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로마 유적지 발벡으로 가는 날..

리셉션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으며 어제 들어온 한국 아가씨 두명과 이야기 하다보니

출발이 조금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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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스로 일단 콜라 터미날로 갔다. 그 곳에서 미니버스롤 타고....6,000LL..

그렇다면 시돈까지의 2배가 넘는 거리라는거다.

버스는 사람이 다 찰 때를 기다려 출발했는데 시내가 엄청 복잡하다...

그래도 시내를 벗어나면서부터는 한가로운 산길로 이어진다.

레바논에서 이런 산길을 달릴거라는 것은 생각 못했었는데....

굽이굽이 돌아 달리고 사람들은 내리고 또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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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 꽤 오래 정차했다 생각했는데 한 남자가 빵을 사들고 들어온다.

얼핏 고개를 돌리니 길가에 한 아주머니가 빵에 무언가를 넣어 파는데 인산인해다.

그 사람이 ㅅ기사에게 하나주고 뒤를 돌아보며 먹겠냐니까는 아무도 받지 않는다.

호기심에 내가 얼른 받으니 차의 모든 사람들이 웃고 ...

빵을 준 사람도 기다리게한 미안함을 덜었다는 듯 미소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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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빵이 대박이다.

담백한 빵 속에 약간 달콤하면서도 따뜻한 치즈가 녹아들어있는데

끈적거리면서도 늘어나며 입안에 붙는 맛이라니..

돌아올때 꼭 사고야 말리라는 결심을 하고 아쉬움의 입맛을 다셨다.

나누어주었던, 빵 받는 것을 보고 웃던 같은 호텔에서 출발한 스의스인도

빵을 조금 맛보더니 너무 맛있다며 웃는다.

발벡 가는 길은 점점 깊은 산 속으로 접어드는 듯

산자락의 뿌연 안개와 숲, 바위, 그리고 가파른 언덕위에 조성된 마을들...

그것들이 어우러져 멋들어진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헤즈볼라가 숨어 활동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깊은 산을 넘는다.

두 시간쯤 지나 내렸는데 바로 앞에 유적지가 보인다.

푸른 하늘아래 서있는 모습이 어찌나 당당한지 발걸음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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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표를 끊고는 들어가는데

계단위에 서있는 여섯개의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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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많이 부서진 모습이었지만 장대함을 알려주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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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둘러싸고 있다는 팔각형모양의 땅을 찾느라 헤맸지만

돌덩이들이 흩어져있어 감으로 아마 이곳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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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굵고 높은 기둥으로 이루어진 쥬피터 신전은

푸르고 청명한 하늘과 어우러져 그 위용이 너무나 당당하다.

주변에 부서진 돌기둥의 크기도 어찌나 큰지 팔로 안아보니 완전 고목나무에 매미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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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장식이 떨어져있었는데 섬세한 조각이 도저히 돌로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더구나 기둥위에 어떻게 올렸을까?..로 일행끼리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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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커스 신전은 정말로 그 형태가 거의 보존되어 있었다.

측면의 돌기둥 두번째가 내가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놀던 곳이라는

농담을 해가며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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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자니 기둥에 섬세한 나무와 열매가 조각되어있는데

가이드로 보이는 아저씨 왈.. 포도나무란다. 박커스라는 이름에 걸멎는 장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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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대 세계사 시간에 배운 건축양식을 들먹여 보아도

워낙 헷갈려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섬세하고 우아한 장식에 놀라지 않을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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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버린 돌기둥 하나하나의 멋들어진 형상에 빠져

잠시 앉아있자니 영화로운 로마시대로 되돌아 간듯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가는 듯 한 느낌이다.

박커스에서 보이는 쥬피터의 위용은 여전히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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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의 조각이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라는 설명을 해주는 가이드 아저씨의 말을

무심코 듣고는 지나쳤는데 부분부분 따라다니며 설명을 해주는 의미가 팁을 바라고였다는 것을

미쳐 생각하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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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기대어 놓은 무너진 기둥조차도 아름다운 곳...

저 커다란 돌덩이들을 이집트에서 부터 운반해왔다니 옛날 로마의 힘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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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돌기둥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연출하여 사진을 찍는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정말 힘드는 듯 용을 쓰며 들어올리는 표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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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를 나와 마을을 돌아보았다.

빵만드는 곳에 들어가니 사진 찍으라며 포즈도 취해주고

갓 구워낸 빵도 건네주고....

너무 짜서 먹는데 힘들었지만

중동 사람들의 빵인심은 정말 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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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버스를 타고 베이루트로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 얻어먹은 빵을 사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마 그 시간에만 판매하는 것인듯.....

너무나 아쉬워 발벡을 또와야하나? 라는 무모한 생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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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터미날에서 세르비스를 타려는데 FOR SALE 이라고 써있는 차의 주인 아저씨가

택시비로 올드시티까지 태워준단다.

음악도 이것저것 바꿔서 틀어주고 설명도 해주고.. 살짝 의심이 갈만큼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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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의 올드시티에는 어둠이 내리고 모하메드 알아민 모스크가

조명으로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을 보니 고향인 듯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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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아저씨가 시내의 한곳으로 데려가는데' 하리리'란다.

알고보니 몇년전 암살당한 라피크 하리리총리의 무덤인 듯 싶었다.

다른 나라 정치인의 암살에 또 다시 숙연해지는 맘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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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헤어져 숙소 근처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터키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세련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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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값은 생각보다 비싸지만 맛은 괜찮고...

숙소에 들어가니 한 외국인이 한국말로 말을 시킨다.

알고보니 캐나다인인데 일본에서 인권공부하며

한국 고대어학당에서 3개월 한국말을 배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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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반가움에 시끌시끌하고 같은 방의 프랑스아가씨는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인한 소음으로

짜증이 나는지 어색한 미소만 짓고....

반가움에 대화를 나누었지만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했다.

소란한 시간을 접고 오랜만에 인터넷을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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