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쌓인 등산로를 따라 걷노라니 황적갈색빛 풍경엔 그리움과 고독이 가득 ...
지난 10월의 마지막날... 정오가 지나 늦가을 정취 내뿜는 새벽대기산으로 나홀로 발걸음...
홍천집 뒷산의 등산로가 잘 되어 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나서 한번 도전해 보기로...
가을걷이가 거의 끝난 논밭길을 쭉 걸어가 우회전~ 양덕장로교회가 보이는 길로 들어서니
산자락까지 이어진 넓은 산책로가 나오고 길 양옆의 인근 마을주민들은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허리를 굽혀 콩타작을 하느라 바쁜 할머니에게 길을 물었더니 바로 눈앞에 보이는
44번도로 아래 굴다리로 들어가면 바로 새벽기대산 등산로 입구라고 한다.
집을 나서 양덕원 교회를 지나...
양덕원 교회- 44번도로 굴다리- 산불감시탑- 월천리 갈림길을 지나
새벽대기산 정상에 올라 펼쳐진 조망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되새기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나와 봉상촌의 우리집까지 왕복 3시간 산행을 즐겼다.
44번도로 굴다리를 통과...
도로아래 굴터널 입구의 나무판에 새벽대기산 등산로 라고 적혀 있어 초행자에겐 어찌나 반갑던지...
초입부터 오르막길이 제법 가파르다 싶었더니 난간줄이 쳐져 있어 휴~ 다행...
겹겹이 쌓인 낙엽과 나무가지가 뒤엉킨 자연스런모습에서 인적이 드문 걸 감지했으며...
썰렁한 기운이 느껴지며 덜컥 전신을 감싸고 도는 엄숙한 분위기에 눌려 두렵기까지...
순간적으로 갈까 말까 망설여지더라... 이미 내친 발걸음 힘차게 전진하기로...
좁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숨은 가파지고 온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지만
자연의 품에 안겨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순간의 짜릿함을 즐기기 위해 산행은 계속되고...
그러던 중 인적없던 산속에서 만나 첫 쉼터에서 한 등산객을 만나게 돼 어찌나 반갑던지...
산불감시 초소에서 잠깐 주위 경관에 빠지다...
오랜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장송들이 줄지어 서있는 숲길을 따라 올라가니 산불감시 초소가 나왔다.
나무가 빽빽한 능선 자락 아래를 내려다 보니 양덕원 시가지, 매봉산 봉우리, 수도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림욕장 이정표를 보고 울창한 수림속으로... 가을하늘아래 낙엽을 밟으며 삼림욕을 즐기게 될 줄이야...^ ^
소나무 삼림욕장으로...
정말로 서울의 산들과는 비교되게 인적이 없다... 능선을 따라 걸어오는 동안 마주친 등산객은 단 두사람?!
스산한 가을바람에 소리없이 훗날리는 낙엽과 마른 가지위에 흰 들국화가 곱게 피어 깊어가는 가을을 유혹.
숲속을 거닐다 지친다 싶었더니 쉼터를 만나 반가웠고, 체력단련기기들이 구비돼 눈길.
이정표에 정상까지 0.3km라고 적혀 있어 짧은 거리인 줄 알고 우습게 생각했더니만...
비탈진 경사면이 많아 미끄러지며 생각보다 한참을 걸려서야 정상에 등극했다네.^ ^
새벽대기산 정상에 오르다...
해발 553m 새벽대기산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 보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아버지와 아들을 정상에서 만나 어찌나 반갑던지(정상까지 오는 동안 모두 4명의 등산객을 만났으니)...
오던 길로 하산하는 길에는 사람 그림자도 만나지 못해 산행을 즐기기 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정상석이 서 있는 좁은 공터에는 홍천군에서 세운 홍천313 1988년 복구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다.
오를때는 힘들어 죽겠더니만 내려오는 길은 긴장을 풀고 내려오다가 그만 미끄러져 넘어져 왼발이 삐끗~
절뚝거리면서 겨우 내려와 무사히 집에는 도착했지만 왼발이 부어올라 며칠 붓기가 안빠져 고생 좀 했다네.ㅠㅠ
곧게 뻗어 있어야 할 노송이 소나무답지 않게 휘어지고 틀어진 가지의 분위기가 기묘해 한 장 찰칵!
하산길엔 인적이 전혀 없어 두려움에 떨며 내려와... 양덕원 마을이 보이니 안도감이 밀려 오더라.
그래도 땀 흘린 산행 후에 맛보는 개운함은그 무엇과도 비교가 안되는 참맛이라네!^ ^
굶주린 멧돼지를 만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많이 했는데... 나홀로 산행을 무사히 마쳐 감사.
요즈음엔 주말에 홍천집에 내려오면 밝은 대낮에 새벽대기산행을 즐기며 건강을 챙기고 있답니다.^ ^
바람에 싸릿눈처럼 흩날리는 낙엽을 맞으며,
발밑에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저물어가는 올 가을을 마냥 아쉬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