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와서 아침으로 빵 하나와 뜨거운 물을 시켰다.

뜨거운 물 1리터에다 한국서 가져간 인스턴트 수프를 만들고 남은 물로 전부 커피를 탔다.

포카라에서 네팔 인스턴트 커피를 사갔는데 좀 쓰길래 설탕을 팍팍 넣었더니 달달한 커피가 되었다.

커피를 한 600미리 정도? 만들어 그 날 하루 종일 쉴 때마다 전군이 마셔댔다 ㅋㅋㅋ

원래 단 것을 좋아하는 전군은 커피가 너무 맛있다고 평소에 잘먹지도 않는 커피를 벌컥벌컥 ㅋ

하튼.. 밥 먹고 여유 부리며 내려왔더니 포터 아저씨가 오늘은 9시간을 걸어야 한단다. @.@

진작 말을 해줬어야지!!!

게다 숙소에 둘러보니 남들은 다 떠난 후........ㅜ.ㅜ

이게 뭐람....

게다 계속 다운~일거라 생각한 내 예상과 달리 업 & 다운이란다.

이게 뭐야....

고레빠니 가는 길..

정말 업이다. 업.

1시간 넘게 올라 간 듯... 계속 올라가기만 하는 거다.

이럴꺼면 푼힐을 왜 간건지 ㅜㅜ

올라가다 보니 푼힐 높이까지 올라갔다.

그냥 울레리로 내려갈 걸 후회 막심이다.

내 방에서 내려다 본 고레빠니 마을. 간드룩이랑 고레빠니가 산에서 본 마을 중 가장 컸다.

푼힐을 살짝 내려다 보는

혹은 거의 대등하게 보는 위치까지 올라가는 걸 보니 3천 2-3백 미터급까지 올라 가는 듯.

앞만 (이라고 쓰고 발아래 땅만이라고 읽는다) 바라보고 가다 문득 옆과 뒤를 보니 이런 광경들이 보인다.

아.. 이래서 간드룩으로 내려와야 하는구나 싶었다.

이런 풍경이 한참 펼쳐진다.


 

쉬면서 산을 보니 안개인지 모를 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가만 보니 안개가 아니라 눈보라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동네 앞산 같은데 저 눈보라를 눈 앞에서 본다면 어마어마한 공포가 될 것 같다.

이 지도를 옆에 각 동네까지 걸리는 시간이 나와있었는데 간드룩까지는 한참이나 남았다. 한숨이 나온다. ㅠㅠ

혹시나 간드룩 못 가면 중간에 비어쩌고 하는 이름 긴 마을에서 쉬어야 겠다 생각했다.

좀 더 가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옆의 한 외국인 여자가 무언가를 시켰다.

나는 웬 대접에 핫초컬릿을 먹나 생각하면서 초컬릿이 굉장히 진하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른 외국인 아저씨가 지금 먹고 있는 거 초컬릿숲이냐고 ㅋㅋㅋㅋㅋ

그런데 그 여자가 하는 말이 초컬릿푸딩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웃음바다가 되었다. 푸딩은 시켜야 하지 말아야겠다. ㅋ

그리고 한 한국인 아저씨를 만났다. 한국말 하는 가이드 데리고 다니는 분이었는데 2달째 산행중이시라고.

카트만두에서 본 남자도 그 아저씨 만났었다고 한다.

역시 여행중에는 다들 만나고 만나고 하나보다.

하튼 그 아저씨 가이드가 하는 말이 열심히 걸으면 간드룩 간다고 한다.

타다빠니에서 자면 안되냐 물으니 그러면 내일 포카라 가기 힘들다고 하고

비어쩌고 하는 마을은 풍경이 영 별로란다.

하튼 그렇게 길을 나섰다.

이젠 아예 전군이랑 포터아저씨가 날 버리고 간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람이 제일 많았던 구간인 듯.

사람이 워낙 많으니 안전하다 생각해서인지 가도 가도 전군도 포터 아저씨도 안 보이고 ㅠㅠ

그렇게 혼자 갔다. 그래서 사진도 없다.... ㅠㅠ

가다가 말 타고 내려가는 아줌마도 보았고

간드룩 쪽에서 올라오는 일본인 관광객, 한 3-40명 무리도 보았고

그렇게 가다 일본애들을 만나서 돈을 빌렸다.

얼마나 고맙던지 ㅠㅠ

천루피 빌리고 마음이 든든해졌다.

알고보면 만 칠천원.

그 땐 일억보다 큰 돈이었을 듯 ㅋㅋ

타다빠니에서부터 사람이 없었다.

게다 날도 어둑해지고 아저씨가 비가 올 것 같으니 빨리 가잔다.

타다빠니에서 입구쪽에 '정글에 혼자 들어가지 마시오' 간판이 있더라니

정말 정글 같고 무서웠다. 잇힝..

사진이 밝게 나왔는데 바로 이 사진 ┘이 그나마 그때 분위기랑 흡사하다.

하늘이 이렇게나 흐렸다구 ㅠㅠ

비어쩌고 마을에 갔는데 게스트 하우스 달랑 2채.

간드룩이 2개란다. 첫번째 간드룩까지 1시간 두번째 간드룩까지 2시간.

일단 첫번째 간드룩까지 가기로 했다.

정말 부지런히 걸었는데 집이 한 채 나오고 여기가 첫번째 간드룩이란다.

다른 애들은 열심히 더 가는데 나도 두번째 간드룩까지 갈까 생각하다

전군이 날도 어둑해지고 오늘은 힘들어서 더 안되겠다고 쉬자해서 할 수 없이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비도 안 오고

완전히 어두워지자 다른 사람들은 랜턴을 켜고라도 계속 가는거다.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두번째 간드룩까지 가는 건데 하면서 계속 짜증만 내었다.

날이 흐려서 뜨거운 물도 안나온단다 ㅠㅠ


촛불 켠 샤워실에서 아저씨가 끓여다 준 물(두 명인데 겨우 한 양동이 ㅠㅠ)도 아껴서 얼굴이랑 발만 씻고

최고는....

화장실에 불이 없었다!!!!!!!!!!!!!!!!!


주인 아저씨한테 가서 '화장실 불 어떻게 켜요?'하고 물으니
 

너무 태연하게 화장실에 불 없다 말하는 아저씨 같으니...

그렇게 전군에게 짜증만 내다 밤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