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그의 애마 레리!
“안녕하세요, 사람 좋은 톰입니다.” -그
그가 나에게 처음 건넨 인사이다. 그는 우리와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로서 나이도 같고 서로 죽이 잘 맞아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다. 본명은 최주현이고 우리끼리는 간단히 톰이라고 부른다.(호주 워킹홀리데이 메이커 사이에서는 본명보다는 영어 이름을 부른다.)그는 이미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 취업이 보장되어 있는 장래가 유망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
어느 날 우리는 그와 호주 여행 계획에 관해 얘기하게 되었다.
“우리는 호주를 자전거로 여행할건데,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정말? 멋있다~ 나는 돈 벌어서 영어 공부할 생각이라 여행 계획 없어.”
“평생 호주 언제 또 올 줄 알고? 돈 좀만 더 모아서 여행도 좀 해야지?”
“나도 여행가고 싶긴한데...”
“별 계획 없으면 우리랑 같이 하자~”
“그럴까? 그런데 어디서 영어 학원 다닐지도 알아보고 등록도 해야 하는데...”
“너 한국인 별로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며? 우리랑 같이 여행 다니다가 괜찮은 동네 있으면 그냥 눌러 앉아.”
“좋은 생각인데? 그럼 뭐 준비 해야 해?”
그렇게 그는 우리와 함께 여행하게 되었다. 일단 케언즈-브리즈번 구간을 함께 여행하기로 했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지역으로 다시 돌아가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여행을 위해서 그의 자전거를 손보는 일이 급선무이다. 다행히 그의 자전거는 낡았지만, 꽤 번듯한 산악자전거이다. 그리고 짐받이를 장착하기 위한 볼트구멍도 달려있어서 조금만 손보면 멋진 투어링 자전거가 될 것 같다. 일단 자전거를 모두 분해 한 뒤 묵은 때를 벗겨낸다. 그리고 녹이 슨 체인과 구동계는 내가 가지고 있던 여분 파트를 이용해 새것으로 교체하고 안장과 핸들의 위치를 조절하니 전보다 훨씬 편하고 빠르다. 거기에 짐받이를 달고 트레일러를 장착하니 완벽한 투어링 자전거이다.
이제 떠날 일만이 남았다. 셋이 떠나는 여행이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지만, 왠지 더욱 안전하고 즐거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과연 그와 함께 하는 여행 중에는 어떤 일들이 생길까? 분명 즐거운 일들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