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2세광장을 나와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성당 바로 앞의 풍경이 또한 발길을 사로잡는다.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이끼 낀 석조물들, 꽤 번창한 어떤 가문을 연상케 하는 나뭇가지와 잎들이 풍성한 나무를 바라보노라니 시가지는 어쩌면 하나의 큰 공원이란 생각을 들게 하였다.
1613년에 지어진 노트르담 대성당은 예수회 수사이자 건축가인 장 데 브룩에 의해 세워졌다. 룩셈부르크의 대표성당으로 대공가의 결혼식 장례식 등 주요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입구에는 노트르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성모님과 아기예수의 상이 서 있다.
두꺼운 철문을 밀어봤더니 다행히 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성당 앞쪽의 제단, 한마디로 화려했다.
제단 양쪽 옆 벽면의 화려한 그림(맞나?), '교회의 수호자 성 요셉'.
이사야 예언자와 다윗 왕, 그리고 예수.
창문은 모두가 스테인드글래스, 성당 안 어디나 눈길을 한참 두어야 했다.
고해소.
제대에서 뒤돌아본 성당.
2층 성가대에 자리잡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파이프오르간.
성당을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눈에 담아본다. 천정을 받치고 있는 기둥 또한 무늬장식이 돋보인다.
들어갈 때는 옆문이었고 나올 때는 정문. 하나의 조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성당 바로 옆에는 국립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성당 바로 앞은 헌법광장이다. 이 곳엔 눈길을 끄는 탑이 서 있다.
이름하여 Gëlle Fra(Golden Lady),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 그리고 한국전쟁 중 희생된 룩셈부르크 군인들을 추모하는 기념비이다.
우리나라를 위해 함께 싸워준 참전국 룩셈부르크의 희생장병들을 위해 잠시 묵념을 올렸다.
1923년에 1차세계대전에 참전해다 희생된 룩셈부르크 군인들을 위해 건립, 하지만 1940년 독일군에 의해 파괴되었고 1950년대에 들어와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희생자들을 기념하며 재건립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21m 높이의 이 충혼탑 꼭대기에 서 있다는 승리의 여신인 'NIKE'를 상징하는 금박의 청동상인 'Gëlle Fra'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2010년 5월부터 10월까지 '상하이 세계엑스포' 룩셈부르크관에 전시되고 있다고.
헌법광장 남쪽은 깍아지른 절벽이다. 룩셈부르크 구시가지는 절벽 위에 만들어진 도시란다. 빈번한 외침에 대항하기 위해 자연조건을 최대한 이용해야 했던 것이다. 이제 천 년이 넘는 세월을 버텨 온 룩셈부르크의 요새를 돌아보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