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졸업식날 기억나세요?

생일날은요?

모두들 이런저런 추억들이 있겠지만..

그 추억들 한켠에는 특별한 날에만 맛볼수있었던 특별한 음식도 있겠지요.

누구는 그런 음식으로 짜장면을 떠올리고

또 다른 어떤이는 돈까스를 떠올릴테고

좀 살았던 어떤이는 경양식집에서 먹었던 고소한 크림스프와 부드럽게 씹하는 함박스테이크를 떠올리겠죠.

저는... 순탄치만은 못했던 유년기를 보낸터라 딱히 생각나는 음식같은건 없지만요...^^

오늘 소개해드리려는 집은 부평일대에서 유년기를 보내신분들이

졸업식날처럼 특별한 날이면 온가족이 함께 돼지갈비로 외식을 하던 '용갈비' 라는 곳이예요.

인천 어느지역에서 택시를 타더라도 "부평 용갈비요~" 라고 말하면

거의 대부분의 택시기사님들이 데려다 주실만큼 인천에 오래살던 분들에겐 아주 친숙한 집이였나봐요.

저도 한번 방문해서 돼지갈비를 먹었던적이 있는데

솔직히 평하자면 푸짐하고 다양한 밑반찬은 좋았지만 갈비맛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맛이였었죠.

그래서 과거부터 이어온 유명세는 남았지만 맛은 남지 않았구나(혹은 원래 없었구나?) 라며

아쉬워하던차 한동안 공사한다고 뚝딱뚝딱 하더니 '한우궁' 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변신했더라구요.

벌초가 늦어져 (...고로 추석전에 먹은걸 이제 올린다는 이야기-_-) 저녁을 놓치는바람에

집에 데려다주신 작은아버지와 함께 방문했어요.

사진초보라 어두운곳에서는 노이즈가...GG

대표 메뉴는

한우곰탕

한우불고기

옛날 육개장

이렇게 3가지인가 보군요?

그리고 전체 메뉴도 그렇게 3가지구요.

......-_-......

뭐 일단 그 심플한 메뉴를 음식맛에 대한 자신감으로 받아들이기로 해요.

저는 한우곰탕, 작은아버지는 옛날 육개장을 주문하셨어요.

벌초하느라 몸도 피곤하고 했으니 반주한잔 걸쳤으면 좋겠지만

작은아버지랑 카스친구인거 생각못하고 매일같이 먹은거(당연히 누가 봐도 안주인 메뉴들..) 올렸다가

명절때 만나서 맨날 술쳐먹고 정신 안차리고 산다고 십이지장까지 탈탈 털릴뻔한터라 참기로 해요.

그뒤에 카스에 뭐 먹은사진 잘 안올리는중.....허허허

남들 배고플시간에 맛있는사진 올려서 테러하는 낙으로 살던 나인데......

삶에 낙이없네 낙이없어........

뭐 그래도 언제나 내가 우러러볼수있는 크고 곧게 뻗은 나무같은 우리 교수님.

이정도 되야 나한테 조언도 해줄수있지 나 잘난맛에 사는 나는

어줍잖은 사람들이 해주는 조언이나 충고는 귓등으로도 않듣는 놈인지라

늘 뜨끔따끔한 조언들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많이 존경하지요. 

저녁식사 시간치고는 조금은 늦은 시간대였는데도 손님은 꽤 있더군요.

저 사람들은 나처럼 바뀐김에 궁금해서 온걸까?

아님 일전에 먹어보고 맛있어서 또 온걸까? 

전에 먹었던 돼지갈비맛이 자꾸 떠올라 괜히 삐뚤어진 의심중..ㅋ

먼저 나왔던 작은아버지가 시킨 '옛날 육개장'

제 기준으로 육개장은 크게 3종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토란대가 들어가는 구수한 느낌의 속칭 '장례식장 육개장'과

위에 보이는것과 같은 칼칼하고 기름진 육개장

그리고 그외 제가 먹어보지 못한 스타일의 다양한 육개장들.

장례식장 육개장은 일반적인 인터넷 레시피대로 끓이면 되는듯하고..

(그 예로 친구가 보고 만들었던 유명 요리블로거 문성실님 레시피를 들수 있겠죠? http://blog.naver.com/shriya)

위에 보이는 육개장은 저희 아버지 레시피대로 따르지만

소의 지방을 이용해 소기름을 내고 그 기름에 고추가루와 마늘, 생각등으로 다대기를 만드는 방식인데

제 개인적으로는 다대기를 사용한 육개장이 감칠맛나고 입에 쫙쫙 달라붙는게 더 맛있더라구요.

여긴 후자의 스타일이긴 한데 감칠맛은 좀 떨어지고 대신 사골육수의 구수한 향이 많이 느껴졌어요.

MSG 사용을 최소로 줄여서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그러고 보니 나는 MSG사용에 굉장히 관대한 사람인데

요즘 MSG사용을 하지 않거나 써도 극소량만 쓰는 음식점을 자주 올리는듯...-_-;;

그리고 여담인데 전에 올렸던 구로의 진자루라는 집은 최근 방문해서 여쭤보았는데

짬뽕을 제외한 음식에는 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않고

짬뽕에도 아주 극소량만 사용하신다구 하더군요.

무튼 육개장은 저희 부모님 가게하실적에 정말 자주 먹었고 자주먹으면서도 질리지 않던 음식인데

오랜만에 비슷한스타일의 육개장을 맛봐서 좋군요 : D

국물 두숟갈 얻어먹어놓고 말이 참 많았군요...........;;;

다음은 제가 먹었던 '한우곰탕'

역시나 심심하리만치 담백한 국물이네요.

국물이 너무 담백해서 소금은 평소 좀 짜게먹는데

이날은 짠맛에 가려서 국물맛을 제대로 못느끼게 될까봐 소금은 조금만..

양지머리도 넉넉히 들어가고...

양지는 질기지않고 부드럽게 씹힙니다.

고기가 결결이 촘촘하게 갈라진게 눈에도 부드럽게 씹힐것 같지요?

파도 듬뿍 소면은 적당히~

설렁탕이나 양지에 들어가서 밥한그릇말아 푹푹 퍼먹을때

함께 딸려오는 소면은 정말 반갑지요.

밥알사이에서 매끈하게 넘어가는 식감때문일까요? ^^

밥 한그릇 푹푹 말아서

양지머리 한점 올리고

잘익은 깍두기 한점 올려서 앙~~

유명 설렁탕 브랜드인 ㅅㅅㅅㄹㅌ 에서 먹었던 진하고 감칠맛나는 국물은 확실히 아닙니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한우궁처럼 심플하고 투명한 맛을 선호하는 분도 분명 있을꺼라고 봅니다.

글을 쓰는 도중에 문득 이적의 '내가 말한적 없나요' 랑 닮은음식같다란 느낌이 들어서 bgm으로 깔았다가

내가 듣고 싶은거면서 너무 막던지는건가 싶어서

눈이나 붙이러 가렵니다-_-;;;

즐거운 한주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