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더불어
언제 부터인가 우리네 식탁 위에 웰빙 재료로 각광받고 있는 오리-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고단백, 저칼로리 요리로 인기가 높습니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육질 때문에 특히 여성들이 좋아하는 오리-
물론, 저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찾아간 이곳-

숱한 광고 때문인지, 입소문 때문인지
저녁 9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소문난 집은 사실 '모' 아니면 '도'인 경우가 태반이라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들어갔습니다.

입구엔 손님들이 오리 고기를 사갈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해놓았습니다.
먹기도 전에 식욕을 자극하더군요.
10여 정도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웨이팅 룸에 저것들이 있어서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요. 하핫-

식당 안에 아늑하니, 좋았습니다.
커다란 느티 나무 한 그루에 떡~ 하니 서 있는 걸 보니 괜스레 따뜻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나중에 저도 집 거실에 저런 나무 하나 심어 놓아야 겠습니다. ^^*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삼백초 오리정식'-
원래는 4인상이 기본인데, 두 명이 가면 딱 반 정도의 양으로 2인상이 꾸려집니다.
한 접시씩 코스로 나오기 때문에 상다리가 부러질 염려는 없답니다.
오히려 조금씩 맛을 보며 끝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 더 좋더라고요.

코스는,
생오리로스구이 → 양념꽃게장 → 오리훈제바베큐 → 떡갈비 → 양념주물럭
→ 삼백탕 → 막국수 → 영양죽 → 팥빙수!!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르지요?

정갈한 밑반찬들-
맛도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생오리로스구이'와 '양념주물럭'이 솥뚜껑 위에서 지글지글~ 자글자글~
오리는 구우면 몸을 웅크리는 것처럼 고기가 작아지는 특징이 있는데요.
그래서 양이 좀 적다라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이 코스 요리 다 먹으면 배가 빵빵해지니 걱정 안 해도 될 정도입니다.
로스구이는 그것대로, 주물럭은 또한 그것대로 맛이 굿굿굿!

와우-
분명 오리 고기가 주인공인데, 정식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양념꽃게장'이었습니다.
달콤하지만, 문방구 앞 불량과자처럼 달달하지는 않고,
감칠맛 나지만, 결코 저렴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게살 가득 양념이 밴 꽃게장!!
소스가 아까워서 훈제바베큐를 마구마구 찍어 먹다 못해 소스만 그냥 먹기도 했을 정도랍니다.
더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둘다 소심해서 결국 침만 꼴딱꼴딱 삼켰어요. ㅠㅠ
아마, 이 식당에 다시 간다면 이 꽃게장이 8할의 이유일 거에요.

'오리훈제바베큐'와 '떡갈비'-
떡갈비는 그냥 저냥 그런 맛이었지만, 오리훈제바베큐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좋았습니다.
사실, 오리 전문점이니 떡갈비 정도야 조금 부족해도 상관이 없겠지요.

훈제바베큐는 꽃게장 소스에 콕~ 찍어 먹는 맛이 일품!!
저 소스, 좀 얻어 오고 싶네요.

오리가 흘린 기름-
뜨거운 불 위에 있더니 땀을 좌악~ 뺐나 봅니다. 히힛-

요것이 바로 '삼백탕'-
삼백초를 넣고 푸욱~ 끓였다는 삼백탕인데요.
회를 먹고난 후, 그 뼈로 매운탕을 끓이는 것처럼 오리 고기를 다 발라낸 후,
그 뼈로 삼백탕을 끓입니다.
국물이 아주 맑은데도 불구하고,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개운함이 있어요.
몇 숟가락이나 먹었는지도 모를 만큼 국물을 계속 떠 먹었답니다.

삼백탕과 함께 나온 '영양죽'-
삼백탕 육수에 가볍게 끓여낸 죽인데요.
아주 감동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속을 정리하기엔 괜찮았어요.

코스 중 마지막으로 나온 '막국수'-
색깔과 양념은 막국수인데, 사실 면은 냉면 면에 가까웠어요.
막국수 면이라고 하기엔 너무 쫄깃하다고나 할까요.
양념이 맛있어서 맛도 괜찮았답니다.
가만히 보니, 이 식당은 소스의 비법이 정말 근사한 듯하네요. ^^*

후식으로 나온 '팥빙수'-
그냥 옛날 식으로 얼음과 팥, 연유, 떡 몇 개가 전부인데요.
맛은 좋더라고요.
시장에서 사 먹는 길거리 팥빙수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깔끔하고 시원해서 속을 정리해주기에 아주 적절한 아이템인 것 같았습니다.
물론, 달달하기도 하고요. ^^*

여러 가지 오리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꽤 근사한 <신토불이>!!
전체적으로 별을 준다면, 4개 정도-
꽃게장의 소스가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후훗-

입맛 없을 때, 매일 주문해서 먹는 치킨이 지겨울 때,
오리 고기 한 상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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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토불이' 가는 길

- 우리가 먹은 '삼백초 오리 정식'은 35,000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