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신났다.

아침을 먹고 보니 이집은 요리도 잘 하는 것 같다. ㅋㅋㅋ

기념으로 폴라로이드로 우리 포터 아저씨도 찍어주고

롯지 주인 아줌마 아저씨도 찍어서 주고 왔다.

주인 아저씨.....

나한테 모자 400에 판다고 그래봐야 자기한테 20남는다고 하더니 우리 포터 아저씨한테 350에 팔았단다.

내가 버럭하면서 포터아저씨한테 난테 400불렀었다고 하니

모닝세일이라 하네?

아... 그거...


네팔에서는 소위 마수걸이 같은 것이 있어서 아침 첫손님에 의해 하루의 운이 좌우된다 한다.


그래서 아침에는 정말 팍팍 깍아준다.

어젯밤에 아저씨가 자기 친구가 한국에서 일한다고 하길래 좋은 사장 만났으면 좋겠다 했더니

불법으로 일하는 거라 어쩔 수 없는 거라 대답한다.

물어보니 만육천달러면 롯지 하나 가질 수 있다는데... 순간 나도 하나 사서 여기서 살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장난으로 전군에게 포카라에 게스트 하우스 하나 짓자 그러고 있는데

아저씨가 눈치로 알아 듣구서는 포카라는 비싸단다. 시티=비싸다. 우리나 여기나 똑같구나.

그렇게 길을 나섰다.

오늘은 내려 가기만 한단다.

날씨도 좋고 풍경도 멋지고 기분도 좋고 발검음도 참 가볍고

다 좋다.

이런 계단 싫어요 ㅠㅠ

중간 중간 쉬는 곳은 누가 만들었을까 돌을 어찌 저리 잘 쌓을까 싶었는데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네팔사람도 음악을 좋아하는지 혼자 일하면서도 스피커 연결해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랫단은 벽돌 같은 것을 쌓는 것이 아니라 시멘트를 발라 놓고 자로 댄 다음 선을 그어 무늬를 만든 것이다.

그 좋던 기분이 가시는 일이 생겼다.

포터아저씨 우리를 속였어!!!!!!!! 이씨!!!!!!!!

한시간이라더니 우리 숙소에서 한 2-30분 더 가니 마을이 나온다.

전군에게 또 짜증내기 시작....

낚였어... @#$%*^%#$%^&*&

전군이 어차피 자기가 힘들어서 어젠 더 가지 못했을거라.. 위로(?)의 말을 한다.

간드룩은 마을도 참 크고, 모든 것이 풍요로워 보였다.

사람들도 여유가 많아 보였고

롯지들도 꽃으로 예쁘게 장식하고

학교 가는 학생도 많고

어딜 가든 햇볕도 정말 잘 들어서 농사도 참 잘될 것만 같았다.



산에서 처음으로 환전하는 곳도 보았다. (하지만 환율은 최악. $1 = 70루피로 고정인 듯?)

오늘은 나도 여유가 생겨서 여기저기 사람들 모습도 찍어보고.....

여기가 간드룩에서 가장 새 것인 듯 해보이는 롯지다.

안나푸르나 게스트 하우스인가?

어차피 방값이야 다 똑같으니 겉보기에 좋아 보이는 곳에 가는 것이 좋을 듯....

게다 이 숙소는 전망도 참 좋아 보이고.

간드룩 강추 숙소다. (묵어본 적은 없지만..... ^^)

아마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간드룩 2박 타다빠니 1박 고레빠니 1박 타다빠니 1박 지누단다 2박 그정도로 다녀보고 싶다.

그런 얘기 하면서 전군과 신나게 내려왔다.

간드룩에는 그럴싸한 빵집도 있고...

어딜가나 감탄만 나온다.

가장 빛나던 나무. 정말 화려하고 예뻤다.

그리고 아줌마들을 찍었더니 기미스윗~이라고 말해 당황해서 마구 가방을 뒤져서 초컬릿 하나씩 드렸다.

어른이 그러니까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

저 포터들은 서양인 패키지에 따라 온 포터들인데

모두 깨끗한 유니폼도 맞춰 입었다.

그래도 짐은 산더미만한데... 우리 포터아저씨 짐 2-3배?

여기 레스토랑 주인 아저씨 말이 저 회사는 좋은 회사라고 한다.

좋은 회사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마을의 나무마다 열린 오렌지가 너무 먹고 싶은데 안 팔았다 ㅠㅠ

아줌마가 먹고 있길래 사 먹으려고 오렌지를 가리켰더니 그냥 두알을 준다.

전군이랑 나눠먹으면서 기쁨의 눈물을 ㅋㅋ

저 멀리 우리가 점심을 먹을 사울리 바자르가 보인다.

오늘은 그 흔하디 흔한 닭도 찍어보고..

그런데 닭은 계란을 하루에 하나씩 낳는 거 아닌가?

쟤네들은 전부 하루 이틀 차이나는 형제들일까?

하튼 난 원래 삶은계란 노른자는 안 먹는데 산에서 먹은 계란은 정말 고소해서 노른자도 맛나게 먹었었다.

사울리 바자르에 오니 한글도 참 많이 보인다.

네팔의 모모. 즉석에서 만두를 빚어 쪄준다. 모양은 만두랑 완전히 똑같이 생겼는데 속내용은 다르다.


치킨모모, 치킨치즈모모,소고기모모,정체모를 모모 등등 먹어 보았는데

향신료 맛과 향이 조금 강하게 나서 향신료 싫어하는 사람은 못 먹을 듯.

그래도 난 맛있게 먹었다. (난 엥간한 건 다 잘 먹는다)

 

점심 먹는 곳에서 한국인 남자 2명을 만났다.

우리에게 어디 다녀 오느냐 묻길래 푼힐이랬더니 살짝 놀라면서

옷차림이 그렇길래 어디 갔다 오나 했다고.. ㅡ.ㅡ

하긴.. 보는 사람마다 내 청바지 보고 한마디씩 하긴 했었다 ㅎㅎ

청바지에 운동화 신고 다녀 오는 거 할 수 있긴 한데 등산화에 등산복 입고 가는 거랑 얼마나 차이가 날런지는 모르겠다. 다음에는 등산화 등산복 입고 가볼까나....

사울리바자르에서 나야풀까지는 거의 평지.

좀 많이 심심하다.

나야풀에서 버스를 타고,

그런데 이상한 게 일본애들도 그러고 아까 만난 한국 사람들도 버스비 200이라 했는데

버스 탔더니 70루피란다.

3명이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또 70이란다.

내가 또 3명이라고 그랬더니 이제는 짜증내면서 210이라고 한다.

그래서 210에 나랑 전군 포터 아저씨 차비 내고 포카라에 왔다.

돈 굳어서 좋긴 한데 의문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투어리스트버스가 따로 있나?

나를 네팔리로 본 건 아닐텐데...

모르겠다.

버스는 역시나 엄청 빠른 속도로 달린다.

전군은 방콕 택시보다 이게 더 무섭다고 ㅋㅋ

저쪽은 절벽이라고 ㅋㅋㅋ

그렇게 무섭지는 않고 다만 아주 촌스러운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데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편안한 휴식에 살짝 방해가 될 뿐이다 ㅋ

게다 무슨 뮤직비디오가... 노래 내용이 농촌 총각 처녀의 사랑이야기인지

모심기도 나오고 논 옆에서 느끼한 포즈도 취하고 그런다 ㅋ

처음 출발 때 기다린 시간이 20분 정도? 포함하여 포카라까지 2시간 채 안 걸렸다.

그리고 내려준 곳에서 택시타고 150루피 주고 레이크 사이드로 돌아왔다.

호텔아저씨에게 잔금을 치르는데 혹시나 돈 떼고 줄까봐 팁 따로 줄랬는데

돈을 받자마자 전부 포터 아저씨에게 주는거다.

그래서 팁도 조금 챙겨주고 내가 입던 잠바도 하나 드렸다. 딸이 있댔으니 딸 주려나...

다음날 호텔 아저씨한테 내가 하루에 700루피 주면 아저씨는 커미션 얼마 먹냐고 물어봤더니

안 받는다고 한다. 그 힘든 산을 올라가는데 700루피는 적은 돈이라며.

커미션 안 받는다는 호텔아저씨 말을 믿을수 있을런지는 몰라도 700루피는 적은 돈임에 틀림없다.

하튼 환전도 하고 맛난 것 먹을까 하여 한국 식당에 갔다.

낮술에 가서 삼겹살하고 맥주하고 먹었더니 1100루피가 훌쩍 넘는다 ㅠㅠ

하루에 산에서 그렇게 허리를 졸라 매고 1000루피 이내로 돈 쓰려고 용을 썼건만

한끼에 다 날라가네 ㅋㅋ

그래도 편안하게 밥 먹고.... 길거리에서 10분 마사지에 50루피라 그래서 다리 마사지 받아봤는데

아저씨가 10분 내내 전신 마사지 받으라고 계속 말을 해서 더 불편했다..

그 아저씨는 다음날에도 우리를 알아보고 우리만 보면 마사지 노래를 ㅠㅠ

비록 종아리랑 허벅지가 땡겨서 죽을 것 같긴 하지만!

(오죽하면 산에서 잠깐 만났던 아저씨를 낮술에서 다시 만났는데 절뚝거리는 뒷모습 보고 우리인 줄 알아봤다고 하다 @.@)

맛난 것도 먹고......

핫샤워도 맘껏 하고.

그러고 하루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