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역시도 빈부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 여행을 하는 동안, 눈으로 몸으로 직접 그 차이를 경험했는데 바로 리마는 그런 현상을 한 눈에 그대로 담아 보여주는 그런 도시였다. 마치 LA나 시드니 처럼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의 미라 플로레스, 이에 반해 앞으로 찾아가게 될 올드타운 뒤편의 모습은 메데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다니며 봤던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곳이었다.

아침에 좀 서둘러 나가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광장 옆 시티은행으로 향했다. 외국에서 여행을 하기 위해서 많은 방법으로 환전을 하는데, 내가 생각한 가장 좋은 방법은 국제 현금 카드로 인출하는 것이었다.

국제 현금 카드로 인출을 하게 될 경우, 전신환 환율을 적용 받기 때문에 현금 매매시 발생되는 환율보다 훨씬 유리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돈을 한꺼번에 들고 다닐 수 없는 – 안전성의 이유로 이 방법을 많이 선택한다. 특히 그 중에서 시티카드는 여행자들에게 칭송받는 카드라 할 수 있다. 바로 미국이나 멕시코 등지의 많은 국가 시티은행 지점에서 1달러의 수수료만으로 현금을 찾을 수 있고, 기타 연계되지 않은 국가의 시티은행 지점이라 할지라도 (호주나 뉴질랜드 등) 타 은행 현금카드 수수료 대비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추후에 이부분에 대해선 자세하게 포스팅 하기로 하고…^^)

보무도 당당하게 은행 ATM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 금액을 찾으려 했는데, 아니! 이게 왠걸...450솔밖에 찾을 수 없었다. 이럴 거라면 700솔씩 찾을 수 있는 다른 은행 ATM를 이용하는게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고...(게다가 알고보니 페루는 수수료 1달러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 일단 돈을 찾았으니 취소할 길도 없고 센트로에 가는 길이라 몸속 깊숙히 돈을 숨겨놓고 은행을 빠져나와 리마 센트로(Centro)로 가기 위한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물어보았다.

길을 찾을 땐,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는게 젤 좋다. 물론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남미 사람들 특성상 모르는 길도 아는 것처럼 잘못 알려주는 경우가 있으니 여러 명한테 물어봐야 한다. 도로 한쪽에서 미크로(Micro)라 불리는 작은 봉고차에서 버스 안내원(?)이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버스가 가는 목적지를 큰소리로 외친다. 그리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부르는 사람이 탄 봉고를 타면 되는데, 당췌 뭐라고 하는지 알길이 없어 아무 안내원이나 붙잡고 센뜨로를 외쳤다. 역시나 친절한 우리의 뻬루아노…^^내가 타야 할 버스를 잘 알려주었다. 역시나 그 봉고 안내원에게 센뜨로에 간다는 것을 재차 확인 받고서 버스에 올랐다.

센뜨로 역시 남미 모든 도시의 룰을 그대로 따르는 전형적인 콜로니얼 도시였다. 일단 센뜨로의 중심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했다. 그곳에 가면 대통령궁, 대성당 등등...왠만한 볼거리가 모두 그 주변에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대통령 궁 앞 근위병 교대식이 12시에 열린다고 해서 그것에 맞추어 도착하려 했지만, 버스타고 오느라 결국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걸 봤으면 꽤나 사진찍을 것도 많았을텐데...

멕시코 시티 – 보고타 – 끼또를 거쳐 내려오며 보고 또 보았던 스페인식의 성당과 건물들이라 나는 그냥 그런가보다...했는데 같이 온 친구는 이 마저도 신기한 듯 했다. 역시...초심을 되찾아야...

대통령궁 맞은편에 있는 히론 데 라 우니온(Jiron de la Union)거리는 우리나라 명동 거리 같은 곳이라 해서 가 보기로 했다. 뭐 사실 명동거리를 간다고 해서 어떤 관광객들이 관광할 거리보다는 쇼핑을 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사람구경하러 가는게 아닌가. 결국 그냥...이것저것 파는 곳이구나...하는 것만 느끼고 다시 대통령 궁쪽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바로 리마 전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에 가기 위해서였다. 흐린 하늘 때문에 과연 위에서 잘 보일까 걱정도 되었지만 내일 당장 떠나야 하는 몸으로서 이왕 온거 함 올라가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결심한 것이었다.

<대성당...역시 문 앞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관심없으므로 패스~!>








<라 우니온 거리_리마의 명동거리 같은 곳이다.>

대통령 궁 근처에서 민중의 지팡이 경찰 아저씨를 불러세워 Cerro San Cristobal에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떤 아줌마를 불러왔다. 이 아줌마가 그곳으로 가는 버스를 타게 해준다나? 그 아줌마를 따라 봉고에 올라탔다. 뭔가 찜찜했지만 일단 그 외에는 방법이 없는 듯 해서 기다렸다. 바로 떠날 줄 알았던 버스는 그 근처만 수차례 돌며 사람들을 불러 세워 태우고 그런식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게 아닌가. 이거이거 잘못 걸려들었다.

언제 출발하냐고 물어보아도 이제 출발한다는 얘기만 반복하는 아줌마...결국 한참만에서야 버스가 만원이 되었을 때 센트로를 빠져나왔다. 봉고차에 앉아 센트로 구경만 몇번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리를 건너 언덕을 향하는 버스는 정말 허름한 빈민촌을 지나 언덕위로 올라갔다. 예전 메데진에서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갔을 때 보았던 그런 허름한 집들이 눈앞에 또 보여지고 있었다. 높고 깨끗한 빌딩숲을 이루는 미라 플로레스가 불과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같은 한 도시에 있는데, 이곳 사람들은 그야말로 내일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서울에 있는 달동네, 메데진의 케이블 카를 타고 갔던 빈민촌, 끼또에서 갔었던 파네시조 언덕 그리고 이곳 산크리스토발 언덕...하나같이 언덕 위 다닥다닥 붙어 그렇게 살고 있었다.

<산 프란시스코 성당>

<메데진의 빈민촌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사진으로 봐도 왠지 쎄~한 분위기...느껴지나요?>

<나무 한그루 없는 민머리 돌산...>

언덕 위에 올라가는 길또한 낭떠러지에 나무 하나 없는 그런 길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올라간 끝에야 도착한 산크리스토발 언덕. 역시나 예상대로 잔뜩 흐린 날씨덕에 뭐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언덕 중앙에는 거대한 십자가가 있었고 이곳에 왔던 사람들이 놓아둔 꽃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 외엔 볼것이 별로 없는 언덕이라 버스가 다시 내려가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져갔다. 버스는 다시 우리를 태우고 센트로에 내려주었고 다시 그곳에서 미끄로를 타고 미라플로레스로 향했다.

<우리가 탔던 버스>

아직 세비체를 먹어보지 못한 이 친구를 위해 미라 플로레스에 유명하다는 세비체 집으로 향했지만 4시 이후에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며 거절 당하고 꽤 많은 레스토랑을 돌아다녔지만 세비체를 파는 곳이 하나 없는 것이 아닌가, 별 수 없이 케네디 공원 근처 레스토랑에서 세비체가 아닌 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그곳에서 장기 투숙하던 한 친구가 나에게 한인 마트를 갈거냐고 물어보았다. 혹시나 싶어 한인 마트를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았는데 아마도 살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시간도 늦고 버스로 가기는 좀 그렇다고 해서 택시로 이동하며 도착한 한국인 마트. LA를 끝으로 한인 마트를 보지 못했던 탓에 갖고 있던 라면이나 음식들이 동이 난 상태였다. 물론 이곳 현지 라면도 나름 먹을 만 하지만 역시 한국인은 한국의 맛이 필요한 법. 더욱이 콜롬비아에서는 한국 라면이 거의 5,000원 가까이 한다고 하니 이건 뭐...그냥 사먹지 말란 소리.

생각만큼 물건이 다양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행하며 해먹을 수 있을 만한 카레, 짜파게티, 미역을 살 수 있었다. 게다가 무려 깻잎 통조림도 파는 게 아닌가. 흠흠…아껴먹어야지...

<리마의 한인 마트...짜파게티, 깻잎 통조림, 카레, 둥지냉명...등등 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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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짜파게티 *4 : 16

깻잎 *2 : 22

카레 *2 : 22

미역 : 8

둥지냉면 *2 : 12

저녁 세비체 : 25

미니버스 *2 : 1.2*2

택시 : 5

San cristobal 언덕(버스) : 5.00 

The tourist's Hostel 2박 : 30.00 

Total : 14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