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폴라에서 내려다본 피렌체
쿠폴라에서 내려오면 바로 두오모로 들어가는 줄을서야 하는데, (쿠폴라에 오르는 길은 따로 돼 있어서, 두오모 내부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쿠폴라의 줄만큼은 아니지만, 이곳도 길게 줄이 서 있어서 잠시 고민을 하다 그냥 발길을 돌렸다. 쿠폴라에서 가는 길에 조금씩 내부를 볼 수 있는데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두오모 관광을 마치고 돌아서려는데 못내 아쉽다. 그래서, 두오모를 한바퀴 돌아보고 근처에 있는 시장으로 향했다. 피렌체의 시장은 유럽의 여느 시장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그래서 대충 한번 둘러보고 우피치 미술관으로 향했다. 안내책자에 보니, 우피치 미술관에 입장을 하려면 언제나 긴 줄을 서야 한다고 쓰여 있는데, 역시나, 미술관 앞에 가니 어디가 끝인지 모를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우피치 미술관을 보려고 피렌체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어가 봐야 하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술에 미자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은 그냥 패스. 길게 늘어선 줄이 신기할 뿐이다.
미술관을 지나 강가로 나오니, 오른쪽으로 일명‘짝퉁’을 파는 상인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명품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만나는 가짜 명품들, 사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흥정하고 구입하는걸 볼 수 있다.
짝퉁상인들을 뚫고 강가를 따라 조금 걸어가면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베키오다리는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다리 양쪽으로 귀금속 세공소와 보석상이 늘어서 있는 피렌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다리다. 다리 위에 예쁜 색깔의 건물들이 들쑥날쑥 아기자기하게 배열되어 있는 모습이 꽤 볼만 하다.
베키오다리를 끝으로, 렌체의 굵직한 관광지는 다 봤다. 이제 남는 시간에 무얼 하나? 그래 이제부터 정처없는 방황의 시작이다.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가보면 그냥 아무런 목적없이 골목길만 걸어도 참 좋은데, 피렌체 역시 그저 걷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