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물건도 많고~ 가격도 싸고~ 인심도 좋고~
각박한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흥겨운 이 노래가 저절로 불러지는 곳이 있다.
볼거리, 먹거리, 사람도 많고 정도 많은 그곳. 육거리 종합시장으로 가보자.
육거리 종합시장을 소개합니다.
▲육거리 종합시장의 방문을 알리는 입구
청주시 번화가에 대규모의 종합 전통시장이 있다. 1950년대 이후 청주시의 중심가에 형성된 시장. 여섯 갈래의 대로변에 형성돼 이름 지어진 곳. 바로 그곳이 아직도 청주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규모 재래시장 육거리 종합시장이다. 일단 이곳은 위치가 좋다. 중심가에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손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주차장도 따로 자리 잡고 있으며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주 판매 물품은 농산물, 식료품, 축산물, 한약 재료, 그릇, 신발 등이다. 대규모 종합 재래시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없는 것이 없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육거리 종합시장 그곳엔 물건, 음식, 그리고 사람이 있다.
육거리 종합시장 그곳엔 물건, 음식, 그리고 사람이 있다. "이쪽에 앉아 사진 찍어~ 응, 괜찮아~" 바쁜 와중에 거치적거릴 법도 한데 선뜻 좋은 자리를 내주시는 방앗간 사장님에게서 친근함이 묻어난다. 상인들의 연령대가 그리 낮지는 않기에 손자 손녀 대하듯 말을 건넨다. 특히 단골손님이나 혹은 처음 보는 손님일지라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가 오가며 웃음 짓는 모습에 짙은 사람냄새가 풍긴다.
이곳은 한국이 아닌가?
이곳은 한국이 아닌가? 물가가 오르고 오르다 못해 치솟는 요즘, 대형할인점과 슈퍼마켓의 가격에 적응이 돼 있는 우리에겐 꽤 흥미로운 가격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재래시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거기다 우리나라 토속의 '정'이라는 것에 의거해 '덤' 이라는 것이 따라온다. 물론 다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껏 장을 보고 난 뒤, 어느 도시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지갑의 두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 집 닭강정 맛있어~ 홍보해주면 좋지 하하하~"
"우리 집 닭강정 맛있어~ 홍보해주면 좋지 하하하~" 그 자리에 닭을 튀기며 즐겁게 말씀하시는 사장님의 손길이 부지런하다. 육거리 종합시장 하면 또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자부심이 대단한 이 집은 그날그날 대부분의 음식이 동난다. 어찌 이 냄새의 유혹을 이기리. 짧지만 족발집이 줄지어 있는 거리도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다. 사실 먹거리가 풍부해야 진정한 재래시장에 온 맛이 난다. 육거리 종합시장 먹거리의 특징은 그 자리에서 손수 만들어 신선함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맛과 멋이 있는 이곳에서 한상 푸짐하게 차려 먹고 가는 것도 사람 사는 맛 아닌가.
재래시장이 살아야 한다!
재래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은 전국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없던 장바구니와 전단지가 생기고 주차공간도 넓히고 대형할인점의 강제휴무까지 받아들여 지고 있다. 그리고 온누리상품권은 이 육거리 종합시장에서 가장 먼저 받아들인 곳이다. 온누리 상품권은 전국의 은행에서 손쉽게 살 수 있고 상품권이 허용되는 전통시장에서는 어느 곳이든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상품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만원권과 오천원권이 있고 60% 이상을 써야 잔돈을 거슬러 받을 수 있다. 일반 백화점 상품권과 비교하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육거리 종합시장의 어느 가게를 가보아도 상품권이 쓰인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재래시장 살리기운동이니 뭐니 해도 어찌 편의성이 보장되는 대형할인점을 따라가랴. 재래시장이 죽는다면 우리의 전통도 역사도 사람 사는 정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멋에 취하고 맛에 취하고 사람에 취한다는 육거리 종합시장. 시장 자체의 희소성이 많이 없어졌음에도 아직도 활기가 살아 넘치는 이곳은 오히려 고맙기까지 하다. 추억의 영화관 상영, 옛날 놀이체험 등 전통 재래시장의 자부심에 드높게 지금도 갖가지 행사가 열리고 있다. 우리의 전통을 지켜가는 이곳, 이곳은 또 다른 말로 정겨움이다.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의 손길처럼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 육거리 종합시장에서 정겨운 사람의 정을 느껴보기 바란다.
글·사진 = 이다영 기자
couple@yanolj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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