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과일 장수 할아버지께서 수박을 흔쾌히 주셨다 ^^
얼굴보다도 더 큰 수박! ^^
“처음 만난 큰 도시 타운즈빌” -그녀의 이야기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이제 타운즈빌이 얼마 남지 않았다. 큰 도시라고는 고작해야 케언즈밖에 본적이 없던 우리로서는 타운즈빌은 기대되는 도시였다. 퀸즐랜드지역에 가장 큰 도시인 브리즈번을 제외하면 두 번째로 큰 도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지겨운 하이웨이를 달려온 우리에게 보상이라도 하듯 이곳에서는 하루를 아예 쉬고 외식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도시이다. 이제 곧 타운즈빌에 도착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페달을 밟지만, 지겨운 하이웨이는 끝날 생각을 안 한다. 게다가 우리를 약올리기라도 하는 듯이 길 상태는 울퉁불퉁하고,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는 그저 평지이다. 이런 길을 몇 시간 동안 같은 페이스로 달리고 있자니 정말 잠이 쏟아진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달리고 있던 우리 앞에 갑자기 어떤 차가 한 대 멈춘다.
‘뭐지? 왜 갑자기 멈추는거야? 호주에 이상한 사람들도 많다던데, 혹시 강도 아닐까?’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고 있던 중, 차에서 웬 할아버지가 내린다. 양손에 파인애플을 들고 말이다! 그렇다. 그 할아버지께서는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있던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파인애플을 세 개나 주셨다. 게다가 엄청나게 커다란 수박까지 덤으로 주고 떠나셨다. 할아버지께 감사해 하며 수박을 반으로 가르니 속이 아주 꽉차있다. 기쁜 마음으로 한 숟갈 떠먹으니 정말 달다. 수박이 원래 이렇게 맛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마음씨와 우리의 타는 목마름이 수박에 마법을 부린 것 같다. 게 눈 감추듯 그 커다란 수박을 한통 다 먹으니 시원한 기분이 든다. 파인애플은 숙소를 잡고 먹으려고 트레일러에 고이 집어넣고 다시 타운즈빌을 향해 출발한다.
드디어 타운즈빌에 도착인가? 점점 차량의 통행량이 많아지고 신호등이 보인다. 조금 더가니 ‘웰컴 투 타운즈빌’ 표지판이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GPS상에는 10KM더 가야한다고 나오는데 말이다. 일단, 시내에 들어가서 숙소를 먼저 잡아야 하므로 계속가보지만, 숙소는 보이지 않고 집과 건물들만이 잔뜩 있다. 게다가 차가 많아서 그런지 펑크도 2번이나 나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되어 해는 슬슬 져간다. 분명 지금이 타운즈빌인데, 대체 어디까지 가야 타운즈빌 시내일까 의아해하며 계속 페달을 밟지만, 곳곳의 신호등과 차량들 때문에 좀처럼 속도도 잘 안 나온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야 겨우 타운즈빌 시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국의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에서 종로를 찾아간다고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호주에서 이런 일을 처음 겪어보는 바람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타운즈빌이 이정도인데, 앞으로 가보게 될 브리즈번이나 시드니는 과연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이제 잠시 이곳 타운즈빌에 짐을 풀고 마그네틱 아일랜드와 타운즈빌 주변을 구경할 것이다.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들을 겪게 될까? 이제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될 것 같은 기분이다.
드디어 타운즈빌 도착입니다 ^^
타운즈빌에는 태권도장이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닫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