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컬럼(여행) - 여성포털이지데이

여행 일시 : 2009년 10월 21일 - 여행 8일차
(총 일정 : 2009년 10월 14일 ~ 24일 : 9박 11일)

7. 오르비에토 (Orvieto)

오르비에토에 가다

이번 여행 중 유일한 스캉만의 시간을 갖는 날. 회사를 다니며 휴가를 내서 여행을 온 일행들과는 달리, 시간적 여유가 많던 스캉. 여행전에 참 많은 고민을 했었다. 일행보다 일찍 와서 늦게 가는 일정도 싸 보고, 같이 오더라도 중간에 잠깐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갖다 온다거나 하는 이런 저런 일정을 싸고 또 싸 봤지만, 결국 문제는 돈. 여행 계획을 하나 하나 짜가며, 처음 생각했던 예산보다 휠씬 많은 돈이 든다는 걸 알게 되고, 그나마 빚지고 가는 여행인지라, 결국 모든 계획은 접고 그냥 같이 가서 같이 오는 일정이 된 여행. 그래도, 그 중 단 하루. 바로 오늘. 일행들이 바티칸 투어를 가는 날. 스캉은 바티칸 투어를 받아 본 적은 한번도 없지만, 이미 두번이나 봤던 바티칸이기에, 이 날만 혼자 다른 곳을 보기로 했다.

사실 이번 여행 중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작년에 갔었던 '친퀘테레'. 작년에 잃어버린 그 수많은 사진 중 정말 너무나도 아까운 곳 중 한 곳이 바로 친퀘테레. 다시 한번 가서 사진을 찍어오고 싶었으나, 친퀘테레는 로마에서 당일치기로 갔다 오기에는 너무나도 먼 곳이고, 결국 로마 주위에서 교통이 편한 곳을 중심으로 고르다보니, 오르비에토를 선택하게 됐다.

아침 일찍 바티칸 투어를 가기 위해 서둘러야 하는 일행들과 달리 스캉은 오늘 푹 쉴 수 있는 날. 비교적 가깝고, 교통도 편한 오르비에토이기에 여유로운 하루. 혼자 늦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분주히 움직이는 일행덕에, 같이 일어나 밥을 먹고 혼자 남아 민박집 컴퓨터 앞에 앉아 오르비에토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스캉은 늘 이런식. 미리 준비하는 그런 부지런한 짓은 정말 하지 않는다. 오늘 관광 갈 곳을 오늘 조사하고 있다. 인터넷이란게 참 좋은것이다. 한 20분동안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고 천천히 떼르미니 역으로 향했다.

오르비에토행 기차는 9시 5분에 출발해서 10시 23분에 오르비에토에 도착한다. 가격은 7.1 유로. 참 이상하지. 여행전에, 이탈리아 기차 가격 싸이트라는 곳에서 조사한 가격은 죄다 틀리니 말이다. 내가 뭔 옵션을 잘못 건드렸을까? 미리 조사한 가격은 16유로였는데, 실제로 사 보니 7.1 유로 뿐이 안한다. 더 비싸지 않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아무튼, 이상해 이상해.

원래 잠 좀 푹자고 나오려고 했었는데, 너무 일찍 나왔나. 기차타고 가며 창 밖 풍경을 많이 담고 싶었는데, 꾸벅꾸벅 조느라 거의 시체가 돼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여행 8일차. 이제 슬슬 지칠때도 되긴 했지.

차창 밖으로 오르비에토가 보인다. 산을 깍아 만든 도시냐? 우뚝 솟아 오른 곳에 위치한 도시 오르비에토에 도착하여 우선, 역에서 로마행 기차시간을 확인하고, 아침에 수집한 정보를 기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앞에 나오면 요런 광장이 나온다. 저 앞에 빨간색 문이 보이는 건물이 오르비에토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는 곳. 걸어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길을 모르니 일단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가격은 1유로.

유로짜리 표는 오르비에토 버스도 탈 수 있는 표라고 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면 오르비에토 여행의 중심지까지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스캉은 그냥 걸어갈 계획이라, 케이블카만 탈 수 있는 0.8유로짜리 표를 사려고 했지만, 표를 달라고 하니 물어보지도 않고 1유로짜리 표를 줘서 그냥 1유로짜리를 샀다. 말이 안통하니 뭐 0.2유로 손해.

어제는 참 좋았던 날씨가 오늘은 구름이 잔뜩이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날씨. 우산을 챙겼어야 하나,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날은 계속 흐려도 좋으니 비는 안 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