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리는 터키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로 건너온  흙으로 만든 화덕을 말한다.

이 화덕에 요거트와 향신료에 양념한 닭을 구우면 탄두리 치킨. 난도 탄두리에 굽는다.

커리 다음으로 유명해진 탄두리 치킨 맛보러 바쁜 걸음을 재촉해서 간 곳은...

시장통 비스밀라 호텔 아래 식당. 시장 입구에 있었는데 여기 정확한 지명은.. 소리없이~ 까먹었음. +.+

주로 인도 북북에서 쌀 대신 주식으로 먹는 난 nann.

식당 입구에 있는 화덕에서 난을 굽고 있었다.

밀가루 반죽에 이스트를 넣어 만든 난을 불에 달궈진 화덕 벽면에 붙여 금방 금방 구워낸다.

이스트를 안 넣고 구우면 로티, 통밀가루에 물로 반죽애서 기름없이 철판에 구운 건 짜파티. 

난을 우리가 커리라고 알고 있는 다양한 소스와 함께 먹는다.

소스들.

탄두리 치킨을 주문하자 닭을 양념에 버무리고 굽기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탄두리 치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식당에서 메뉴 주문하고 나오는데 삼 십분에서 한 시간 정도의 요리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미리 예약한 게 아니라면, 식사에 걸리는 시간은 넉넉히 두 시간 쯤 잡는 게 좋다. ^^

긴 기다림 끝에... 빨갛게 익어 나온 탄두리 치킨.

탄두리 치킨은 일반 식사 메뉴에 비해 비싼 편이다. 분량에 따라 200~500 루피 사이.

탈리나 다른 한 끼 식사가 30~50 정도 였던 걸 감안하면 서민들이 자주 먹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함께 먹었던 뜨거운 난. 이 난이 정말 맛있어서 밤기차에서 먹으려고 따로 주문해서 샀는데

종이 봉투 안에서 싸늘하게 식은 난은 뜨거울 때 그맛이 아니더라는..ㅜㅜ

몇 번 탄두리 치킨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칼칼한 양념에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이 탄두리치킨이 제일 맛있었다...

꼭 게살을 먹는 듯한 느낌이 났다.

척 봐도~ 식당 사장님 되시겠고...하얀 모자는 이슬람 교도(무슬림)의 상징. 

탄두리 치킨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주변 시장에서 과일을 사기도 하고, 잠시 주변 시장을 둘러봤다.

시장안 식당 안에 우루루 몰려든 외국인이라..다들 참 관심있게 쳐다봐 주신다.

튀긴 과자를 살까 싶어 재빨리 둘러 본 주변 풍경.

기름에 튀겨 설탕시럽에 푹 절인 과자...칼로리 폭탄이긴 한데 얘도 은근 중독성 있다 말씀이지.

간식으로 먹기엔 과일이 최고다. 부담없이 먹기엔 바나나~~쪼매 비싸긴 하지만 빨갛게 잘 익은 석류가 맛있었다.

테이블 옆을 지나가던 엄마와 아기.

갓난 아기들 눈가에도 어른처럼 검게 칠한 게 신기했는데..

인도에선 아기들에게 이쁘다고 말하면 악신이 질투를 해서 심술을 부린다고 믿는단다.

귀한 자식은 천한 이름으로 부르던 우리 옛풍습처럼

액운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아기가 덜 이쁘게 보이도록 저렇게 눈가에 칠하는 건지...궁금했다.

탄두리 치킨을 기다리는 동안...



위층의 화장실을 찾다가 꼭대기층 작업장까지 올라가 버렸다.

거기, 한 청년이 닭더미 옆에서 작업중이었다.

한쪽.. 수북히 쌓여 있는 닭털이 눈에 띄고..

모퉁이 구석 한쪽엔 사람 하나가 들어갈 만한 거대한 검은 솥이 걸려있었다.

낯선 이방인을 보고 잠시 멈칫하던 청년.

구석 창고에서 작은 의자를 내온 뒤 손으로 의자 표면은 대충 닦은 다음 거기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옥상에 지붕만 덮히고 창이 없어 개방된 공간에는

시장 안 이슬람 사원에서 틀어놓은 확성기를 타고 기도문이 여전히 귀를 울릴만큼 크게 들려왔다.

양파껍질, 쓰레기, 죽은 닭들이 혼재하는 공간의 한 쪽에서

맨 바닥에 앉은 청년이 닭을 손질하는 것을 말없이 지켜 보다가 거대한 냄비 쪽으로 다가가 들여다 보니

바글바글 끓는 기름 속에서 양파조각들도 함께 끓고 있었다.

커리? 소스? 라고 물으니 미소를 짓기만 했다. Are you a muslim? 이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다른 질문들엔 긍정의 미소인지, 무슨 말인지 모른다는 뜻의 미소인지.. 얌전한 미소만 되돌아왔다.

잠시 후 그는 일어나 건물 밖 이슬람 사원 쪽을 내려다 보며 서 있었다.

젊은 총각이 얼마나 오랫동안 여기서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없고 내 알바 아니었다.

단지 의자를 꺼내 온 구석 공간에서 산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이 청년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대책없이 지저분한 옥상 공간에서.. 아주 잠시였지만..

그 자리에 앉아 여전히 작업중인 그를 지켜보고 있는 동안,

인도에 와서 처음으로 인도를 이해하는 한 줄기 실마리를 발견한 것 같았다.

귀가 따가울 만큼 거슬리던 사원의 목소리 볼륨이 내 머리속에서 점점 낮아졌다.

작업을 하면서 여전히 그가 귀를 기울일 그 소리

내겐 여전히 두통을 유발할 듯한 소음이었지만

그에게는 살아있는 하루가 감사해지는 소중한 일상의 축복같은 소리일지도 모른다.

내가 잘 모르는 세상에서 물처럼 끓는 기름같이 낯선 이방인들의 세계는

사람을 통해 가까워진다는 것을 그 때 어슴프레 느꼈다.

지식이나 말 대신  마음으로 전하는 체온에 이끌려 천천히 다가서게 된다는 것.

먼지같은 시간들과 이미 먼지가 된 사람들이 남긴 유형의 흔적들 사이에서 슬슬 지루해지려고 할 찰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대하지 않은 짧은 순간에 만난 한 사람의 무형의 호의는 뜻밖의 선물처럼 느껴졌다.

계단을 내려와 식당을 떠날 때..

보이지 않는 퍼다처럼 나를 싸고 있는 얇은 베일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메마른 땅의 지친 열기를 식혀줄 바람 소식을 들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