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만코라의 온 주 목적 서핑을 배우기 위해 다시 해변을 따라 중심가로 걸어갔다. 서핑 왕국 호주에서 배우고 싶었던 것이긴 했는데 좀 비싸기도 했고 이래저래 미루다 보니 결국 배우지도 못하고 그곳을 떴는데 이렇게 페루에서 서핑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예전부터 너무 배우고 싶었던 것이라 중심가까지 걸어가는 발걸음도 가볍다.
미리 알아본 정보에 따르면 5~60솔을 부르는데 35솔까지 깎았다고 하길래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첨부터 쎄게 부른다. 일단 무조건 “Mi amigo~~(내 친구가~~)”로 시작하며 친구가 얼마에 했다 기법을 써먹었다. 도저히 안 된다는 말에 챠오~(안녕~)하고 나가려 하니 역시나 나를 붙잡는다. 원래 30솔로 깎으려 했지만 35솔로 합의를 보고 서핑보드를 들고 강사와 함께 모래사장으로 나갔다.
모래 사장 위에 서핑보드 크기로 그림을 그리고 엎드렸다가 신호에 맞춰서 그 위에 발을 맞춰 서는 연습을 시켰다. 모래 서핑 보드 위에 발을 올려놓고 그 무게중심을 낮춰 중심을 잡고 다시 엎드리는 연습을 몇 차례 더 맞춰본 후 드디어 바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서핑 보드 위에 엎드리고 누워 팔로 바다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사실 내 팔의 힘보다는 뒤에서 강사가 밀어주는 덕에 바다 안쪽으로 더 빠르고 쉽게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힘에 부쳐 헉헉거리고 있었다.
강사가 생각하기에 적당한 위치가 되었을 때 보드를 돌려 파도에 보드를 실었고 강사의 신호가 뒤에서 들린 후 천천히 발을 보드 위에 올려 무게 중심을 맞추고 그 위에 설 수 있었다. 파도의 속도와 저항하는 바람에 살짝 흔들리기도 했지만 내가 봐도 비교적 안정적인 자세로 해안선까지 쭉 보드를 타고 올 수 있었다. 파도가 해안선 가까이 와서 잠잠해졌을 때 다시 물에 빠졌고 어느새 다가온 강사는 보드를 붙잡아 놓고 나를 다시 보드 위에 올라타게 해 주었다.
바다 안쪽까지 가는 속도와 시간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찰라의 순간이었지만 파도를 타고 그 위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그런 맛이었다. 이 맛에 사람들이 서핑을 하는 구나...
다시 힘들게 – 나름 힘들었지만 사실 강사가 밀어주는 힘이 100배는 강했다. 나의 팔힘 <<<<<<<<<넘사벽 <<<<<<<강사가 밀어주는 힘 – 바다 안쪽으로 헤엄쳐갔고 그렇게 두번, 세번… 내 체력이 다하도록 타고 또 탔다. 사실 저질체력으로 유명했던 나였지만 여행을 떠나오기 전 한국에서 3개월간 수영과 헬스로 몸을 만들었고 호주에 있는 동안에도 여행을 다니며 체력 유지를 했고 다시 여행을 시작하면서 점점 붙은 체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타고난 저질체력은 버릴 수 없나 보다. 그리 많이 탄 것 같지 않았는데 벌써 목과 팔등이 쑤셔오기 시작했고 체력 게이지는 바닥을 그리고 있었다.
이번 하면 앞으로 다시 서핑을 할 기회가 없을 것이 분명하기에 더 해볼까도 했지만 도저히 더 앞으로 나갈 수 없어서 내가 먼저 백기를 들었다. 정말 체력이 웬수다. 그래도 우리 강사가 나에게 엄지를 치켜 올리며 진짜 잘한다며 폭풍 칭찬을^^
내가 또 한다면 하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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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7
점심 : 7
저녁 : 7
사과 *2 : 2
바나나 *2 : 0.4
물 : 3
잉카콜라 : 2.50
서핑 수업 : 35.00
Total : 56.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