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추위가 찾아왔던 겨울날 아침...
어린시절 겨울 아침에도 10리를 걸어서
학교에 가던 그때를 추억하며
호호~ 입깁 불어가며 나서본다.
학교를 가던 그 기분으로 나서긴 했는데...
그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향교의 지붕이 보이자 나는 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어린시절에는 얼른 따뜻한 교실로 들어가야지 하며
이쯤에서는 걸음이 빨라지는데...
지금은 걸음이 더욱 느려진다.
예안향교는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도산서원으로 가는 35번 국도변에 자리 하고 있다.
향교 정문앞에서 만난 은행나무
수령이 600년이 된다고 한다.
그 수많은날들...
한결같이 이렇게 아침을 맞이 했겠지~
나무가 말을 할수 있다면...무슨말을 전해줄까?
햇살이 고요하기만한 향교를 비추기 시작 한다...
내 이른 걸음을 반기기라도 하듯~
햇살이 잡아주는 길을 따라~
고직사쪽 문으로 들어갔다.
고직사와 뒷쪽에는 전사청이 자리하고 있다.
향교를 관리하던 직사들이 기거하던 곳이다.
고직사 뒷쪽에 자리한 전사청
제물, 제기 등 제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들을 보관하던 곳이다.
향교의 중심 건물이며 강당인 명륜당 마루에 아침 기운이 나보다 먼저 와 앉았다.
예안향교는 1420년(세종 2)에 창건 하였다고 전해 진다.
여러번의 중수와 보수가 있었음은 당연한 일일것이다.
향교는 관학기관이므로 평민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한다.
명륜당 앞에는 무궁화 나무 한그루가 눈길을 잡는다.
수령이 100년...
우리나라 최고령 무궁화 나무라고 한다.
무궁화의 품종은 아주 많으며 그중 '안동'이라는 품종이 이 나무에서 비롯 되었단다.
아마도 시기적으로 봤을때 이곳에서 공부하던 유생들이
민족혼을 되살리고자는 의미에서 심은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여름에 갔을때 나무는 안쓰럽게 약병을 달고 있었으며
겨우 한송이를 피우고 있었다.
나는 역시 산책운이 너무 좋아~~
그때 담아놓은 사진이 다행스럽게 있었다.
거인재(居仁齋)
거인재와 유의재는 거인유의(居仁由義)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篇)에서 따온것이라 한다.
인에 몸을 두고 의를 따른다면...
이것이야 말로 바로 교육 그 자체인듯~~
유의재(由義齋)
동재와 서재는 학생들이 기거했을 터인데...
지금은 다른 기능들을 하는 현판들이 붙어있다.
그 옛날 유생들의 움직임은 낡은 마루끝에 스며 있을지도...
사당인 대성전(大成殿)은 공자를 봉향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2월과 8월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예안향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른 아침 학교 가는 마음으로 나왔지만...
내 마음만 학교를 그리고 있었던듯 하다.
옛날의 의미만 간직한채 세월의 두께를 안고
고요만이 향교의 아침을 감싸고 있었다.
은행나무와 무궁화 나무의 안녕을 맘속으로 빌면서 발길을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