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예류.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온 에어'에서 티켓투더문의 마지막 장면으로 서영은작가는 이곳을 택했더랬다.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을 가진 여기 말고 다른데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장PD는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시선이 빼앗겨 정작 주요 사건이 되어야 할 두 자매의 재회가 빛을 바랄지 모른다고 하여 결국 촬영은 무산되었다. 하지만 투켓투더문에서 촬영되지 못했던 이곳은 온에어를 본 한국사람들에 의해 각광받는 여행지가 되었다. 그 인기에 편승하여 둘쨋날 첫 일정은 예류로 결정!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인 타이베이처잔에서 내려 5번 출구로 가면 지하상가길로 통한다. 지하상가의 어두운 복도는 마치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의 상점가를 닮은 듯하여 어쩐지 조금 친숙한 느낌. Z6번 출구로 나오면 곧장 버스터미널쪽으로 갈 수 있고, Z3번으로 올라가면 궈광둥잔 터미널이다. 이 터미널을 끼고 뒷쪽 길로 가야 예류로 가는 버스가 있는 궈따오쭝잔 터미널이 보인다. 인포메이션에서 예류로 가는 버스가 서는 플랫폼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 주니 걱정도 끝!

9시 15분 버스를 타고 터미널을 출발하여 대략 1시간 30분쯤이면 버스기사 아저씨의 "예류~ 예류~"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에 따라 후다닥 내리니 바다는 보이지 않고 낡은 건물들만 몇 채. 주변을 둘러보다 버스에서 함께 내린 다른 사람들을 따라 걷는다.

마치 인천 바닷가 같은 분위기의 부둣길을 지나 걸어가는데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타이완 특유의 사찰 건물도 하나 눈에 뜨인다. 여전히 화려한 외관을 뽑내는 모습에 다시 한 장 더.

즐비한 횟집 상갓길을 통과하여 걷자 드디어 예류지질해상 공원이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고 사람들의 방향을 따라 걷는다. 울창한 숲이 지나고 바람 사이로 끈적함이 느껴질때즘 눈 앞에 탁트인 바다가 나타난다.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오르자 아래에 바다와 함께 기이한 모양의 바위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바위들을 버섯바위라고 부른다던가. 얼굴이 아플정도로 때리는 매서운 바람과 염분을 포함한 바닷물이 이런 기묘한 모습을 만들어냈으리라.

전망대에는 특징 있는 바위들의 설명이 써져 있어 그것을 읽는것도 제법 재미가 쏠쏠한대, 한글로도 써져 있어 읽는데 무리가 없다는 게 좋다.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사실 예류지질해상 공원의 알짜배기는 따로 있다. 바로 이집트의 여왕 네페르티티를 닮았다고 하는 여왕 머리 바위. 그 바위를 찾기 위해 바다와 바다 사이에 떠 있는 듯한 바윗길을 따라 걷는다.

마치 울산 대왕암 바윗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드는 아름다운 길.

바윗길에서 다시 기암괴석이 있는 해변가쪽으로 걸음을 돌려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보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줄 서 있는 게 보인다. 무슨 줄인고 하니 이게 바로 여왕머리 바위를 보기 위한 줄이란다. 이 여왕머리가 그냥 보이는 게 아니고 특정한 각도에서만 모습을 알 수 있는데 그 한 지점을 위해 사람들이 이렇게 길다랗게 줄을 선 것이었다. 마치 로마에 있는 진실의 입에 긴 줄을 서고 손 한 번 넣고 사진을 찍기 위한 상황 같아 어쩐지 우습다.

어느정도 줄을 서자 멀찍이 여왕 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굳이 이 긴 줄을 다 기다릴 필요 없지. 멀리서 살짝 한 장 찍고 이탈해 버렸다.

여왕머리까지 보았으니 예류에서 볼 것은 다 끝난 것 같으니 이만 다른 곳으로 이동해볼까. 다시 바윗길을 걸어 넘어오는데 하얀 나무 데크 아래 빨간 긴급용 전화박스가 눈에 들어온다.

어쩐지, 엽서에서 나올 것 같은 예쁜 모습. 한 장 덜렁 찍어놓고 지질해상공원 출구로 빠져나오자 곧장 작은 시장과 이어진다. 어쩜 이렇게 상업성이 뛰어난 것일까.

시장 입구로 들어서는데 "아가씨 생강차~" 라는 한국 말이 들려 깜짝 놀랐다. 요즘 한국인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하더니 차를 파는 아주머니께서 마케팅 차원에서 한국말을 배워두신 것 같다. 명동을 다니다보면 짧은 일본어가 들려오는 것과 같은 게 아닐까 싶어 나도 모르게 피식. 이왕 물건을 좀 사라고 이렇게 해상공원 출구로 이어졌는데 사지 않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싶어 3개에 100엔하는 열쇠고리를 산다. 대만 지도 형태에 1엔짜리 동전에 끼워져 있는, 어느 관광지에 가나 하나쯤 있을법한 것.

자, 이제 예의도 차렸고 이만 진과스로 이동해볼까?

간단정보 1. 버스로 예류 찾아가기 -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인 타이페이 처잔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갑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곧바로 지하상가로 통해요. 지하상가 복도를 따라 가다 Z6번이나 Z3번으로 올라가세요. 저희 안내해주었던 아가씨는 Z6번을 알려줬는데 저희가 Z3번으로 올라가서 그쪽은 확인하지 못했고요. Z3번으로 올라가면 버스터미널 하나가 나옵니다. 그 터미널을 통과해서 뒷쪽으로 가시면 4차선 도로가 나와요. 맞은편에 버스터미널 하나가 더 보일겁니다. 거기가 예류행 버스를 탈 수 있는 곳이에요. 터미널에 들어가시면 버스 타는 곳으로 통하는 문이 여러개 보이는데 왼쪽부터 해서 두번째 문입니다. 이지카드를 갖고 계시다면 굳이 버스 버스티켓을 살 필요 없어요~ 버스비도 20% 할인되니까 카드 사용하시는게 이익이겠죠? 2. 예류 지질 해상공원 개장시간 : 08:00~17:00(5~9월은 18:00) 입장료 : 어른 50위엔, 어린이 25위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