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코스 말미에 잘라먹은 길을 이어서 걷게된 탓에 결국 3코스는 2키로 이상을 더 걷게 되어 내게는 너무나 긴 코스가 되고 말았다.
내가 묵고 있던 게스트 하우스 둥지마을 바로 입구에 혼인지가 있어서 일찍부터 서둘렀건만 하루종일 어찌나 헤매엿던지.. 정말로 힘든 하루였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체험객들은 눈에 띄질 않는다.
드디어 3코스 시작인 온평포구...
야영을 마친 올레꾼이 이곳에서 취사를 하기도 했다.
길 중간에 마치 민속박물관에서 봄직한 조형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때로는 이방의 언어처럼 읽기조차 어려운 글자들..
사실 내게는 예전 언어학 시간에 배웠던 아래아를 보는 일는 참 반가운 일이다.
초가집과 정낭(화장실을 일컫는 제주도 방언)의 뜻은 알겠다. ^ ^*
오늘도 올레표시를 따라서 열심히 길을 걷는다.
곳곳에 피어 있는 이름모를 꽃들이 지루하지 않게 나를 달래주고... ^ ^*
차가 다닐 수 없는 한적한 길로 접어 들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여전히 나무에 달린 귤은 내게 신기하기만 하다.
인적 드문 산속 마을에서 생리적 현상때문에 난감해 할때 구세주처럼 나타났던 이 팻말..
너무나 고마워서 집주인에게 감사의 인사라도 하고 싶었건만 모두 일하러 나가셨는지 인기척이 느껴지질 않아 아쉬었다.
올레의 참다운 즐거움은 이런 숲길을 걸을 때가 아닐까 싶다.
이제 이런 문을 드나드는 일도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