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다.

오늘은 그냥 포카라에서 쉬기로 했다.

자전거나 빌려 다녀야지.

나가서 빨래를 맡기고...

사실 그것도 바가지 옴빵 썼다.

깍고 싶으면 깍을 수 있는데 만사가 귀찮았다.

나중에 조금 후회하긴 했지만...

네팔에서 물건 살 때는 일단 부른 가격의 50%를 불러 보고 시작하곤 했었다.

그런데 막 이 날만은 예외.

가까운 곳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200부르기에 200주긴 했는데 아마 150으로 쉽게 깍을 듯 하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 다니는데 레이크 사이드가 생각보다 길었다.

게다 우리 호텔은 완전 가장자리에다 ㅡ.ㅡ;;;; 한적한 곳이 아닌가!!!!!!!!!!!!!!!!!!!!!!!!!!!!!

윗동네 올라가니 동네도 완전 크고 사람도 많고 은행도 몇개씩 있고 큰 슈퍼도 있고

그 슈퍼에는 생생우동도 팔고 있었다!

우리에겐 별천지네 구료.........

가다 보니 무슨 템플이라는 이정표가 있길래 따라 가봤더니 그냥 호수다.

어리둥절해 있으니 사람들이 그냥 막 타고 보란다 ㅡ_ㅡ

가만 보니 호수 가운데에 사원이 있었다.

슬로베니아에서도 이런게 있었는데 여기도 있네....

 

얼마냐고 하니 가격표를 가리키는데 30루피였다.

30루피면 싸고 한 번 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일단 어리버리 탔다.

(슬로베니아의 블래드라는 곳에도 호수 한 가운데에 교회가 있다. 사진의 가운데 아저씨 머리 옆)
 

섬에 당도하니 풍채 좋은 아줌마가 돈을 내란다.

다른 사람도 내길래 따라 내려는데 요 청년들은 20루피를 냈는데 우린 30루피란다.

말하니 우리는 외국인이니 30루피, 네팔사람은 20루피라고.

일단 입장료 내고 둘러 보는데 그냥 작은 사원이고 외국인은 거의 우리밖에 없었다.

아줌마가 애기 사진 하나 찍으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었다.

사진사 아저씨가 모이로 새를 모으고

나중에 새를 날리면서 찍는 게 딱 우리나라 80년대 초 용두산 공원 스타일이다 ㅋㅋ

다시 뭍으로 갈 때는 저렇게 한 배에 가득 태워 가는데

섬을 한바퀴 슥 돌고 들어간다.

그런데 돈을 안받는거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까 그 입장료가 배삯 포함이었던 모양이다.

뭍으로 나와서 가게들 구경하다 다시 우리 숙소로 가서 점심 먹고

폐화호수 산책하는데 소풍 나온 사람들이 있어 같이 앉아 구경하고 있으니

알고보니 장애아동들이었다.

장애아들하고 자기소개도 해보고 같이 놀다가

데비스풀을 향해 나섰다.

호텔 아저씨 말로는 4키로라고 했는디.......


호텔아저씨도 자전거대여 아저씨도 다들 '이지 이지' 그 말만 한다.

문제는 매연에 ㅠㅠ 차도 인도 구분 없는 정신없는 거리에다


이정표가 하나도 없다는 거다.

지도를 봐도 잘 모르겠다.

지나가던 사람이 지도를 보여달라며 어디 가냐고 묻는다.

이러면 안되지만.... 그런 사람 보면 괜시레 나중에 돈 달라고 할 것 같아 망설여졌다.

전군이 따라와서 데비스풀이라고 하니까 방향을 가르쳐주며

모르면 물으라고.네팔사람들 이상한 사람들 아니라고.

그러고는 아저씨는 가버렸다.

미안해진다.

그 다음에는 물어 물어 데비스풀을 향해 갔다.

길을 멀지 않고 자전거도 괜찮은데...

길이 후지다 ㅠㅠ 울퉁불퉁해서 궁뎅이가 아파서 나중에는 적응되어 엉덩이를 들고 탔다.

게다 지나가는 차들 매연... 아휴...

처음에는 이 봉고보고도 참 신기했다 ㅋㅋ

알고보니 얘가 마이크로버스.

나중에는 전군이 막 3명도 매달려 간다고 신기해 하고 그랬다.

데비스풀은 신기하고 멋지긴 한데... 잘 안보이는 게 흠이다.

입장료가 50이던가... 별로 비싸진 않았다.

동굴도 갈까 하다가 동굴은 그닥 흥미가 안 생겨 포기.

돌아오는 길에 보니 소몰고 가는 부부가 있었다.

너무 태연스레 소 몰고 가시는 분들.

저러다 소를 치기라도 하면 운전사의 책임은 몇%인 지 궁금하다.

펀자비도 하나 맞추고 싶었는데.....

결국 못 샀다... 아숩...

다시 우리 동네로 돌아와서 쇼핑을 다녔다.

가격 최대한 깍으면서 가방도 몇 개 사고

그런데 쇼핑은 꼭 타멜에서 해야 한다.

타멜이 더 종류도 많고 좀 더 낮은 가격에서 시작한다.(는 말은 더 낮은 가격으로 깍는다는 말)

우린 카트만두를 안 들렀던 지라 몰랐지............... ㅠㅠ

그래도 나름 맘에 드는 것들 사서 지금도 기뻐하는 중이다 ㅋ

사촌동생 주려고 산 손가락 인형이 낀 가방은 엄마가 무척 좋아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카트만두 가는 버스표 어디서 사냐 물으니 아저씨가 자기도 판다한다.

얼마냐니까 400루피라고 하네?

아저씨한테 그거 말고 골든트레블 15달러짜리가 좋다던데??? 하고 물으니

아저씨가 골든트레블은 별로고 그린라인이 좋다고 그거 타란다.

그러더니 잠깐만 있어보라고 하고 나갔다 오더니 (그린라인 사무실이 호텔에서 뛰어서 5초 거리임)

그린라인은 자리 없다고 ㅠㅠ

전군이랑 한참 고민 했다 ㅠㅠㅠㅠㅠㅠ

전군이 까페에서 봤는데 사람들이 그 버스 절대 비추라고 했단다.

아저씨한테 그린라인이랑 차이가 뭐냐고 했더니 별 차이 없다고 하고.

투어리스트버스는 카투만두 직행이라고 로컬버스랑 다르다고 한다.

하루 더 있다가 다음날 그린라인 탈까 고민하다

돈도 별로 없는데 아낄 겸 그냥 투어리스트버스 타기로 했다.

게다 젤 끝자리란다. 힝 ㅠㅠ

아저씨가 레프팅 하는 사람들 내리면 앞자리로 옮기라며 타란다.

할 수 없이 그렇게 하기로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포카라에서 마지막 저녁.

좀 짜긴 했지만 분위기도 좋았고 맛있게 먹고 만족스러웠다.

일본애들 찾으러 갔다. 돈 주려고.

일본애들은 파이어 온 더 마운틴 게스트 하우스였는데 거기는 3-400루피란다.

우리는 하루에 500. 사실 그것도 400으로 깍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쉬워 하던 차였는데

거기 아줌마가 어디에 머물고 있냐고 묻더니 '라라호텔이요' 했더만 얼마냐고 600루피냐고 물었다.

그래서 비밀이라고만 하고 대답은 안했지만 내심 만족스러웠다 ㅋㅋ

일본애들 만나서 감사인사와 작별인사를 하고 포카라의 마지막 밤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