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메트로 MRT의 블루라인, 반난센(板南線) 룽산쓰(龍山寺)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 오른쪽 길로 들어서 5분여를 여유있게 걸으면 길거너에선 먼저 룽산쓰의 입구가 눈에 뜨인다. 우리나라 일주문에 해당하는 곳 같은데 다른것보다 지붕의 화려함이 제일 먼저 눈에 뜨였다. 네 기둥 맞배지붕의 단아한 우리네 사찰과는 다른 건축에 나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이 나온다.
일주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곧바로 넓은 마당. 양쪽으로는 잘 꾸며진 작은 정원이 있고 마찬가지로 화려한 지붕을 가진 사원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관세임보살을 모시는 사원 전각.
260년의 역사를 가진 룽산쓰는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하고 역사가 싶은 사찰이란다. 불교와 도교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사원으로 앞 전당은 관세음보살을, 뒤 전당은 전통신과 도교의 신들을 모시고 있는데 중국의 남방식과 타이완 전통 양식이 어울어져 특이하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벽 한켠에는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저씨 한 분이 서 계신다. 어느 나라를 가든, 어디에 있든 책 읽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안으로 들어서려니 입구와 출구가 달리 표시되어 있다. 아무래도 사람의 왕래가 잦으니 혼잡함을 방지하자는 차원이 아닐까 싶다. 입구를 통과해 들어가니 다시 너른 마당이 나오고 우리나라엔 없다는 2층 건물과 화려한 관세음보살 전당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사람들.
사찰을 뿌옇게 흐릴 정도로 향을 피우고 소원을 이뤄주십사 기원하기 바쁜 사람들. 마치 시장통처럼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 있자니 고적하고 정적인 우리나라 사찰과는 조금 다른 '생활감'이 느껴지는 듯싶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절의 대부분이 산에 있는데에 반해 여기의 사원들은 시내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슬쩍.
슬쩍 고개를 들자 보이는 것은 역시나 화려한 지붕이다. 용이며 봉황이며 기린이며 그외 희한한 상상의 동물들과 신화속 인물들이 춤을 추는.
좁은 회랑을 걸어 안쪽으로 들어서자 둥근원기둥이 있는 희한한 사당이 보인다. 저게 여러 신들을 모시는 곳인걸까. 그곳에서도 여전히 향로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참배객들의 기도가 눈에 뜨인다. 저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하늘에 닿을즈음이라면 하늘에 사시는 우리네 높은 님은 굽어 내려보시어 이루어주실 날이 올까.
아마도 저네들이 피어놓은 향과 붉은 초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운 신앙으로 언젠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
룽산쓰 근처에는 화시제예스라고 하는 꽤나 유명한 야시장이 있단다. 룽산쓰에 도착해서 가볍게 요기를 하기 위해 잠시 시장이 들렀는데 인산인해를 이루는 사람들과 가득한 볼거리에 눈이 참 즐거웠더랬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야시장도 함께 즐거보는 건 어떨지.
간단정보 1. 룽산쓰 찾아가기 - 룽산쓰역 1번 출구로 나오셔서 오른쪽 길로 갑니다. 오른쪽에 공원이에요. 그 공원을 따라 쭉 걷다보면 20m정도에서 사거리 하나 나오고, 공원을 오른쪽으로 끼고 우회하면 건너편에 룽산쓰가 보입니다. 2. 룽산쓰 개방시간 : 06:00~22:20(입장은 20:00) 입장료 :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