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기차에 대한 추억인지라...
이 소녀도 어찌나 기차에 대한 기억이 많은지, 심지어 Part를 나눠서 게재해야 할 정도이다.

* 첫 기차타기 쌩쑈놀이

인도의 첫 기차를 타던 날의 쌩쑈 에피소드는 예전에 한번 얘기했고,
그 처참하고도 쪽팔린 현장의 생생한 사진을 한번 올려보고자 한다.

생쑈 에피소드 이야기 보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witheunee&logNo=80054132456

피난 기차 저리가라...난리가 난 기차 안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무한 이기주의는 자리를 양보하고 싶지 않아했다.
양보하면...밤새 못누워 가는 줄 알았더랬다.
무식은, 배우지 못해 무식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는 무식도 있으니,
우리는 진정 인도에 대해 무식하기 짝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기차 안...나이트 클럽 같지 않은가???

어느 역에 정차하자,, 사람들이 올라타기 시작했다.
문,,,반대쪽으로-_-;;

내 옆에 바싹 매달린 사람들
월래 인도 기차가 맨날 이러지는 않는다.
이날은.. 연휴 다음 주말이었기에, 귀성 시민들이 집에가고자 난리가 났을 뿐이다.

달리는 기차안에서 찍은 매달린 아저씨.
(액면가는 이래뵈도 분명 아저씨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매달려 가면서도 나를 째려보기 바쁘다.

이와중에도 철없는 소녀, 셀카를 찍고 앉았다.
(창문 살로 구성미를 추구한 고난이도 셀카입니다 ㅎㅎ)

아...무한 이기주의를 포기하고, 급 수습 화합질을 해보고자 기차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던
그 쌩쑈의 하이라이트 현장이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아무튼, 그 뒤로 배운바가 무진장 많았으니,
다시는 그 따위 이기심을 발휘하진 않으리...

플랫폼의 꼬마들...

인도의 기차는 언제나 예측불허 인지라..
더구나 첫 기차에서 시트콤 찍듯이 우리의 자리를 찾아 큰 가방을 짊어지고 와다다다닥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경험을 한 지라..
나는 인도 여행 내내 항상 기차시간 30분 전에는 가서 안전하게 대기를 하곤 했다.

거기에 더불어 나의 기차 번호를 중얼중얼 대며 3발짝 걸을 때마다 만나는 사람을 붙잡고 이 플랫폼이 맞는지 확인하는 철두철미한(?) 재확인 의식을 발휘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분전에 바뀌는 플랫폼을 찾아 뛰댕기기 일쑤...

반대로 어느때는 한 플랫폼에서 세월아 네월아 기차를 기다리고만 있는 적도 많다.

그럴때면 여지없이 한 꼬마들 무리가 다가와

"카나~ 카나~"를 외치며 구걸을 한다.(카나는 식사를 의미)

그닥 동정심이 없는 나조차도 불쌍해 보이는 아이들의 몰골을 보면

꼭 들고있던 과자라도 주곤 했는데, 가끔은 한 꼬마를 주면 다른 꼬마들이 우루루루 달려와 나를 에워싸며 매달린다. 내가 그 수요를 다 감당하지 못하는 것도 못하는 것이지만, 그쯤 되면 두려움과 짜증이 한꺼번에 몰아치곤 한다..

그때되면 돌연 냉정하고 차갑게 모르쇠로 돌아서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이내 구걸은 포기하지만,

아예 나와 나의 일행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아예 그 자리가 그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아이든은..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며, 뭐가 그리 웃긴지... 뭐가 그리 재밌는지...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고 신이 났다.

그러다가도 동전이 보인다 든가, 배낭속 감춰둔 과자 뿌스레기가 보인다거나 하면

금새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손을 내민다...

그 기차역에는...

때묻은 손으로 끈질기게 돈을 달라며 내 옷깃을 잡는 그지아이들이 언제나 있었고..

이미 때묻어 버린 도시의 거리 아이들을 보며 더이상 연민의 정을 크게 느끼지 않는...

똑같이 때묻은 나도 있었다...

* 기차역의 마술 상자

인도의 기차역에는 어딜 가나 마술 상자가 하나 놓여져 있다.

이것을 마주 하고 설 때는, 마치 영화 Mr. Big 에 나온 소원을 들어주는 상자에 말을 거는 느낌이 들어 경건해지기까지 한다.

심호흡을 한 뒤 마술 상자에 내 희비를 맡겨본다.

화려한 불빛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마법의 카드를 받는 순간,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가 들린다.

단돈 1루피의 체중계,

그 표딱지에 쓰인...사실 별거 아닌... 고작 나의 체중이 적혔을 뿐인...

그 종이 쪽지를 받아들면,

마치 중대한 시험의 성적표를 받는 어린애마냥 두근거리고 설레어진다.

처음의 무게와 마지막의 무게를 비교해볼 양으로... 종이를 슬며시 가방 안쪽에 쑤셔넣어본다.

* 너를 뚫어버리겠어!

인도에 가면 흔하게 느끼는 문화 충격(?)은 바로 사람들의 시선이다.

그 시선을 특히나 아주 강렬하게 받는 곳이 바로 기차인데,

기차역은 물론이거니와,

기차 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예의 그 부담스럽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마치 나를 그냥 두눈으로 뚫어버리겠다는 듯이 쳐다보곤 한다.

가끔은 밤새 쳐다볼 요량으로 기차 슬리퍼칸에 아예 자리 잡고 누워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게 아무리아무리 겪어도,

밤에 나를 노려보는 눈빛을 보면서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요동 없이 고정된 시선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건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다.

혹자는 같이 노려볼 정도로 익숙해지기도 하고,

혹자는 시선을 즐길 내공도 쌓인다고 하지만,

나는 아무리 그 사람들이 전혀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Oily한 시선은 소똥만큼이나 익숙해지지 않는 것 중에 하나였다.

아...부담스러워~

뭐, 간혹 잘생긴 사람들이 쳐다봐 준다면야... 그리 기분나쁠 것도 없겠으나,

잘생긴 것들은 언제나 지들이 잘생겼다는 걸 알기때문에,

내 관심을 콧방귀라도 뀌듯, 시선을 주지 않더라...흥흥

* 이 밖에도 기차에 얽힌 얘기는 무궁무진 한데...

기차 얘기만 계속하면 지루하므로...

게다가 오늘 어째 좀 감상적이 되려하므로...--;;

To be continued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