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키암지구를 헤즈볼라의 근거지라는 이유로 무참히 폭격했다.

레바논을 여행한다니 위험하다며 걱정하는 이유도 이 일 때문일거다..

그러나 레바논 여행을 생각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바로 이 곳 키암이었다.

어제 군부대에 가서 퍼밋을 받고자했을때 일요일이라 안된다는 이야기에

오히려 기뻤던 것도 월요일에는 갈수 있을거란 이유때문이고..

___nbsp;____

밤잠을 설쳤지만 일찍 일어나 준비했다.

마침 의정부에서 수학샘이라는 아가씨가 같은 방으로 들어와 함께 키암을 가기로 했다.

월요일이어서일까..

시돈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가야하는 콜라터미날까지도 꽤 밀린다.

어제의 버스 터미날 아저씨가 기억하고는

반갑게 맞아주고 시돈행 버스에 탑승..

___nbsp;____

8시~ 11시까지만 포밋을 내 준다니 마음이 바빠지고..

시돈에 도착후 일단 택시 기사에게 어제 경찰서에서 지명을 아라비로 써준 쪽지를 보여주며

안다는 기사의 차를 타고는 군부대를 향했다.

___nbsp;____

___nbsp;____

부대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15분쯤?...

부대입구를 지키는 무장한 군인을 보자니 괜히 긴장도 된다.

마침 키암을 간다는 프랑스 아가씨를 만났는데 어찌 반갑던지..

레바논은 프랑스 지배를 오래 받아 영어보다 오히려 프랑스어가 더 잘 통하니

우리가 도움을 받을 수 도 있고....

___nbsp;____

부대안으로 들어가니 굳어진 표정의 군인이 왜 가냐 ? 묻고

직업을 묻고...

여권을 보여주고 사진이 필요하다기에 한장 제출했는데

프랑스 아가씨는 사진이 없어 난감해 한다.

마침 내가 가진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생각나 찍어 제출하니

새로운 세계를 본 듯, 군인들의 표정이 가벼워진다.

서류가 끝나고 나가니 입구의 군인이 세르비스를 잡아주기에 일단 탔다.

생각보다 차비가 싸서 무지 가까운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조금 가더니 내려 기다리란다.

그럼 그렇지...

___nbsp;____

___nbsp;____

폐차장인 듯 싶은 곳에서 기다리자니

주인이 군것질 거리를 가지고 나와 권하는 따뜻함을 보인다.

고소한 콩 종류의 과자가 먹음직스러워 웃으며 감사하며 먹었다.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차를 가지고 온 분은 아주 능숙한 영어를 구사하는,

키암에 살았다는 분이었다.

키암은 un이 파견된, 외지인이 함부로 가기 어려운 곳이어서일가...

___nbsp;____

생각보다 먼길을 달리며 기사겸 가이드(?) 아저씨는 계속 설명을 해주었다.

특히 거리에 젊은 이들의 사진이 많이 걸려 있었는데

그 곳에서 죽은 이들이라고..

이스라엘이 차지한 아랍영토를 되찾겠다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있던 2006년..

헤라볼라의 근거지로 키암을 폭격하고 그때 죽은 사람이 1200여명...

이유야 어쨌든 아직 피지도 못한 젊은이들의 죽음이 너무 마음 아팠다.

___nbsp;____

___nbsp;____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가는동안 엄청난 양의 지뢰가 묻혀있다는 곳을 지날때는

우리의 남북분단이 생각나기도 하고...

작은 바위가 놓여져 있고 나무의 푸르름이 있는 깊은 산골짜기 풍경의 아름다움이

차라리 처연하게 느껴졌다.

검문소를 지날 때도 긴장했지만 기사와 아는 사이인 듯 ...

긴장한 것을 눈치챈 아저씨는 웃으며 긴장안해도 된다는 모션을 취해준다.

___nbsp;____

___nbsp;____

마을의 가운데는 검은 리본으로 감싸인 상징물이 있었는데

이슬람 누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라는 것 같기도 하고....

짧은 영어의 한계가 아쉬운 내용이었다.

___nbsp;____

___nbsp;____

레바논기와 헤즈볼라기가 펄럭이는 철조망 반대편으로는 이스라엘의 모습이 보였다.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입구의 커다란 사진은 전사한 자들의 사진으로 이루어져

각각 다를 하나하나의 사진이 주는 의미에 마음이 짠해지고...

그들의 지도자라는 하산 나수루라(?)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그 때 감옥으로 쓰였다는 곳으로 데려갔는데

그 곳은 더 처참한 흔적으로 남았다.

성한 곳이 없이 구멍뚫린 건물의 벽,

드러난 콘크리트벽의 철근..

전쟁때의 무기와 대포알, 갇혀있던 사람들이 머물던 고통의 흔적...

기사 아저씨가 기둥에 손을 묶어 죽을때까지 놓아두었다는 장면을 재연해줄때는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너무나 가슴아픈 , 오래 지나지 않은 전쟁의 흔적을 보며

지나는 un 마크 선명한 탱크에 전율하며

여행자들은 숙연하고

익숙해진듯, 가슴 밑바닥에 묻어둔 아픔을 차마 꺼내지 못하겠다는 듯

기사 아저씨의 침묵하며 짓는 미소가 더 짠하게 느껴진다.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애써 무거운 마음을 추스리고 나오는 길에 산 높이 있는 건물을 보며 무엇이냐고 묻자 가겠냐?

며 아저씨가 데려간 곳은 아르논 캐슬이었다.

전쟁때문인지 산 위까지 잘 닦여진 길....

그 앞에 서니 낡아 흔들리는 철제 계단이 있었지만 무서워 못올라가고 아래로 돌아 올라갔다.

바위 산과 낮은 나무들....

세월의 무게로 무너져 내린 성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단조롭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기에는 딱이었다.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

내려오며 키암 사람들이 사는 곳을 지났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유난히 굳어진 표정의 사람들...

이방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경계하는 듯한 눈빛이다.

___nbsp;____

모든 건물이 폭격으로 부서져버렸다는 키암...

기사 아저씨가 자신의 가족들이 살던 집을 알려주는데 너무나 처참했다.

지금 키암에 남은 이들은 새로운 건물을 지어 살고 있다는 이야기도 그렇고

밝은 표정의 하교길 아이들을 보면서도 그들이 겪었을 전쟁의 상흔이 내내 마음 아팠다.

___nbsp;____

오후 내내 키암을 돌며 끼니도 못챙겼지만 배고프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마음이 무겁다.

종교나 이념을 초월한 평화의 날이 언제나 올지....

___nbsp;____

그래도 밝은 표정으로 인사해주는 아저씨와 헤어져 시돈으로 돌아왔다.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시돈의 거리를 걷다가

꼬챙이에 꿰어져 돌아가며 갈색으로 익어가는 통닭을 저녁메뉴로 선택했다.

___nbsp;____

유난히 갈비살이 퍽퍽해 아쉬웠지만

시장기를 메꾸며 하루종일 무거웠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았다.

___nbsp;____

___nbsp;____

___nbsp;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