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타게 될 비행기!
올라가기 전에 단체사진 ^^
어린 시절부터 내가 꿈꿔온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몇 가지 나열해보자면,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떠난다거나, ‘스쿠버 다이빙’을하며 바다 세계를 탐험한다거나, 볼리비아 소금사막을 여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스카이 다이빙’이다. 하늘을 나는 것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욕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이 ‘스카이 다이빙’이야말로 최고의 액티비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번 꼭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드디어 오늘, 바로 그 ‘스카이 다이빙’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4000피트 상공에서 땅을 향해 떨어지는 느낌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무섭진 않을까? 그리고 그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풍경은 어떤 풍경일까? 그 모든 궁금증은 잠시 후면 해결 될 것이다.
“내겐 가장 멋진 도전 - 스카이 다이빙” -그녀의 이야기
호주에는 정말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다. 래프팅부터 시작해서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 세일링, 번지 점프 등 각종 액티비티들이 늘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중에서도 익스트림 액티비티의 최고봉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스카이 다이빙’이 아닐까? 이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어린 시절 tv 화면에서만 보던 최고의 익스트림 액티비티를 바로 오늘 내가 하게 될 것이다.
호주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은 꽤 많지만, 가격대나 추가옵션이 대체적으로 비슷하고 어차피 뉴질랜드를 가지 않는 이상 탠덤으로 뛰어내려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인 미션비치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퀸즐랜드 지역에서는 가장 유명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바닷가에 착륙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미션비치라는 이름이 나로 하여금 미션을 수행하게끔 만드는 것 같아 이 지역을 택했다.
아침 일찍 백팩커스에 예약을 하고 픽업차량을 기다린다. 나의 긴장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약속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차량이 도착한다. 예전 같으면 따지기 바빴겠지만 오늘은 내가 아무런 말도 안하고 있는 걸 보니 픽업차량이 안 오길 바란 것 같다. 마음은 단단히 먹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두려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차량에 타니 4명의 직원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3장 정도의 양식을 작성하고 간단히 설명을 해준다. 대략 죽어도 책임 못 진다는 느낌? 의 서약서를 쓰고 30분을 달려서 공항에 도착한다.
드디어 스카이다이빙회사에 도착해서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 돈을 지불을 한 후 본격적으로 스카이 다이빙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다이버들이 꼼꼼히 옷을 입혀주고 기기들을 체크한 뒤 마지막으로 자세 연습을 시킨다. 그때까지만 해도 긴장은 되었지만 그다지 실감은 나지 않았다.
이제는 비행기에 올라갈 시간이다. 사무실을 빠져나와 활주로를 따라 걷다보니 우리가 탈 비행기가 보인다. 우리가 오늘 타게 된 비행기는 작은 경비행기이다. 비행기 1대에 조종사 2명과 우리 3명을 포함 총10~11명 정도 수용할 수가 있다. 비행기에 타기전에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기념촬영을 한 뒤 비행기에 올라탄다.
곧 비행기는 이륙을 하고 빠른 속도로 솟구쳐 올라간다. 점점 멀어져가는 육지와 높아져만 가는 고도계를 보고 있자니 두려움에 가슴이 뛴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만이 머릿속에 맴돈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문이 열리더니 바로 앞에 있던 다이버가 뛰어내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옆에 있던 사람인데, 단 3초 뒤에는 저 멀리 점이 되어 보인다. 이제야 내가 저렇게 뛰어내려야한다는 생각이 들며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이제는 우리가 뛰어내려야 할 시간이다. 1차는 주현이다. 비행기에 타기 전 부터 겁먹은 표정을 짓던 그는 이제는 완전 사색이 된 모습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이 나를 더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순간! 그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다. 전에 스카이 다이빙을 했던 친구에게 “나 울 것 같아~”라고 했다가 “울 시간을 주지 않아~”라는 소릴 듣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야 그 말에 공감할 수 있겠다.
주현이가 뛰어내리자마자 나도 어느새 비행기에 몸을 반쯤 걸친 채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파트너의 “원,투,쓰리!”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하늘 속으로 몸이 빨려져 들어간다. 너무 무서웠기 때문일까? 입이 얼었는지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이를 꽉 깨물고 떨어진다. 나중에 파트너가 예상과는 달리 소리도 안 지르고 잘 뛰었다고 칭찬해줄 정도로 말이다.
몇 십초간의 자유 낙하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낙하산을 펼치지 않은 상태에서 정말 맨몸으로 떨어지는 순간이기 때문에 바람의 저항도 심하고 숨쉬기도 어렵다. 그래도 동영상에 남겨질 내 멋진 모습을 위해 표정관리도 해보고, 촬영 다이버와 악수도 해본다. 정신은 없었지만, 하늘을 날고 있다는 느낌과 엄청난 속도가 온몸의 신경을 긴장시켜 짜릿한 느낌을 전달해준다. 마치 롤러코스터의 하이라이트 부분만을 계속 구간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다. 환상적인 느낌이 나로 하여금 최고의 스릴과 흥분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떨어지고 이제는 떨어지는 느낌이 익숙해질 때 쯤 순식간에 낙하산이 펼쳐지고 위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긴장이 풀어지며 편안함이 밀려온다. 낙하산으로 인해 떨어지는 속도가 감소되고 자세도 안정되어지기 때문이다.
창공 위에서 바라보는 호주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의 풍경은 정말 환상 그 자체이다. 이 세상에 이런 모습을 표현할 만한 단어가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직접보고 느끼지 않고서는 설명이 어려운 놀라운 풍경이었다.
천천히 낙하하면서 낙하산도 직접 조종해보고 파트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환상적인 풍경은 조금이라도 더 내 눈에 담고 싶지만 이제는 착륙해야할 시간이다. 육지에 착륙하는 속도는 생각보다 무척 빨랐다. 그래서 착륙동작도 따로 있다. 허벅지 뒤를 양손으로 잡고 다리를 몸쪽으로 최대한 붙여야 한다. 착륙은 숙련된 다이버가 대신 하게 되는데 이때 속도가 빨라서 자칫 다리를 잘못 짚으면 뼈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이런 작은 동작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착륙을 무사히 마치고 땅에 섰다. 육지에 도착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저절로 안심이 된다. 막상 스카이 다이빙을 하러 갈 때는 무서움에 후회가 많이 밀려왔다. 그때의 공포심은 나의 결심을 흔들리게 만들만큼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겨내고 나니 하늘에서 뛰어내린 그 순간 만큼은 최고의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혹시라도 나처럼 무서움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지금 당장 도전하세요!
-호주의 스카이 다이빙 정보-
호주의 스카이 다이빙은 웬만한 휴양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업체들이 있다. 그래도 그중에서 많이 하는 곳이 있는데, 특히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의 풍경을 바라보며 내려올 수 있는 퀸즐랜드 특히 케언즈가 유명하다.
우리가 이번에 스카이다이빙을 한 곳은 케언즈에서 멀지 않은 미션비치라는 곳으로 시내에서 가까운 곳으로 착륙하는 케언즈와는 달리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착륙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가격은 dvd동영상과 사진 포함 1인 $420 정도이다. 동영상과 사진을 원하지 않으면 1인$270 정도의 가격이다. (2007년 10월 기준)
스카이 다이빙을 하러 갈 때의 준비물은 별로 없다. 간단한 복장과 운동화 정도면 충분하다. 안경을 쓴 사람은 안경을 쓰고 가도 상관이 없다. 안경위에 고글을 같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떨어질때의 바람이 무척 세기 때문에 장신구나 머리띠는 빼고 가는 게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개인 카메라 소지여부는 업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비행기에 탈 때부터 가져 갈 수 없으니 이 점 유의하시기를 바란다.
스카이다이빙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진과 동영상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가 있는데, 동영상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같이 다이빙을 하는 다이빙 파트너가 손목에 캠코더를 설치하여 직접 찍어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촬영을 목적으로 한명의 다이버가 헬멧에 캠코더를 장착하고 뛰어내려 나의 주변을 돌면서 찍어주는 것이다.
다이빙 파트너가 직접 찍어주는 것은 내가 뛰어내릴때부터 육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찍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시야가 좁다는 단점이 있고, 다른 다이버가 찍어주는 것은 안전상의 이유로 낙하산을 펴기 직전까지의 내 모습만을 담을 수 있는 단점이 있는 대신에 시야가 훨씬 넓고 더욱 역동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모두 장단점이 있으므로 뭐가 좋다고는 딱히 말하기 어렵지만 낙하하는 그 순간을 기록 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뛰어내릴 준비!
보기만 해도 떨린다.
그래도 조금 지나니 생각보다는 익숙해져서 이런 장난도 치고 ^^
지구는 둥글다!
정말 스카이 다이빙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