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여행 중 들렀던 안동한지공장.
먼저 도착해서 어둑한 창고에 들어 갔었는데요. 창고가득 나무껍질이 쌓여 있었어요. 이게 뭔가 했더니...닥나무 껍질이라고 하시더군요. 그 지역분들은 "딱"나무라고 발음을 하시던데요..^^ 나무를 부러뜨리면 딱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딱이래요..^^ 닥나무를 채취해서 나무껍질을 벗겨놓은 상태로 쌓여 있었는데 좀 과장해서 산더미 같이 쌓였어요. 한지공장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고 소개를 하셨어요. 그리고는 한지상설전시장부터 한지 한장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들을 공장내부에서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었고요. 특히, 우리에게 종이제작과정을 보여주시기 위해 두분이 나오셔서 직접 만드는 장면을 시연해 주셨어요.
종이를 뜨는 발이 하나인 것과 두개인 것...을 보여주셨는데, 두개짜리는 정말 사이즈가 엄청 커서 양팔을 벌려서 만드는 것도 힘들거 같던데요. 30년을 훌쩍 넘겨 하시는 일이니 말그대로 장인이시죠..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한지가 그 자체의 종이로서, 그리고 옷감에서 옷을 만들고 가방을 만들고, 작품으로 탄생된 것까지 .. 도대체 한지로 못만드는 것이 뭔지 모르겠어요. 그 효용가치는 엄청난 거 같습니다. 전통방식으로 좋은 질의 한지를 만들어내어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닥나무가 이렇게 생겼군요..직접 보지 않아서 ... 실물을 볼 수 있었음 좋았을뻔 했습니다.
닥나무 채취는 경북 예천, 의성, 주문진 등에서 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주로 1년생 닥나무를
12월~다음해 3월말까지 거둬들입니다.
껍질을 벗겨야 하니.. 닥나무를 가마솥에 넣고 10시간 가량 삶아서 닥나무 껍질을 벗깁니다.
벗긴 닥나무 껍질을 장시간 물에 불린 후 흑피를 제거하고 백닥을 만듭니다.
백닥은 잿물을 넣고 다시 장작불을 지펴서 삶아요.
삶은 백닥을 물에 씻고 햇볕을 쬐어 표백을 합니다.
깨끗한 물로 씻고 표백을 한 백닥에 들어 있는 불순물, 티를 골라냅니다.
그리고 마치면 돌판위에 올려 놓고 닥방망이로 섬유가 뭉개지도록 두들겨 줍니다. 닥죽을 깨끗한 물에 넣고 황촉규에서 나온 점액을 섞어 잘 저어주고요. 발위에 적당히 올려서 한지를 뜹니다.
발에서 건져진 종이가 차곡차곡 쌓이고, 그 위에 널판지를 얹고 무거운 돌을 올려 천천히
물이 빠지도록 합니다. 그다음 압축기에 올려 물을 완전히 빼줍니다. 물을 뺀 종이를 말리고 다듬기 작업을 하면 한장의 종이가 나옵니다.
벽면에 그려진 그림을 거꾸로 보이는데로 찍어서 이 순서가 맞는지 100%자신은 없지만..ㅋ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종이가 만들어집니다. 안동한지는 지금도 전통방식 그대로 종이를 만들어 내고 있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곳은 한지로 만든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있어요.. 종이에서부터 장식품들, 생활용품, 옷종류까지...한지로 만든 작은 함이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이분은 발이 작은, 종이크기가 작은 발을 사용하시는 분인데요.
경력이 30년이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니 정말 기계처럼 움직이세요. 한지를 뜨는 것도 정말 예술인데요.. 어떻게 적당한 양을 올려서 골고루 펴지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루아침에 된건 아니겠지만.... 나도 몇십년 하면 잘할 수 있으려나....
한지를 뜨고 실을 올려놓고, 들어서 내리고 반대편에서 발을 떼어내고...
공장견학, 체험도 가능합니다.
생산과정을 보고 다시 옮긴 곳은...한지전시판매장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된 70여가지의 한지생산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한지전시관인데요. 체험관 옆으로 건물이 있습니다.
그곳 2층인데요. 한지로 만든 옷감... 한지가 원료일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겠죠. 많이 부드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이라고 하기엔 믿어지지 않습니다.
배경으로 보이는 가방도 몸체는 종이로 만든 겁니다. 테두리 가죽만 빼고요.
침구류도 모두 종이로 만든 겁니다. 놀랍죠..
이곳에 베틀이 놓여있어서 여기서 작업을 하시나 했더니.. 아이들이 견학을 와서는 종이로 천을 만들고 옷을 만들었다하면 "에게....종이가 어떻게 옷이 되요.." 라고 의문을 품는다고 해요.. 그래서 종이가 이렇게 해서 천이 만들어진다하고 보여주기 위해서 가져다 놓으신 거라고 합니다. 얘들아 이제 믿어지니?^^
마지막으로 이곳은 체험장입니다. 단체로 방문하시면 한지로 탈, 선비갓, 옛날책 등도 만들고 탁본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런 체험장은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겠죠. 탈 한번 만들어 볼라니껴?
이렇게 [안동한지] 공장과 전시장을 둘러보았는데요. 어떠니껴? ㅎㅎ 안동 사투리가 뒤에 니껴~ 이렇게 끝이 나더라구요. 안동있는 동안 따라하면서 무척 즐거워 했는데요. 할수록 매력있는데요..^^ 일상에서 쉬 접하고 사용했던 모든 종이들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건 아닐 겁니다.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 나오는 것도 있겠지만 나무껍질을 벗겨 전통방식 그대로 제작하는 곳은 흔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안동은 물이 풍부하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닥나무를 원료로 수십년 이상 숙련된 분들이 직접 만들어 내는 한지라서 더욱 가치가 있는 거라 봅니다. 비단은 500년을 가고 한지는 1,000년을 간다고 했던가요. 한지의 얇지만 강하고 끈기있는 내성은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이곳 안동한지는 한지생산과정 견학부터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서도 좋은 교육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동한지 http://www.andonghanji.com
네이버블로그원문 http://blog.naver.com/anndam/100095619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