장단점이 있는것같다.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가면 더 디테일하게 영화의 장면들에 집중할 수 있겠지만 어떠한 편견이 생기는것 같아서 별로 안좋아한다. 감독은 누구이고, 그 감독의 성향은 어땠지? 이런걸 사전에 염두에 두면 자꾸 영화전체가 아닌 그런 세세한 부분을 찾아내려 애쓰는 내가 발견된다. 각자의 관람 취향이겠지만 그래서 나는 가급적 미리 영화정보를 파고들지는 않는편.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이 더 독이되어 편견을 가지고 영화를 본것같다. 당연히 '우디 앨런'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갔던바람에 뭔가의 선입견도 있었고, 영화가 생각과 다른느낌으로 진행되자 이상하다고 느끼기까지 했다.
▲ 시사회 표배부가 끝난 후의 모습
배부 시작할때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끝난뒤엔 한가롭다. 3개관에서 동시 시사회를 진행한것같다.
▲ 간만에 온 하늘정원 더 좋아졌네
구조도 조금 바뀌고, 귀여운 시설물도 생겨서 좋다.
사람들은 이곳을 잘 모르는건가?
극장에 빈 의자도 없어서 서있는데 하늘정원은 자리가 텅텅.
에비뉴엘 극장에서 '영프라자'쪽 건물로 건너가면 바로 보임.
(이동시간 30초도 안걸림)
▲ A열 관람을 좋아하는데 이번엔 안습
(에비뉴엘은 스크린이 상당히 위에 달려있어서 목아팠음)
▲ 설득의 달인 머레이
아버지대부터 이어오던 책방을 정리하고 생계를 고민하던 '머레이'(우디 앨런)는 평소에 다니던 병원 여의사에게 혹할만한 제안을 듣게되고, 그 대상자를 꼬맹이때부터 알고지냈던 꽃집 미중년 '휘오라반테'(존 터투로)로 정한다. 둘의 우정과 수많은 감언이설로 꽃집의 순진한 아저씨를 꼬드기는데 성공한 '머레이'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드는데... 몇번이고 거절했지만 본의아니게 '지골로'의 길로 접어든 '휘오라반테'는 어찌될까?
'지골로'라는 단어가 생소했다. 영어인가? 평소에 자주 쓰는 단어가 아니라서 몰랐다해도 부끄러울건 없을것 같다. 영화를 보면 자연스레 알게되겠지만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사전을 찾아봤다.
'지골로' 뜻, 사전적 의미
gigolo [diglou, ig-] 【F】 n. (pl. ~s) (창녀 등의) 기둥 서방(kept man); (남자) 직업 댄서.
<가장 많이 쓰이는 뜻은 '남창'이라고 한다.>
제목 그대로 직역하면 '뉴욕의 남창'이 되려나. 번역하니 되게 없어보이는 제목이다. 원제는 'Fading Gigolo'인데 남창으로 몰락해버린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있다. 참 국내개봉하면서 제목 바꾸는 능력은 새삼 대단하다.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전해주다니... (지골로의 뜻을 모르고 있었던 탓이기도 하지만) 제목에서 주는 정보가 많이 다르다. 확실히 영화내용을 보면 원제가 함축적 의미를 제대로 담고있다.
자신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마지못해 시작한 '지골로' 생활. 죄책감은 느끼면서도 강하게 거부하지않는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될듯하면서도 알 수 없는 부분도 많다. 오로지 돈을위해서 그 일을 한다면 '머레이'에게 그정도의 돈을 선뜻 나눠주는건 불만스러울것이다. 게다가 '머레이'는 번 돈을 헤프게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휘오라반테'는 자신에게 돈을 쓰는 모습이 부각되지 않는다. 그저 돈뭉치를 챙겨넣을뿐, 거기까지가 전부다. 그에게 이런 일들은 인생관에 전혀 문제가 되지않는 건가? 오랫동안 알고지내던 책방 할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서 했던 일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머레이'가 '지골로'의 일을 미화시키며 외로운 여성들을 도와주고 정당한 댓가를 받는거라고 합리화하는것처럼, '휘오라반테' 역시 덤덤한 느낌으로 일을 해내며 감정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자기합리화에서 나온 행동아닐까? 원래부터 그런 인물은 아니었던것 같은데 무엇이 그를 그렇게 쉽게 변하게 했는지는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된다.
▲ 샤론스톤의 도발적인 눈빛
모든 상황의 원인을 제공한 여의사. 지식인층. 부자 사모님. 그런 풍자의 의미로 나오는 캐릭터라고 느꼈다. 초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비중은 크지않다.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여자들중 한명일뿐. 외로운 부자 사모님의 성적판타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물만난 물고기마냥, 그녀 외에도 '머레이'는 너무 쉽게 고객을 찾아낸다. 음지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거래가 아닌 주변에 다들으라는듯이 떠들며 다니는 '머레이'의 모습이 괴상하면서도 코믹하다.
▲ 유대인의 율법은 어렵구나
영화에서 또하나의 커다란 포인트는 유대인과 랍비의 율법이다. 잘 알지못했던 유대인의 규율과 신념 등을 가볍게나마 경험할 수 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더 복잡하게 고된 삶을 살아가는것처럼 느껴졌다. 유대인 중심의 영화가 아니기에 보통의 미국인들이 보는 유대인에 대한 시선도 알 수 있었고, 그에 반응하는 유대인들의 행동도 코믹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진것 같다. 농담처럼 지나가는 대사들이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그들의 의식에 대해서도 비꼬고 있으며, 경찰도 아닌 방범대원이 시민을 체포해서 유대인 재판을 받는 장면도 문화충격이었다.
'지골로'의 삶에 대해서 느끼고, 유대인의 율법과 생활도 공부하는 참 지식이 쑥쑥 쌓이는 영화였다. 뉴욕이라는 도시안에서 이런저런 풍자를 그려내고 '지골로'의 삶으로 몰락해버리는 한 남자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지만 정작 전하고 싶은 말은 뭐였는지 크게 와닿는건 없다. 그냥 '이런 인생도 있으니 한번 봐라.'라던가 '미국은 이런곳이다.'라는 사회풍자를 보여준걸까.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가 있어서인지 전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뭔가 풍자를 위한 억지스러운 설정들이 보이는것같아서 마지막에 남는건 허전함뿐이었다. 그래서인지 후기를 쓰면서도 뭔가 딱 이거다 하고 정리가 되지 않는것 같다. 가끔 그럴때가 있는데 그럴땐 그냥 묻어두고 지나가는수밖에...
| 지골로 인 뉴욕 - 감독
- 존 터투로
- 출연
- 우디 앨런, 소피아 베르가라, 리브 쉐레이버, 샤론 스톤, 존 터투로, 바네사 파라디
- 개봉
- 2013 미국
-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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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론 스톤 많이 늙으셨구나
- 우디 앨런의 연기는 참 좋았다
- 우디 앨런의 조언이 많이 들어간 영화인듯
- 아비갈의 앞니에 신경이쓰여서 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