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에서의 마지막 날.
비행기 시간은 5시이지만 호텔에서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시간이 3시인 관계로
마지막 날 일정은 모지코항을 가는 일정, 딱 하나만을 잡았다.



모지코항으로 가는 기차(라기 보다는 전철)는 고쿠라역에서 탈 수 있다.
가격은 사진에 나와있는 것처럼 270엔.

그런데 지금은 당장 주머니에 2000엔 밖에 없다.
첫날 완전 비싼 에끼벤 사먹고, 나가사키에서 기차 시간 늦어 택시 타고...
게다가 환전을 하려니 만엔 단위로만 환전해준다고 해서 망설이다 또 못하고...
이런 이유들만 아니었어도 비교적 여유가 있었을텐데
당장 교통비에 점심값을 걱정해야할 처지라니~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 내 마음에도 비가 내렸다~T.T



암튼 당장은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을 즐겁게 보내는게 중요하다.
걱정같은건 날려버리고 기차를 타고 모지코항에 도착했다.
고쿠라역에서 모지코까지는 대략 15분 내외 정도 걸린다.

모지코 항은 과거에는 번창하던 무역항이었다는데 근래 와서 많이 쇠락하였다가...
예스러운 모습의 관광지로 재건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모지코 레토로.
레토로는 회상한다는 뜻의 영어의 일본식 발음이다.

모지코항역에 도착하면 바로 시선을 사로잡는 모지코항 역의 외관~
근대 양식으로 지어진 역사 건물이 고풍스러운 멋을 뽐내고 있다.
비가 와서 왠지 분위기가 스산해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역에서 벗어나자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천천히 걸어가던 와중에 갑자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잠시나마 비를 피하기 위해서 박물관같은 건물에 들어갔다.



이 곳은 세관 박물관.
예전에 이 곳에서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다보니 이런 박물관도 있다.
특별히 세관이나 무역에 관련된 것들을 전시하는 것들만 전시되지는 않고
그림들도 다수 전시되어 있다.



정시가 되면 블루윙모지라는 도개교가 열리고 그 아래로 배가 지나간다.
하루에도 몇번씩 올라가니깐 모지코 항을 걷다가 한번씩은 다리가 올라간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나나맨 동상~
무역에 활발했었으니 당시에 외국에서 바나나를 들여와 팔기 시작한 것이
여전히 모지코에서는 특별한 역사로 기록되어 있다.
바나나맨 동상도 있고 바나나 축제도 있고~
이 정도는 이해가 되는데...
역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를 보니 "바나나를 싸게 팔기 시작한 집"도 명소로 등록되어 있다.
실제로 가서 보니 그냥 집~ 참~ 별게 다 명소다.

비오는 거리를 한참 걸었더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일본에서 마지막 먹는 밥이니 모지코에서 유명한 야끼카레로 점심메뉴 결정~
가지고 있는 돈을 계산해보니 다행히 야끼카레를 먹어도 집에는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T.T



나름 유명하다는 "돌체"라는 가게에 들어섰다.
사진 속 음식이 야끼 카레~
일반적인 카레와 밥에 치즈를 얹고 오븐에 넣어서 구운 것 같았다.
일반 카레와 거의 비슷하지만 원래 카레를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일반 카레보다 향과 맛이 깊은 것 같아서 좋았다.



카레를 먹고 돌아가기에는 약간 이른 시간이어서
지도를 접고 그냥 보이는데로 모지코 항구를 걸었다.
다행히도 비가 그쳐기 시작해서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걷는 도중에는 이렇게 건물에 벽화가 그려진 곳도 있었고, 그냥 일반적인 마을의 풍경도 보였다.

일본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치고는 조용하게 여행이 마무리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