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빵집, 65년의 추억이 빵빵하구나~!

전북 군산  이성당

	"2시에 이성당에서 보자!" "이성당으로 가면 돼!"   이성당?! 군산에 가면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일종의 관용구다. 그런데 이성당이 대체 뭐하는 곳이길래 사람들의 입에 그토록 회자되는지 여간 궁금한 게 아니었다. 군산의 옛 거리를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이 바로 이성당. 이성당은 다름 아닌 베이커리다. 1920년 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곳을 해방 직 후, 현재 주인의 시백부가 인수하여 지금까지 그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이다. 기실 베이커리보다 '빵집'이 더 어울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빵집인 셈이다. 이성당의 빵은 특별하지 않은 가운데 특별함이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빵은 '팥앙금빵'인데, 65년 전통의 맛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 번 맛 보면 잊지 못 한단다. 군산 사람은 물론, 타지에서 이성당 빵 맛 한 번 보려고 찾아와 줄을 설 정도니, 그야말로 만남의 광장이 아닐까?

군산 시민들의 아지트, 터줏대감 빵집

특별하게 꾸미지 않은 외관과 꽤 넓은 내부 공간.

예나 지금이나 빵집의 인기는 여고생들의 숫자로 가늠할 수 있는 것 같다.

한 쪽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는 앳된 여고생들, 자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렇게 구수한 아지트에서 무슨 이야기들을 하나 살짝 엿들어 봤더니, 화제는 단연 남자친구였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 빵집은 설렘의 장소였다.

반듯하게 교복을 차려 입고 삼삼오오 모여 수줍은 미소로 남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양갈래 머리 여고생들.

단팥빵과 소보로빵 몇 개면 행복했던 그 시절의 풋풋한 추억이 그려진다.

65년 추억의 빵 맛, 그 깊은 내공

이성당의 빵은 대체로 평범하다.

어느 빵집에서나 볼 수 있는 종류의 빵들이 대부분이고, 요즘 디저트의 대세인 소위 쁘띠 브레드도 없다.

하지만, 이곳엔 그 어느 집도 흉내낼 수 없는 65년 추억의 맛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게다가 최근엔 전체 빵의 30% 정도를 쌀을 주재료로 만든다고 하니, 트렌드도 잊지 않는다.

군산 시내에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들이 많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을 찾는다.

아이스케키~!

아주 오랜만에 아이스케키를 한 입 베어 문다.

인공 향료와 색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아이스케키를 먹을 때면 늘 학교 앞 문방구의 불량식품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무더위를 식히는데 이 만한 녀석이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에서 이 녀석을 먹으니, 왠지 이 맛이 바로 추억의 옛 맛인 듯싶다.

한 자리에서 몇 대에 걸쳐 가업을 잇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 맛이 어떠냐를 따지기 이전에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보내야하지 않을까.

물론, 이곳의 빵맛은 좋다.

오랜 역사와 추억, 그리고 여전히 친절한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소박한 팥빵 하나도 꿀맛처럼 느껴지게 하니,

이 또한 길이길이 보존해야 할 전통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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