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에 가면 먹거리는 역시 생선회가 일번이다. 동해안을 끼고 있는 속초엔 당연히 횟집이 엄청 많다.
그 많은 횟집촌 중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은 아마 대포항, 하지만 속초엔 대포항 말고도 갈만한 곳은 많다.
그야말로 속칭 스끼다시는 제쳐두고 회맛 하나만으로도 상관 없다면 외옹치항을 추천한다.
가족끼리 가서 오손도손 먹을만한 곳은 아니지만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는 친구끼리라면 추천할만한 곳이다.
동해의 파란 물결 보며 생선회 한 점에 소주 한 잔 기울이기에 딱 좋은 곳이다.
마을의 생김새가 항아리를 엎어 놓은 형상이라 해서 이름 지어진 외옹치항은 강릉쪽에서 왔다면 대포항 바로 지나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다.
옛날엔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떠나갔고 길 또한 쉽게 드나들수 있도록 잘 정비되었다.
항구엔 낚시배도 있어 먼 바다에 나가기를 원하는 낚시꾼들의 욕심을 채워줄 수 있다.
외옹치항을 무대로 삼는 어부들이 직접 경영하는 횟집들.
횟집의 단골손님 광어도 보이고 도다리 우럭 쥐치....자연산 생선들.
내 눈을 끌었던 능성어, 요 능성어는 모르는 사람들은 다금바리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양식을 많이 하기에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예전엔 아주 귀한 생선이었다. 양식이지만 맛은 다금바리에 견줄만한 아주 고급횟감이다.
바다의 산삼이라 불리는 해삼, 요것도 입맛을 자극한다.
가장 비싼 능성어로 주문, 쥐치와 고등어는 덤으로 달라고 한다. 초저녁에 찾아준 고마운 손님들을 위해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 아줌마들.
스끼다시는 따로 없다. 미역국과 상추 그리고 마늘 고추가 전부.
접시 하나 가득 금방 횟감이 상에 올라온다. 붉으스름한 빛깔을 띠는 것이 바로 능성어.
산 고등어회는 비린내 하나 나지않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육질이 쫄깃쫄깃하기로는 윤기가 반질반질한 쥐치도 뒤지지 않는다.
요 고급횟감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과 소주를 곁들이며 먹다보니 술에 취해 시원한 지리탕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고 말았다.
봄이 오면 속초에 함 다녀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