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언즈 시내 풍경
케언즈에서는 한국식 중국음식점이 있어서 오래간만에 짜장면과 짬뽕을 맛볼 수 있었다.
“까포에라가 뭐야?” -그녀
남편이 갑자기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며 나를 데려간다. 여행 준비도 아직 많이 남았는데, 또 어디를 가냐며 투덜대보지만, 안 갈거면 혼자 다녀오겠다는 말에 못 이기는 척 외출 준비를 한다.
케언즈 시내에서 자전거로 꽤 오래 달려 도착한 곳은 체육관이다. 이제야 남편의 예전 취미가 브라질의 전통무술인 까포에라였다는 것을 기억해낸다. 직접 본 적은 많지 않지만, 꽤 독특하고 어려워 보이는 동작들과 어우러지는 경쾌한 음악이 인상적이었었다. 흔하지 않은 무술이기에 이곳에도 이런 도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어떻게 알고 이런 외진 곳까지 찾아온 남편을 보니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체육관 내부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꽤 큰 체육관에 여러 종류의 무예를 공간을 나누어 수련을 하고 있었다. 어디에서 까뽀에라를 수련하고 있는지 찾아보던 중 반가운 모습을 발견한다. 바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많은 호주인들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까포에라 사범인 제임스를 찾아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저흰 한국에서 온 여행자인데요, 같이 운동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나는 구석에 앉아 남편의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꽤나 힘이 들어 보이지만 어느새 그들과 하나가 되어 땀 흘리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어느 때보다 남편의 표정이 더욱 빛나 보인다.
그렇게 2시간 가량의 운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이제 내일이면 여행을 떠나야 하는 입장이라 오늘이 마지막 시간이기에 아쉬운 작별을 한다. 첫 만남이었지만, 같은 취미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도 그들은 오랜 친구처럼 아쉬운 인사를 나눈다. 앞으로 여행을 떠나면 이와 같은 짧은 만남이 많을 것인데, 그 아쉬움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는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을 기다릴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이 친해진 케언즈 까뽀에라 식구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