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3년 - 마음 따뜻해지는 생활동화
이젠 제법 글 밥 많은 두툼한 책도 잘 보는 애니다.
애니가 이번에 읽은 '기차에서 3년'은 생활동화면서 판타지 동화로
이전에 나왔던 '화장실에서 3년', '도서관에서 3년'까지 읽고 싶어 안달 나 할 만큼 재미있게 다가온 책이었나 보다.
재미도 있지만 그보다 난
애니가 이 책으로 감동과 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랐건만^^
이 아이가 주인공 '차상아' 다.
상아가 기차에 갇혔던 경험을 적어내려간 이 책은
최근 가슴 아프게 겪었던 갑작스러운 재해들과 시작은 많이 다르지 않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생길지..
참으로 사건 사고가 이렇게나 많을까? 싶을 만큼
최근엔 뉴스 보기가 겁날 정도인데...
이 책에서는 갑작스러운 기후 악화로 한강 철교 위에 기차가 서 버리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상아와 함께 기차에 갇히게 된 사람들은
그야말로 우왕좌왕.
제각각 소리 높여 전화를 하거나 짜증과 절망 섞인 목소리를 내뱉는 사람들.
아수라장이 된 갇힌 기차 안에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와중에.. 상아가 엄마에게 보낸 메세지는
"기차에 전기가 나갔대요. 30분 정도 있으면 고칠 수 있대요.^^"였다.
걱정할 엄마를 배려한 맺음말에 '^^' 이 꺽쇠 두 개까지 하며
문자를 보낸 거에, 다 읽기 전부터 참 배려심이 깊은 아이구나.. 싶었다.
아이 치고는 상당히 침착했던 상아와 달리
어른들은 이 상황을 탓하며 급기야 싸우기까지 했고, 그 때문에 상아의 사촌 언니
겁 많은 별아까지 목소리 내 거들었다.
넥타이 맨 아저씨와 초록 모자 쓴 아저씨
그리고 뾰족구두를 신은 아줌마의 큰 목소리보다
더 힘이 있었던 건 부드러운 아저씨의 목소리로
상황실에서 하라는 대로 일단 기다려보고, 그 기다림에 대한 부응이 되지 않으면
그때 모두 힘을 합쳐 헤쳐나가자고 하니
기차 안에 갇힌 사람들은 동조했다.
말귀 알아듣는 어른들은 그렇게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듯했지만
놀란 아기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고, 상아는 그 아기를 위해 오카리나 연주를 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고, 상아의 잔잔한 오카리나 연주를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기도
또 코끝이 찡해왔는지 훌쩍이는 사람들도 생겼다.
물론 울고 있던 아이도 방긋방긋!
하모니카를 들고 온 오빠와 함께 연주 한 뒤 동요했던 사람들의 마음은
평화로워졌고, 곧 기차도 정상화가 되어 만세를 불렀다.
다른 칸으로 옮길 수도 없었기에
여름 날 에어컨도 멈추고 물도 없는 상황이 닥치니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보단 경계했던 사람들이
상아의 오카리나 연주를 들은 후 물도 나눠 마시고 마음도 편안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상아는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돌아보는 마음이 참 따뜻한 아이로
그 덕에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아이였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며 할 말도 많고 상아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며
써 놓은 독후활동!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는지는 짐작 가능했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상아의 마음을 헤아린 건지는 의문이 드는 애니의 글들이다 ㅎㅎ
그래서 질문을 했다.
애니라면? 이 상황에 아이 울음을 그치게 해주고 싶었을까?
라고..
1초 생각도 하지 않고
-아니! 난 못했을거야. 난 무서워서 내가 더 크게 울었을테니까...
그럼 애니는 남을 도와줄 생각은 전혀 없는거야?
- 아니! 그건 아니지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되야 도와줄 수 있을것 같아.
어쩜 너무나 현실적인 대답이기에
네 대답이 틀렸다는 말은 해주지 못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을 해주며
상아 처럼 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애니에게 물이 있었다면
그걸 나눠 줄 수 있는 마음 정도는 가진 아이가 되길 바란다는 말을.. 해주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