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기차표 예매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오후엔 릭샤를 타고 시내로 나섰다.

인도에서 처음 타보는 오토릭샤. 릭샤는 인도에서 가장 대중적인 교통 수단이다.

 

릭샤를 타기전에 목적지를 말하고 가격흥정에 들어가는데, 대부분 외국인에게는 두배 정도 부르는 듯.

그럼 일단 절반으로 뚝 잘라서 가격을 부른다음 흥정에 돌입해야 한다.

대부분 델리시내는 20에서 50루피, 조금 먼 곳은 60에서 90정도.

가격 다운에 절대로 안될 것 같이 난감한 표정을 짓던 릭샤꾼들도 몇 번 흥정하다 보면 OK다.

단, 기분좋은 탑승을 위해서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지만..

 가끔은 결단성을 보이며 돌아서는 배짱도 필요하다는 사실. ^^

 

간혹 릭샤가 많이 정차해 있는 곳에선 가격담합을 하고 Fixes Price~라고 꿋꿋하게 흥정을 거부하는 운전자들도 있다.

이럴 땐 자리를 조금만 옮겨 지나가는 릭샤를 잡는 게 좋고.

첨부터 너무 쉽게 OK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이라 나중에 릭샤비를 더 달라고 하니 조심해야 하고,

드문 경우지만 약에 취해 불안한 듯 말이 자꾸 바뀌는 것처럼 보이면 안전을 위해서 그런 릭샤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차선 없는 도로 위, 거칠것 없이 달려나가는 오토릭샤를 타고 국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찌는 듯 더운 날, 마구 달리는 릭샤안으로 밀려드는 시원한 바람에 열기가 사라지는 듯했다.

릭샤.. 인도에서 릭샤타기를 아주 좋아할 것 같다는 느낌도 함께 밀려 들었다. ㅎ

 

 

 

 

 

 

 

 

 

 

 

■ 국립 미술관

 

 

 

 

 

예전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둘러보는 걸 좋아했건만, 언제부턴가 건물 안 구경을 덜 즐긴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본격적 인도 여행에 앞서 세계 4대문명 발상지의 거대한 문화 자취를 조금이라도 이해하자는 생각에

뭐가 있나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

 

 

 

 

 

 

 

 

 

미술관내.  여긴..첫인상이 충격(!)스러웠던 빠르간지의 혼란스러운 거리와는 전혀 다른 느낌.

정리되고 관리되어 깔끔하다.

하긴 다른 곳도 아닌 국.립. 미술관인데..ㅎ

 

 

 

 

 

 

 

 

 

 

 

근데..전시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정비중이라는 팻말을 단 곳이 더 많아 아쉬움이 컸다.

 

 

 

 

 

 

 

 

 

 

오히려 이누이트 특별전을 더 흥미있게 감상했던 것 같다. ㅡ.ㅡ

 

 

 

 

 

 

 

 

 

 

미술관내 아트샵.

잠시 들러 구입한 엽서 한통에 A4용지만한 영수증을 인출해줬다.

커다란 영수증만큼의 인도 관료주의 자존심이 느껴졌다면 내 오바일까..ㅎ

 

 

 

 

 

밖으로 나오니..이런.. 아무도 엄따..내가 젤 먼저 나왔나부네. (ㅡ.ㅡ)

 

 

 

 

 

잠시 바깥에 전시된 석상들을 둘러보면서,

인도라는 나라, 어디서부터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지 고민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냥 느끼면 될걸~~여행지의 특성을 고민한다는 생각부터가 조금 모순이기는 했지만,

파리의 에펠탑 아래에 서서, "여기가 파리~~~~내가 파리에 있구나" 라고 느끼는 것,

하와이의 해변에서 우쿨렐레의 느긋한 소리를 들으며 하와이를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반응이었다.

 

인도에 온지 단 하루였지만, 쉽게 용해되어 내 몸속으로 투과되지 않을 것 같은 고집스러움과 단단함을 예감하고 있었는데

흔히 말하는 So Italy~, So French~ So China~~ 같이 금새 다가오는 이국의 특성들을 인도에서 느끼는데에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그땐 몰랐다.

 

왜냐하면..인도에 도착하자마자 계속 머리속에 맴도는 것은 '혼돈' 그 자체였으므로..

그 '혼돈' 속에서 실낱같은 질서를 발견할 때 서서히 인도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건 한참 이후에나 알았다.

 

 

 

 

 

 

 

 

 

 

 

함께 여행한 열 명의 일행 중 M언니와 함께...(열기와 땀에 흠뻑 젖었당)

 

 

 

이번 여행은 흥미롭게도 60대 남자분 두명, 50대 한 명, 40대 두명, 그리고 쌤을 포함해서 30대가 다섯 명.

(쪼매 아쉬웠지만..ㅎ) 여자가 압도적인데다 배낭여행치고 평균 연령대가 다소 높은 편.

다수의 인도 여행인솔 경험이 있는 쌤의 고백에 따르면 예상외의 사람들과의 특별한 여행이었다고..

그리고 정말 많은 행운도 함께 따라왔다. ㅎ

 

 

 

 

 

 

 

다시 나선 거리에서 만난 염주를 들고 한복을 입은 한국인 관광객.

아직 성수기 전이었지만 인도를 찾는 한국여행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미술관 다음에 찾아간 곳은 인도 정치 중심지라는 비자이 초크에 있는

대통령궁과 인디아 게이트. 멀리 보이는 건물이 대통령궁이다.

 

 

근데 인도에 대통령이 있었나....? @@ 수상관저라면 몰라도. 근데 지금 인도 수상이 누구더라..궁금해 찾아보니

현재 인도 수상은 만모하 싱(MANMOHAN SINGH)이고 대통령은 프라티바 파틸이라고..여성 대통령이다.

 

 

 

 

 

 

 

 

 

 

대통령 궁 근처라 군데 군데 경계를 서고 있는 무장한 경찰관이 눈에 띈다.

 

 

 

 

 

느긋하게 길을 건너는 핑크 터번의  노인과 차도 위를 걷는 회색빛 남자.

 

 

 

 

 

 

대통령궁과 인디아 게이트 사이엔 아주 너른 잔디밭이 있다.

인디아 게이트 근처의 잔디밭은 델리 시민들이 즐겨찾는 소풍지라고..

 

 

 

 

 

 

 

근데 넓은 잔디 주변에 둘러쳐진 철망은 꽤 위협적으로 느껴졌음. ㅎ

 

 

 

 

 

 

 

■ 인디아 게이트 India Gate

 
워터게이트, 화이트게이트..**게이트에 익숙해선지
인디아게이트락 하니, 처음엔 인도와 관련된 무슨 정치적 사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신문지 끄트머리 조각 상식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디아 게이트는 그냥 인도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문이다.
우리나라 독립문같은..

대통령궁과 직선으로 마주보는 거리 끝에 있는 인디아 게이트.

시원하게 펼쳐진 너른 잔디밭의 여유로운 풍경을  즐길새도 없이

일행들과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 더운 날 빠른 걸음으로 걸었더니 얼굴이 딸기처럼 빨갛게 익어버렸다.

걷다보니 꽤 먼 거리..

늦게 도착한 다른 일행은 릭샤타고 느긋하게 오셨다네..? ㅠㅠ

 

 

 

 

1차 세계대전 때 인도 독립을 소망하며

영국군의 말단 병사로 싸우다 죽어간 9만명 인도인의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인디아 게이트.

 

 

 

 

 

 

 

 

 

이름없이 죽은 수많은 인도병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인디아 게이트 안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고 있다.

 

 

 

 

 

 

저녁 시간에도 많은 인도인들이 모여 있었다.

 

 

 

 

 

 

외국인을 보자 함께 사진 찍자고 부탁하는 인도의 젊은이들.

한동안 사진찍느라 정신없고...

 

 

 

 

여기 저기서 몰려드는 이 사람들 덕에 지친 저녁 시간이 낯선 여행객의 가벼운 흥분으로 고조됐다.

 

 

 

 

 

주저없이 다가와 우리도 한컷 찍어달라던 노부부.

남부 케랄라(?)에서 먼길을 오샸다던 이 부부, 참 다정해보였다.

 

 

 

 

 

 

 

 

 

어두워지자 점등을 한 인디아 게이트.

 

 

 

 

 

 

 

 

조명을 받으며 굳건하게 서 있는 이 조형물이  인상적이었다.

 

 

 

 

 

 

 

 

 

■ 다시 빠르간지로...

 

 

 

정신없이 움직였던 첫날, 지친 일행은 빠르간지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인도에 왔으니 인도식 커리를 먹어봐야 함~!! ㅎ

인도의 서민 백반인 탈리를 먹으러 찾은 식당.

(저 계단을 올라가며 목격한 개수대의 광경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탈리는 접시라는 뜻이라는데, 커리와 밥과 반찬, 짜파티가 세트로 함께 나오는 메뉴.

 

 

 

 

 

 

 

밥과 짜파티, 커리, 커드, 달, 그리고 야채볶음.

신선한 레몬즙을 뿌린 양파를 곁들여 먹은 사람들의 반응이 참 다양하다.

짜거나, 맵거나, 맛있거나..

앞으로 한달동안 이 음식에 익숙해지든지. 아님 다른 음식을 찾든지..선택은 각자의 몫.

 

 

 

 

 

 

 

 

식후, 메인 바자르 길 모퉁이 라씨집에 몇 사람과 들렀다.

 

 

 

 

 

인도에서 익숙해질 또 한가지인 라씨. 우유 단백질을 응고시켜 만든 커드다.

식당 메뉴에 따라 라씨lassi 라고도, 커드curd라고도 하는데,

저 하얀 커드에 얼음과 과일이나 시럽을 섞어 만든 걸쭉하고 시큼한 음료. (뭐, 요구르트라고 보면 된다.)

 

 

 

 

 

커드를 통에 담고 손으로 힘차게 저어 만든 라씨를 컵에 담아주는데..

옴마나~~~ 코코넛 라씨를 시켰드만 정체를 알 수 없는 까만 점점들이 눈에 띈다.

손으로 건져내 보니 한 때는 날아다니던 작은 벌레였음을 알수 있었다.

또 다시 선택의 문제다.

무시하고 먹든지,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하든지, 아님 조용히 마시던 컵을 내려놓고 값을 치르고 물러서든지..ㅎ

 

단, 배탈을 피하려면, 미리 얼음은 빼달라고 하는 게 좋다. ^^

 

 

 

 

 

 

 

 

라씨집 한켠에선 거대한 솥을 걸어두고 우유를 끓이며 커드를 만들고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찬 우유 대신 뜨겁게 끓인 우유를 사먹거나 우유에 차잎을 넣고 끓인 차이를 마신다.
지켜보고 서 있으니 점점 높이를 올려가며 우유 따르기 시범을 보이는 저 아자씨..

 

 

 

 

 

더운 밤, 뜨거운 불옆에서 뜨거운 우유를 홀짝이며 마시는 사람들 옆에서

시원함을 갈망하며 라씨를 배부르게 마신 후 숙소로 돌아온 뒤...

 

 

 

 

 

 

하레라마 게스트 하우스 옥상 바에서 시원한 맥주로 델리의 더위가 남긴 갈증을 풀었다.

맥주 그닥 안 즐기지만..인도 맥주 킹피셔가 반가운 델리의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