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후 숙소앞에서 세르비스를 타고는 콜라 터미날로 가서

BC3000년전에 형성되었다는

아주 오래된 도시인 시돈으로 가는 익스프레스(2,500LL)를 탔다.

시돈을 이 곳에서는 사이다라고 하기에 콜라에서 사이다를 탔다며 한참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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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의 풍광이 참 독특하다.

작고 둥근 바위들이 널린 산.. 그리고 키작은 나무들..

반대쪽은 시리도록 맑은 바다.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가까이의 에머랄드빛 바다와 좀 먼 곳은 짙푸른 바다...

한시간 남짓이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이 피로한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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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돈에 도착해 조금 걸으니 바다가 보이는 곳에 별 특징없는 모스크가 나오는데

들어가려니 지나가던 아저씨가 제지한다.

머리에 스카프를 안써서인지 예배 시간이 아니어서인지 모르지만

지나는 사람조차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제동을 거는 태도에 점수를 주고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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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LL를 내고 표를 끊고는 돌로 놓여진 진입로를 들어가니 굳건한 성..

작지만 아랍스타일의 이 오래된 성은

인적이 드물어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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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 현판에 써놓은 낙서들을 보며

무언가 흔적을 남기고픈 마음은

어떤 문화권이든 같은가 보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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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고 무너지고.. 툭툭 던져진듯한 돌들을 지나 성 뒤쪽으로 가지니

성벽아래로 부딪쳐 들어오는 파도의 눈부심...

아...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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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물러갔다 부서지듯 빠르게 몰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 곳에 서서

물보라가 몸을 적시는 지도 모르고 한참을 서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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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게단을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가까운 바다속에 동굴처럼 생긴 작은 성벽들이 보여 무엇일지 궁금해지고.....

잠시 바람을 맞으며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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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도 변화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여기저기 공사중인 곳이 보였다.

그래도 어수선해 보이는 밀집된 도시의 정경은 나름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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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길로 들어서니 큰 규모의 교회가 보이고

들어서니 미사가 진행중이었다.

시선을 끌지 않기를 바라며 뒤의 의자에 잠간 앉아있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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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시티 시장안으로 들어가니 복잡한 가게들이 늘어서있고

퇴색한 듯한 좁은 골목들이 이어져 있다.

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산다는 이 곳...

이 좁고 지저분해 보이는 , 그러나 세월이 묻어나는 모습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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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만난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을때 한 아가씨가 자기 집으로 들어오란다.

새로 페인트 칠한 듯 깨끗한 집에 새 가구들...

이사온지 얼마 안되는 집인 듯 싶은데 침대에는 노인이 누워계시고...

젊었을때 군복을 입은 사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 전쟁대 다치신 듯 해 보엿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선물하니 너무 좋아하며 이 곳의 진한 커피와 과일을 내오며 먹으라 권한다.

영어를 거의 못해 말이 통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따뜻한 마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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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서 나와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는 어린아기에게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너무예쁘게 생긴 엄마가 나와 자신들은 팔레스타인 난민이라며

웃음을 보내는데 어찌나 마음이 짠하든지....

그 선한 눈빛이 자꾸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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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처럼 얽힌 올드시티를 걷다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3년전인가?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았던 키암지구를 가려면 포밋을 받아야한다기에 경찰서로 갔다.

친절한 경찰은 전화를 걸어 군부대에 알아보고는 부대가 있는 지면을 아라비로 적어주고는 택시를 잡아서는

기사에게 설명까지 해주며 데려다 주란다.

왕복 12,000LL를 주기로 하고 군 부대를 갔는데 공교롭게 오늘이 일요일이라 포밋이 안나온단다.

갈수 있을까? 했는데 포밋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어찌나 기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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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다시 시돈으로 돌아왔는데 괜히 흐뭇하다.

더구나 운좋게 베이루트행 택시를 합승하게 되어 1인에 3,000LL,

버스비정도의 돈으로 편하게 베이루트 올드시티의 함라지구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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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너무 멀리서 내려 걷고 묻고를 반복하고서야 시계탑있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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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가 넘어서 도착한 시계탑....

결국 다운타운의 레스토랑에서 분위기는 멋지나

꽤 비싼 저녁을 먹고는 조금 이른 귀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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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유없이 유난히 친절한척하는 매니저에 놀랐다.

샤워시간도 길게하지 말라고하더니 왜 맘이 변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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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일은 그토록 가고 싶었던, 팔레스타인 지역..

키암을 갈 수 있다 생각하니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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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야자수 늘어진 열대의 휴양지를 보는 듯.. 아름다운 물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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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성채는 바로 그 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