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오스트리아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유독 깔끔한(정확한 표현을 빌리자면 말쑥하다고나 할까?) 정장차림의 그네들을 만나게 된다.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몸에 밴, 생활의 일부분인 오스트리아인들은 비즈니스는 물론 사교를 위한 공식석상이나 레스토랑 혹은 커피하우스에서조차 결코 넥타이를 풀어 제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엄격하게 다가오는 고딕양식의 건물과 초연한 밤거리가 흡사 황실 안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006년 1월27일은 음악의 신동으로 불려온, 오스트리아 출신 모차르트의 탄생 2백50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다름없이 오후 6시 무렵 상가들은 하나 둘씩 문을 닫고 비엔나 거리는 오히려 고요하기만 했다. 다만 지난해 리노베이션을 마친 모차르트 하우스가 재개장해 외신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을 뿐.
우리나라 면적보다 조금 작은 오스트리아의 인구는 8백만명에 불과하다. 전형적인 내륙국가 오스트리아는 이런 잇점을 안고 서유럽과 동유럽의 가교는 물론 유럽 전체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상으로 보면 마치 바이올린처럼 생긴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 이곳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는 서울의 3분의 1 정도 되는 면적이다. 전체 건물들이 1백년 이상 된 신구의 조화가 잘 이뤄진 비엔나에는 슈테판 대성당을 비롯하여 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양식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비엔나 거리를 걷다가, 레스토랑으로 식사를 하러 들어가는 기자를 향해 오스트리아 인들은'곤니찌와'로 환대한다. 연중 50만명 이상의 일본인들이 오스트리아를 찾고 있다고 하니 아시아하면 단연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비엔나의 조용한 아침. 모차르트 2백50주년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다. 거리엔 단 한장의 모차르트 사진도 없고 화려한 광고 포스터도 붙어있지 않다.
모차르트 기념품 매장이 몇 군데 보였고 모차르트 공연을 안내해주는 일종의 홍보관(모차르트 2006)이 시내 한복판에 있는 정도다. 이곳에서는 모차르트 관련 인터넷 정보는 물론 이어폰을 받아 시내를 돌아다니며 모차르트 명소 표지판에 서면 안내 방송을 해주는 '콜링 모차르트' 서비스를 한다.
관광객들은 이어폰이 없을 경우 표지판(시내 50여개)에 적힌 전화번호를 누르면 휴대전화로 안내방송을 들을 수가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당시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다. 그 시대에는 깨우치지 못했던 모차르트의 음악을 세계화와 접목시켜 대중화시킨 것은 후손들의 힘이었으리라. 모차르트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의 음악은 오스트리아 문화산업의 길을 열어 준 셈이다.
지금은 오스트리아를 넘어서 전 세계 문화 산업의 브랜드가 되어 버린 모차르트. 오스트리아인들의 창의력이 만들어 낸 작품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