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멀리보이는 꽃이 무슨 꽃인 줄 아니?”
“어? 벚꽃 아닌가? 근데 지금 3월인데 이렇게 빨리 피는 거야?”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매화야.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나치곤 하는데, 매화가 피고 질
시기쯤에 벚꽃이 핀단다.”
“아...매화라 그렇구나...”
매화와 만나게 된 건 작년 3월 사진에 한창 빠져 있던 시기였다.
그 이후로 매화를 담고 싶어 귀를 쫑긋 세우고 다녔는데, 아는 출사클럽에서 매화출사를 양산으로
간단다.
덜컥, 매화를 담고 싶은 마음에 신청...그리고 기다리던 일요일이 왔다.
“안녕하세요. 형, 우리 어디어디 가는 건가요?”
“음..일단 양산통도사 매화가 예쁘다고 해서 거기 갔다가 원동역 매화마을 갈 듯해.”
처음으로 매화를 담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터질 듯 뛴다.
고속도로에서 양산으로 도착할 때쯤 날씨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더니, 하늘에서는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고 일행들의 얼굴은 굳어지기 시작한다.
‘비가 계속 오면 어떡하지?’ 마음은 계속 불안한 쪽으로 기운다.
양산 통도사에 입장권을 끓고 주차장에 들어 갈 때 쯤, 3월초이고 양산에서도 구석진데 위치한
통도사가 더 추워서일까? 비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우리들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지어졌다.
‘혹시라도 눈과 매화를 동시에..바로 설중매를 담을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드넓은 매화나무 밭을 상상했을까? 통도사에 들어서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린다. ‘도대체 어디에
매화가 있다는 거지?’ 그러다가 문득 사진기 속에 갇혀 있는 듯 한 나무와 붉은 꽃들에 눈이 간다.
‘아, 저 나무가 매화나무구나.’ 매화나무 근처로 카메라를 들고 빠르게 다가간다. 매화나무
주변에는 붉은 홍매화와 분홍빛의 매화 그리고 산수유가 우리를 반겨준다.
아침 9시의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봄 오는 소리를 담기위해 수많은 사진사들이 이미 매화나무를
모델로 양산 통도사를 배경삼아 사진을 담고 있다. 주위에서는 연신 찰칵찰칵 소리만이 반복된다. 어깨에 메여있던 카메라를 손에 쥐고 매화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사진을 찍는다. 붉은 홍매화와
눈 그리고 통도사가 만들어주는 풍경을 담기 시작하자 일행들은 각자의 시간 속에 빠져든다. 나무
하나하나마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나무는 당연 홍매화였다. 마치 잘 익은
사과처럼 붉은 홍매화를 담기위해서는 몸싸움정도는 각오해야한다. 그리고 갑자기 뷰파인더로 속에 보이는 사람들에 흠칫 놀라기도 한다.
(양산통도사 산수유)
2시간정도 매화나무와 통도사를 함께 담은 뒤 인근에 있는 원동역 매화마을로 차를 이동한다.
원동역 매화마을? 고개를 갸웃거린다. 과연 거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원동역 매화마을로 가기위해 내비게이션을 영포마을로 설정하고 출발한다. 한 30분정도 달렸을까? 수많은 나무들이 있는 언덕이 저 멀리 보인다.
“저기가 원동역 매화마을인거 같지?”
“음...그런 거 같아요. 사진 찍는 사람들도 곳곳에 보이는 걸 보니.”
주차를 하고 수많은 매화나무들이 발아래에 있는 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많은 매화나무들로 가득 차 있는 언덕 그리고 아래에 보이는 철길과 강, 왜 사진사분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 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멀리서 큰소리가 들려온다. 다들 긴장한 표정이다.
‘왜 그러지 무슨 일 있나?’ 멀리서 달려오는 기차가 보이더니 매화나무 밭 사이로 지나간다.
기차를 본 뒤 카메라를 들었지만 이미 기차는 매화나무 밭을 지나가버렸다. ‘아, 매화와 함께
기차를 담으려는 거였구나.’ 기차가 주기적으로 지나가고 우리는 그 기차와 함께 매화를 담는
시간을 가진다. ‘아...매화가 만개했을 때 오면 더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가슴속에서
메아리친다.
2시간정도 매화나무 밭을 오가며 매화를 찍다가 기차 소리가 들리면 기차와 함께 매화들을 찍는
것을 반복하다
차에 오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가슴속에는 매화를 마음껏 담고 느꼈다는 생각에 뿌듯함만이 가득하다.
그렇게 양산에서 매화를 타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들었다.
(원동역 매화마을)
<여행스케치>
[양산통도사]
한국의 3대사찰 중 한곳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양산으로 가는 버스를 탄 후 양산통도사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도 되지만
양산시내에서 양산통도사로 가는 버스는 자주 있지 않다. 쉽게 양산통도사를 가는 법은 부산노포동
으로 버스를 타고 간 뒤 양산통도사표를 끓는 것이다. 노포동에서 양산통도사로 가는 버스는 약
20분에 1대정도 있다. 그리고 노포동에서 양산통도사로 가는 소요시간도 약 30분 이내로 해결되니
양산통도사로 가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원동역 매화마을]
위치-양산시 원동면 영포마을
자가용 이용 시 내비게이션을 영포마을 또는 원동역으로 설정하여 오다보면 언덕위에 있는 수많은 매화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많은 사진사 분들이 매화나무 밭을 지나가는 기차를 담기위해 찾는 장소이다.
매년 원동매화축제 기간에 방문하는 것도 매화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다.
(작년기준 원동매화축제 기간-2010년 3월20일 토요일부터 2010년 3월 21일 일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