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0일 오키나와 여행 2일차
2. 츄라우미 수족관
본격적인 오키나와 관광의 시작
아침 8시. 눈을 뜨긴 했는데 더 자고만 싶다. 그래도 일찍 일어나야지. 오키나와까지 와서 늦잠 퍼자고 있을 수 는 없지. 자~ 이제 오늘의 계획을 짜야 한다. 참..계획 한번 빨리도 짠다..-_-;;오늘은 저 멀리 멀리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에 가기로 결정했다. 대충 정보를 보니 나하에서 3시간~3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하니, 오늘은 수족관만 갔다오면 끝이겠다 싶다. 첫날부터 빠듯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거 보다 좀 여유롭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래도 달랑 한곳만 보고 오려니깐 아쉽기는 한데, 시간이 되면 근처에 있는 파인애플파크나 들리던가 해야 겠다.
모노레일을 타고, 나하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나하 버스터미널은 모노레일을 타고 아사히바시 역에서 내리면 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숙소에서 걸어가도 되는 거리였고, 여기서 타야 하는 120번 버스는 숙소앞 국제거리를 지나가는 버스였다. 굳이 터미널까지 갈 필요 없이 숙소 근처 버스정류장 에서 타면 되는 거였다. 괜치 모노레일 타서 돈과 시간만 버린거였다. 하지만 이때는 몰랐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9시 15분. 시간표를 보니 27분에 버스가 있다. 120번은 1시간에 3대정도 있는데, 이정도면 오키나와에서는 자주 있는 편이다. 120을 타고 나고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한후, 나고버스터미널에서 70번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나고버스터미널까지 2시간 이상 걸린단다. 첫날 부터 버스에서 시간 다 보내게 생겼다.
아침에 나오면서 옷을 뭘 입을까 고민을 하다, 긴바지에 긴팔을 챙겨 입었는데, 예상대로 덥다. 대체 안내책자에 나온건 뭐냐! 이런 더울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입으라니!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정말 두꺼운 외투 입고 다닌다. 기온이 20도를 오르내리는데 겨울 잠바를 입고 돌아다니신다. 일본사람들은 더위를 잘 안타는 것일까? 오키나와에서는 사계절 옷을 다 볼 수 있다.
나고 터미널로 가는 120번 버스를 타고 창밖 구경을 하는건 별로 재미가 없었다. 별 특색 없는 일본의 작은 도시 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지루한 시간이 그렇게 1시간 넘게 이어지더니 어느순간 하늘색의 바다가 나타난다. 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멋진 바다. 당장 내리고 싶다. 이래서 렌트를 해야 하는건데, 버스를 타고 가니 아무데서나 내릴 수도 없고 마음만 들뜨지 정말 미치겠다.
아쉬운데로 차에 앉아서 사진을 찍어보지만, 영 아니올시다다. 이넘의 버스 타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정류장도 거의 그냥 지나치고, 신호도 거의 없어서 멈춰서질 않는다. 그나마 가끔 설때는 꼭 별로 볼 거 없는데서만 선다. 아주 환장하겠다. 그냥 확 내리고 싶은 충동이 막막 솟구친다. 그래도 오늘만 날이 아니니 오늘은 참자...
나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2분. 거의 2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이제 버스를 갈아타고 수족관으로 가면되는데, ■ 나고 터미널 버스 시간표 (65번,66번 버스는 기념공원이라 써진것만 수족관으로 가고 70번은 모두 감)11시반 버스는 지금이 32분이니 이미 갔을거 같고, 다음 버스는 12시 30분 버스다.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래, 가서 점심이나 먹자 하고 막 돌아서는데, 11시 반 버스로 보이는 버스가 휭 내 앞을 지나간다. 이런! 서둘러 뒤 따라가 봤지만, 정류장에 잠깐 서더니 그냥 휙 출발을 해 버린다. 시간은 34분인데, 지금까지 알던 일본하고 좀 다르다. 지금까지 알아오던 일본은 시간은 참 잘 지키는 그런 나라였는데, 4분이나 지나서 출발 하다니. 우씨. 저거 탔으면 수족관 갔다가 다른데 들릴 시간이 됐을텐데 아깝다.
아무튼, 금강산도 식후경! 이미 놓친 버스 그 앞에서 한탄하고 있어봤자 나오는거 없다. 얼릉 밥이나 먹어야 겠다. 그런데, 버스터미널 주변으로 번화가가 안보인다. 대체 밥을 어디서 먹어야 하나? 이쪽 저쪽 찾아보니 그래도 식당이 하나 보인다. 다행이다.
맛난걸 팔아야 하는데 하고 들어가 보니, 반찬을 고르는 식당이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좀 비싼편이다.
■오늘의 점심 (가격 : 641엔)이것저것 먹고 싶은건 많았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고르지 못하고, 반찬은 두개만 골랐다. 밥과 국은 직원이 퍼주는데, 밥은 대,중,소 중에 골라야 하고, 국도 두가지중 하나를 골라야 하기때문에, 일본말을 못하면 조금 난처하다. 하지만, 대충 몸으로 말해주면 다 알아 들어서 큰 문제는 없다.
밥을 먹으면서 여행사에서 받은 책자를 뒤적거리다 보니, 65번이나, 66번을 타고 (기념공원행 버스가 아니더라도) '이사카와 입구' 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수족관에 갈 수 있다고 써져있다. 70번 버스는 12시반에 있는데, 65번은 12시에 있느니, 65번을 타면 30분을 절약 할 수 있겠다 싶어 시계를 보니 12시 13분전. 시간이 별로 없다. 서둘러 밥을 먹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12시가 되니 버스가 한대 들어온다. 수족관에 가려면 65번, 66번, 70번을 타야 하는데, 버스가 오니 아무생각 없이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탄 버스는 67번이다. 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있는 건지,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야 67번 버스인걸 알고 한정거장 지나 내렸지만 이미 65번 버스는 놓친 후다. 천상 12시 반에 있는 70번을 타야 한다. 돈도 버리고, 시간도 버리고, 정신좀 차려라 스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