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으로 떠오르는 도시들..
기억을 압도하는 색상들이 선명한 그 곳은 라자스탄이다.
인도에서 제일 큰 주인 라자스탄(Rajasthan)은 "색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척박한 사막과 평원에 사는 사람들은 색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라자스탄에서 만난 첫 도시 자이푸르Jaipur는 분홍색.
정확하게 말하면 진달래 핑크라기보다는 연어빛 핑크에 가깝다. ^^
바람의 성 "하와 마할"
1799년, 왕이었던 마하라자 싱이 세운 하와 마할은 "왕실의 여인들(!)"을 위해 지은 별채 궁전이다.
벌집형태의 특이한 5층 건물에는 수많은 창문이 있어서 그 창을 통해 더운 열기를 식혀 줄 시원한 바람을 들이기도 하고,
세상과 차단된 여인들은 세상 밖을 엿보기도 했다고..
퍼다로 얼굴을 가린 채 바람이 전해주는 이야기들에 귀를 귀울였을 여인들의 모습이 상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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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긴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도착한 자이푸르.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일단 아침 끼니부터 해결해야 한다. ㅎ
어쨌거나 남쪽에 쬐금 가까워 졌다고 남인도 음식인 도사dosa를 먹으러 갔다.
식당 앞, 광선처럼 내리쬐는 아침햇살 속에서.. 소년이 찬물을 끼얹으며 몸을 씻고 있었는데..
시원한 물 한바가지가 부러울 만큼 뜨거운 날이었다.
도사가 맛있다는, 역 근처 마드라스 카페
주문 후 기다리는 동안 유리너머 주방 살짝 엿보기.
철판에서 지글지글 굽고 있는 건...
우타펌 uttapum. 양파와 토마토를 도사반죽과 섞어 구운 인도식 부침개... 맛있었다. ^^
도사는 쌀가루와 렌틸콩가루 반죽을 살짝 발효시킨 다음 크레페처럼 얇게 부쳐 내는 남인도 전통 음식으로
안에 야채, 치즈를 넣기도 하고, 바나나같은 과일을 넣기도 한다. (내 입맛에는 다 맛있었음. ㅎ)
버스를 타고 하와 마할로 가는 길, 차창 아래로 내려다 본 릭샤 안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__^
버스에서 내려 여기서부터 걸어가기.
거리에 들어서자 길가에 길게 늘어 선 분홍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 축제가 있는지 한창 퍼레이드가 시작중이었는데..
화려한 색의 사리를 입은 여인네들의 수다 소리는..
요란한 밴드 행진 소리에 묻히고..
꽃으로 장식을 하고 화려한 복장을 입은 사람들을 태운 퍼레이드 카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거리엔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사람들로 북적 북적..
10월 8일, 무슨 날이었는지..무슨 행사였는지는 아쉽게도 잘 모른다. ^^;;;
퍼레이드 카로 변신한 트랙터
밴드 뒤로 병풍처럼 서 있는 건물이 바람의 성, "하와 마할" 이다.
하와 마할은 분홍색 사암으로 지었지만 거리의 건물은 분홍색 페인트를 칠했다.
하와 마할을 더 잘 볼 수 있게 길 건너 건물 옥상에 오를 수 있게 해 준 이 노인..
친분이 있던 일행과의 바쁜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눈가를 붉히던 모습이 하와 마할과 함께 기억 속에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