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 덴버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에게 큰 변화가 있었던건..

아마도 첫째가 "요리"가 아니였나 싶다.

달라진 환경안에서

새로운 호기심에 포착된 새로운 요리재료를 만난나는

고정관념에 의한 요리법을 과감하게

틀을 벗어난 시도를 하고싶었다.

미국재료를 가지고 한국식음식을 만들어내는것,

값싼현지식으로 파티요리를 만들어보는것,

고정관념의 재료로 전혀다른곳에 사용해보는것..

그야말로

셀수조차없이 많은 진열대의 요리재료들을 보면서

나만의 독창적인 재료섞기에

재미를 붙히기시작했다.

물론 새로운 요리에 대한 맛평가에 시달린 가족의

절대적인 희생도 간과할수없지만

가끔은 외로운 나의 미국생활을

이렇게 즐기고싶었다고하는말이 맞을듯 싶다.

그 첫번째, 이야기는

" 김치 "이다.

덴버에 도착한 다음날 바로만든 '설렁설렁 김치'따라하기

한국마트에서 산 배추로 그야말로 흉내내듯이 만들어본 첫 김치였으니

맛을 요구하기보다는

한국김치를 먹을수있다는 기쁨이 더 먼저였다.

나의 김치담그기 놀이는 한달에 두번행해졌다.

미국에서도 만날수있는 배추와 무우, 얼갈이, 열무로

가져온 고추가루를 아끼기위해서

조금은 하얀 김치를 탄생시켰었고,

김치담기놀이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진리를 깨닫기도 했다.

'김치는 숙성과정을 통해 누구도 상상하지못하는

깊은 맛이 표출된다'라는 진리앞에서

나의 김치담기솜씨는 조금은 자신감을 얻게되었다.

일년정도 지난뒤

나의 김치솜씨는 그야말로 날개돋힌듯 소문이 나기시작했다.

릴리의 김치가 맛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여기저기 선물까지 하는 용감함이 생기기도하였다.

아들의 생일에 축하손님들에게

구디백에넣어준 "릴리김치"-미국사람들이기에 조금 덜 맵고, 달콤하게 담궈

조그만 병에 담아 포장해서 주었더니

모두들....환상적인 선물이라고 난리났었다.

나의 김치가 아들반 미국엄마들에게 그져 놀라운 선물이 된것에 나름 뿌듯했던...

어느새 김치종류는 모든재료로 시도해보았던 시기였다.

한국에서 하지못했던 새로운 재료로 만든 청경채김치, 양배추김치,

버섯김치, 양파김치, 고추김치....그중에 가장 잘 팔렸던것이 바로 겉절이였다.

고추가루를 아껴먹다가 귀국이 다가올즈음엔

생각보다 푸짐하게 남은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어서 김치의 모양새가

조금 포옴나게 달라졌으니 맛도 훨씬 풍요로웠다.

이렇게 나의 김치는 귀국하기 바로 전날까지

배달을 요구하는 미국선생님집에 직접 가져다 드리는 행운을 경험하는

놀라운 발전이였다.

두번째 이야기는

" 티타임요리 "이다.

워낙 사람초대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누구든지 우리집에 오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오는날엔

그냥 커피한잔과 어울리는 간단한 요깃거리를 만들어내놓는걸 좋아한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하는것...

타인과 내가 서로 행복해질수잇는거니까..

친해진 사람들끼리 갖은 커피타임에도

나는 파티분위기를 내어 셋팅하는걸 좋아한다.

그냥 그 누군가들을 위해서하는것이 아니라

내가좋아서, 즐거워서 하는것이니

나를 위함이 맞는말이겠지만...나는 이런과정이 번거롭지않고

오히려 행복하다.

남편과 아이들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낸뒤에 갖는

여자들만의 시간에는 여유로움을 즐거야했기에

우선 테이블크로스를 기분에 따라 골라 셋팅을 마치고

미니 바게트빵위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훈제연어를 올려놓은 한접시,

만두피를 오븐에 모양잡아 구워낸뒤, 크랩살과 셀러리다진것과 라임즙으로 믹싱해

담아내놓으면 예쁜 에피타이져와 티타임에도 어울리는 접시완성,

타코브레드를 햄과 치즈를 넣어 롤샌드위치를 만들고,

아침밥을 꼬옥 먹는 한국사람을 위한 손쉬운 김밥을 만들고나면

초대한 수다멤버들이 도착한다.

모두 집에서 자기가 해먹기 힘든것들이라 더

정성이 느껴지고 김밥은 남이 해준게 더 맛있는법이니...

당연 즐거운 수다로 이어질수있었다.

세번째, 이야기는

" 우리집 별식요리"이다.

먼 나라에 와 있는지라 가끔 한국의 명절이나 특별식이 그리운날엔

외식이 어려운관계로 집에서 손수 만들어 먹는다.

그래서인지 이곳이민자들의 솜씨는 장인솜씨못지않다.

치킨을 좋아하는 아이덕분에 치킨집카달로그에 있는 메뉴는 다 해봤다.

어느날 갑자기 교촌치킨이 먹고싶다고해서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힌트로 만들어본 나만의 교촌치킨..

그 맛을 보고 나 또한 놀랐었으니...그야말로 판타스틱이다.

가족의 원기회복을 위해 준비했던

흉내내본 육개장...

토란을 구할수없어서 말린 고사리를 넣고 만들어봣는데

원래 육개장은 고기와 파만 듬뿍넣어도 맛이난다고한다.

정말 그런대로 육개장 포옴이 났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