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길옆 대장간...

요즘 세상에 대장간이라니...

대장간에 관한 뉴스를 마지막으로 본 건 우리나라 대표사극의 칼을 제작하는 서울의 어느 대장간이었다.

한류의 바람으로 일본관광객이 구경올 정도로 그 대장간은 유명해졌지만 그 맥을 이을 사람은 없다는 것이 참 슬펐었다.

그리고 상주 유일의 대장간 인 북문농기구제작소 에도 50년 쇠만을 다루어오신 마지막 대장장이 홍일두님이 계신다.

홍대표는 해방후 어려웠지만 부모님과 단란했던 초등학교 6학년때 갑자기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당시 대장간을 운영하던 숙부 밑에서 대장간의 허드렛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대장장이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나름 서열이 있는 장인의 세계에서 숙부 밑이라고 별다른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허드렛일만 하길 꼬박 7년이 되던 해, 숙부마저 크게 다리를 다치셨다고 한다.
대장간을 더이상 경영할 수 없었던 숙부는 홍대표에게 풍양의 사촌형 대장간으로 일을 하라고 권했고
자신감이 있었던 홍대표는 풍양으로 대구로 떠돌다 25살이 되던 해, 숙부의 대장간을 인수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신농기구'로 간판을 건 독립 당시 상주에는 대장간이 8곳이 있었는데
기술력 좋고 생산량 많은 홍대표의 대장간이 상주의 대장간 물건 가격을 좌지우지 할 정도가 되었단다.
인간사 영원한 것은 없는지라 농기구를 전뭉으로 하던 영신 농기구는
농업기계화의 영향과 소음으로 인한 이웃들의 항의로 아리랑 고개 산 주변으로 자리를 옮기며
지금의 이름인 '북문농기구 제작소'로 바뀌게 된다.

지수화풍(地水火風).
모든 것은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져 있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흙으로 물로
그리고 불과 바람으로 흩어진다는 지수화풍 사상.
지수화풍의 정수는 대장간에 있다.
땅에서 나온 쇠(지)와 쇠를 달구는 화덕(화)과 불을 일으키는 풀무(풍)와 쇠를 식히는 물(수)

최고의 제품을 고집하는 홍 대표이지만 여태껏 대장간을 운영하는 것은 고객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낯선 제품을 가져오면 그것을 만들기 위해 몇 달을 고생하는 수도 있었고

불만이 있는 고객에게는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제품의 제작방법을 달리하기도 했다.
..
전국 200여 군데의 거래처가 북문농기구제작소의 신뢰도를 말해준다.

소재 값은 올라도 제품 가격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여서
고된 일에 적은 월급을 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라 대장간 일꾼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들단다.
그래서 아내 이필희 님도 대장간 일을 거들게 된 연유다.

by 하춘도님 블로그

홍대표는 쇠를 다루면서 인생에 대한 깊은 철학을 깨우쳤다.
쇠란 강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무르다고 나쁜 것도 아니다.
다 제각기 쓰임새가 있다.
 

때로는 강하면서도 무른 것이 좋을 때도있다.
제각각 용도에 맞는 쇠를 만들기 위해 담금질하고 벼리며 두드리고 쇠를 두드려 붙여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쇠 제품을 만들어도 사용하는 사람이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그 제품 또한 가치 없는 물건으로 전락하고 만단다.
 

인재도 자리에 따라 유(柔)한 사람이 필요할 때가 있고 강(强)한 사람이 없으면 안 될 때가 있고
유(柔)하고도 강(强)한 사람이 있어야 될 때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않으면
조그만 시골에서 방통이 술만 마시는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하는 홍대표의 생각이다.

상주 대장간, 북문농기구제작소 (054-535-4855)

자료 출처:상주홍보대사 하춘도님 http://blog.joins.com/saytome/10943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