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자전거:미니벨로 브루노(BRUNO)

주행구간:새만금방조제(비응도)-부안(변산반도)-변산해수욕장

블로그씨, 오늘도 옛 추억 속으로 시간 여행을 시켜주시네요. 벌써 10년이 흐른 시간,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그때 그곳을 이렇게 추억을 돋게 하네요. 신혼여행지로 다녀온 곳을 23년 후 홀로 자전거 여행으로 찾으며 많은 그리움을 남기고 온 곳입니다. 이때만 해도 자전거 여행을 주로 할 때였습니다. 마침 새만금 방조제 개통식이 있어서 자전거 행사도 개최되어 초대받았습니다. 일행들과 서울에서 함께 갔는데 저만 홀로 남아 새만금 방조제를 넘어 변산해수욕장에서 멋진 석양을 즐감하고 하룻밤 머물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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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는 특별하지 않거나 최고의 여행지가 아니라도 호미에게는 최고의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멋진 석양을 만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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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다시 쓰는 자전거랑 신혼여행지 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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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자전거 대행진을 마치고 비응도 아름다운 등대를 구경하고 멋진 풍력발전소도 둘러 나와 떠난 새만금 방조제 한번 다녀가도 힘들 곳을 하루에 두 번씩 달리는 기분 힘들어도 좋아 이제부터 홀로 여행을 만끽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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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동차 도로가 아닌 인도 겸 자전거 겸용 도로다. 오른쪽의 바다가 잔잔히 흐르고 길게 뻗은 방조 제길 따라 홀로 여행자가 되어 페달을 돌려 차르륵 차르륵 ~바닷길 따라 같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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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빗방울은 어느새 내렸냐는 듯 오후의 하늘에선 유월의 태양이 내리꽂는다. 눈부신 바다 위를 날아가는 두 바퀴, 꼬맹이 미니벨로 자전거

오늘도 여전히 카메라 가방에 큰 배낭 그리고 삼각대까지 들쳐 업고 주인아 줌의 큰 덩치를이고 지고 가면서도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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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한 자전거 벌써 햇수로 3년째 이렇게 길 위를 동행하는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17,000킬로미터를 달리는구나

너나 나나 함께 서로 움직이지 않으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터

원하지 않든 원하든 우리는 이미 일심동체려니

지금

어디로 향하는 건지나 아는 거니 꼬맹아

실은 이 새만금 방조제 끝에는 부안의 변산반도란다

23년 전 아이들 아빠와 신혼여행지로 들렀던 바로 그곳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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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훌쩍 건너뛰어 다시 찾는 변산반도

그동안 활 메고 부안 심고정에서 치러지는 전국 궁도대회 참여할 때마다 들렀지만

이렇게 자전거로 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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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외롭지 않냐고 물었니?

음, 이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이 갈 그 사람은 없지만

네가 있잖아

이렇게 내 곁에서 언제나 나의 말벗이 되어 주고

나의 동반자가 되어 나를 업어주고 있잖니

또한 금세 지워질 우리의 궤적을 고스란히 기록해 줄 카메라까지 있으니

무엇이 부러우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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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저 멀리 안갯속에 흐릿한 섬 쪽으로 달려가 보자

새만금의 일직선으로 뻗은 곧은 길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길이라고 느낄지 모르지만

너와 내가 함께 가는 동안 지루함은 결코 없단다

자 보려무나 저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눈부신 윤슬과 포구에서 일하는 바닷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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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 그때도 오늘처럼 맑고 고운 날이었지

그때는 가을이었지만 저녁노을은 역시 환상이었어

우리가 변산에 도착하면 멋진 저녁 선물이 배달되어 있을지 몰라

그게 뭔지 모르지?

감 잡았다고? 하하하 알아챘구나 눈치 하고는 ㅎㅎ쾌속질주구나

그래 맞다 바로 바다의 석양이다

붉은 바다가 토해내는 열정을 느끼러 가는 거야

이제 달리는 거야

꼬맹아 달리는 동안 시 한 구절 읊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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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사랑의 이별

homihomi-호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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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랑의 영원을 지키려

서로 부여잡고 놓지 못했던

여린 한 쌍의 애틋함을

강제로 떼어 놓으려

노하시며 역정 내던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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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같은 푸른 소년과

풀꽃 같은 초록 소녀

영영 하나 될 수 없어

사랑의 메시지만 모래 위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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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고개 숙인 땅 끝 여인에게

해풍을 타고 온 바다 청년

철썩이며 뽀얀 발가락에

가까스로 한 입맞춤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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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긴 꼬리를 밟고 오르던 바다

거친 숨 몰아 뜨거운 포옹하지만

이내 달의 질투에 끌려가는

바닷가 이별은 푸른 멍으로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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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응도에서 출발했던 자전거 행사를 마치고 또다시 홀로 남아 길고도 긴 방조 제길을 달렸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그때를 떠올리니 어떻게 홀로 망망대해를 가로질러 갔는지 아득하고 스스로 그때를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홀로 여행자에게 시간개념은 없습니다. 자전거 페달 밟는 대로 핸들이 멈추는 곳에 내려서서 주변을 보면 그곳이 여행지입니다. 이때만 해도 본격적으로 여행을 하기보다는 자전거 여행을 주로 할 때였지요. 카메라도 고급 DSLR도 아니었고 입문용으로 그저 셔터만 누를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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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쉼터를 지나 부안으로 향하는 길 하늘에 흩어 놓은 구름 아래 무더위는 그저 바닷바람에 식히면서 달리고 또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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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변산반도 입성 부안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양파를 수확한 어르신이 잠시 쉬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뜨거운 여름 누구는 농사일로 뙤약볕에 바쁜데 누구는 그리움의 추억을 안고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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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해수욕장

드디어 꼬맹이 미니벨로 브루노와 함께 바닷가 백사장에서 발자국을 남기고 자전거 바퀴 궤적을 새겨봅니다. 오롯한 홀로 여행이지만 자전거 바큇자국과 그림자를 보니 혼자가 아닌 그때 그리움의 사람을 떠올렸기에 보이지 않는 동행자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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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일몰 시간이 아니라서 흐릿한 석양이 바다 위를 붉게 물 들이는 즘, 또 다른 여행객들이 갯벌 위에서 바다를 즐기고 있습니다. 붉은 노을을 만들고자 선글라스를 벗어 이렇게 연출샷을 날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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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벨로에 카메라 가방 메고 짐받이에는 삼각대 묶어 달렸지요. 이때만 해도 사진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어요. 지금은 삼각대 있어도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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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낮은 구름 사이로 태양이 완전히 사라질 즘, 일몰 풍경은 더욱 근사해집니다. 낮게 깔린 구름에 노을빛이 반사되어 하늘에는 구름의 조화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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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리리 무렵 바닷가 하늘은 더욱 짙어 언제 불은 노을이 있었냐는 듯 해가 진 바다는 또 다른 옷을 입어 홀로 여행자에게 그윽한 풍경 속에 그리움을 울컥 솟게 합니다. 바닷가에 놓인 빈 의자들이 더욱 쓸쓸해 보일 정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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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처럼 차오르는 지난 시간들의 둘만의 추억을 되새기다가 하염없이 어두워지는 바다에 빠져듭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하루 종일 자전거 탔더니 출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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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변산해수욕장에 운영하던 관수정은 지금도 운영할지 궁금하네요. 그때 이후로 부안은 여러 번 갔어도 이곳은 들르지 못했거든요. 식당 사모님께서 얼마나 친절하셨던지 숙소 잡지 말고 식당서 자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바다가 보이는 식탁에 차린 요리는 백합죽이었습니다. 사람이 좋고 풍경이 좋으니 백합죽 맛은 최고였습니다. 전남 부안 변산반도 변산해수욕장에 캄캄해질 때까지 바다를 바라보며 가까운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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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내소사 들렀다가 서울로 오는 버스 놓칠까봐 시내버스에 자전거 싣고 왔던 추억도 새록새록, 인심 좋은 부안 사람들이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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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변산해수욕장 홀로 자전거 라이딩(10년 전, 최고의 여행지 추억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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