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맞는 첫 아침!!

첫 일정이 성인봉 등산이었다.

'처음부터 너무 힘든 일정을 잡았나?'

울릉도를 여행한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성인봉에 올라 일출보기>였다.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보니 안개가 많이 끼어

성인봉에 오른다고 해도 일출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날이 밝아지길 기다렸다가 숙소를 나섰다.

성인봉에 오르는 등산로는 총 4가지가 있다.

그 중 내가 택한 등산로는 나리분지에서 출발하는 코스!

숙소가 있는 추산에서 나리분지까지는 차로 이동!

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차로 가지 않고 걸어간다면

성인봉은 커녕, 나리분지까지 올라가기도 전에 지칠 것 같다.

나리분지에 다다르니 <전망대>가 나타난다.

나리분지를 전망하기 위해 잠시 차를 세웠다.

우와~!!

이런 험한 산 위에 이토록 평화로운 분지가 존재하다니...

오르락 내리락 굴곡 많은 섬의 유일한 평야지대란다.

성인봉 대장정에 오르는데, 든든한 아침식사는 필수!!

나리분지에 있는 <산마을식당> 을 찾아갔다.

이곳에서는 음식맛으로 꽤 유명한 식당인데...

<자료사진 :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최근 1박2일 팀도 왔다간 곳이란다.

 

내가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 1박~ 2일~!!

울릉도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터라

1박 2일 울릉도편은 더 유심히 봤었다.

그 때 멤버들이 한치요리경연대회를 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구나...

창가에 꽂혀있는 1박2일 깃발이 정겹다.

메뉴판을 보니 눈길을 끄는 몇가지가 있으니,

씨껍데기술과 산채전!!!

산에 오르기 전부터 취할 순 없으니

정상에서 마실 막걸리 한병만 사가기로...

그런데 삼나물회는 뭐지?

하산후 다시 들러 그 정체를 밝혀보기로...

일단 아침식사 메뉴로는 산채정식을 주문했다.

하나둘 반찬이 깔리기 시작하고...

삼나물!!

삼나물을 특이하게도 매콤하게 무치니

나물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참고비!

고사리나물이 울릉도에선 참고비로 불린다.

평소엔 고사리 나물을 잘 안 먹는데,

울릉도 참고비는 연하고 부드러워서 자꾸만 손이 간다.

어느덧 웬만한 한정식 못지 않은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부지깽이나물!!

예전에 울릉도에 살고 있는 가수 이장희씨가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자랑했던 그 나물!

부지깽이 나물은 베지 않고 그냥두면 키가 1~1.5m 까지 자란다고 하는데

실제로 겨울엔 난방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긴대를 이용해 불쏘시개 (부지깽이)로 썼다고 한다.

먹는 순간, 일단 눈이 휘둥그래지며,

이어서 튀어나오는 감탄사

"이런 맛 처음이야~"

엉겅퀴 나물!

엉겅퀴는 잘게 썰어 된장 살짝 풀고 국으로도 끓였는데,

나물의 향이 입안 가득 채우니,

이것이 봄의 맛이리라..

그리고, 울릉도의 특산물인 명이나물!!

어느 식당엘 가나 가장 요염한 자태로 입맛을 유혹한다.

육지에선 쉽게 먹어볼 수 없는 나물이니,

명이나물을 집중공략한다.

몇가지 나물만으로도 밥 한그릇은 뚝딱~

 "울릉도"~ 하면 나물만 생각날 것 같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는데....

초입에서부터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한 아저씨.

침낭이라도 들어있는듯 커다란 배낭을 울러메고 있는데...

신발을 보니 도저히 등산을 다녀오는 차림이 아니다.

어떤 아주머니는 자신의 키 보다도 높은 가방을 메고 내려가고... 

행상 마냥, 커다란 보따리를 짊어지고 하산하는 분도 있다.

산을 올라가고 있는 아주머니들은 텅빈 듯한 커다랑 배낭을 메고 간다.

울릉도는 커다란 배낭이 유행이라도 하나?

조그마한 배낭을 메고 가는 내가 이상해보일 정도다.

그 때 눈에 띄는 현수막이 하나 있었으니...

그렇다면 저분들은 가방 가득 나물을 캐어가는 건가??

마침 자기 몸집보다도 큰 등산가방을 메고 내려가는 아주머니가 있어

뭘 그렇게 캐오는거냐 물었더니,

명이나물이란다.

오로지 명이나물!!!

울릉도 사람들은 명이나물을 참 좋아하나보구나...

저토록 가방 넘치도록 담아가다니...

그때 불법 나물 채취 단속중이라고 적힌 차가 한대 지나간다.

아...

아무리 좋아해도 함부로 캐면 안되는거구나...

잠시후, 그 차에 탄 단속반을 만날 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왜이리 명이나물을 많이 캐냐고 물었더니,

울릉도 특산물인만큼 명이나물이 꽤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내다 팔기 위해 캐는거라고...

커다란 배낭가득 담으면 40kg 정도 되니,

배낭 한가득 캐면 60만원 정도 받는다고...

헉!! 60만원!!

명이나물은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딱 1달동안만 난다고 한다.

그래서 한달동안 바짝 일하면

수입이 2천만원에서 3천만원은 거뜬하다고...

우와~ 부럽다...했더니,

울릉도 주민이 아니면 캘 수 없다고 한다.

불법으로 캐가는 사람들이 많아

하루에도 몇번씩 이렇게 단속을 하는데,

조금 전에도 불법으로 캐가는 사람을 적발해 배낭을 압수했다...

주민등록상 울릉도에 1년이상 거주한게 확인되어야 한단다.

한달에 2~3천이라...정말 혹할만하다.

벌린 입을 못 다물고 있으니, 그 사람이 농담처럼 말하길~

"울릉도로 이사 오세요. 울릉도 주민이 되면 배삯도 5천원 밖에 안해요."

'진짜 울릉도로 이사올까?'

순간 고민해봤던 게 사실이다.

그 단속반이 돌아가며 마지막으로 던진 한마디!!

"상업적으로 캐는 게 아니라, 맛보기 위해서 조금 캐는건 안 잡으니,

캐서 명이 맛 좀 보세요~"

그럴까...??

그런데, 정확히 어떻게 생긴게 명이나물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