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밤하늘을 가르며
남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참 자는척을 하다가 일어났을 땐, 훈남은 없었고...
나는 호주로 공부하러가는 한 분과, 딸을 만나러 가신다는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훈남은 비행기를 타러 가면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이코노미, 그분은 비지니스..ㅠ_ㅠ
아쉽구나! ㅎㅎ
9시가 다 되서야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4시간을 넘게 기다리면서, 다음부터는 대기시간 짧게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공항의 풍경. 비행기가 몇 대 없다.
다 잠자러 갔나봐-
다시 비행기는 이륙하고, 내 옆에는 이쁜 외국언니와 일본언니가 앉았다.
이륙하고 조금있다(?) 나온 기내식.
이번엔 제대로 된 식사 한끼가 나왔다. 역시 장거리!
난 이번에도 맛있게 전부 다- 먹어주었고,
특히, 왼쪽 상단의 홈런볼같은 과자는 더 달라고 떼써서라도 더 먹고싶을 정도로 맛났다!
한참을 날아가던 차에, 문득 창 밖의 하늘을 올려다 봤을 때-
환한 빛을 머금은 달이, 싱긋 웃으며 상공을 밝히고 있었다.
정말, 땅에서 보는 거랑 높이 올라와서 보는거랑 다르네?
이 때가 괌을 향해 막 날아가던 찰나-
꼬박 이틀을 밤샐 수는 없기에, 1시가 넘어갈 무렵 잠시 잠을 청했다.
적도를 지날 무렵, 더워서 살짝 잠을 설치긴 했지만...
솔직히 땀이 삐질삐질 날 정도..
나도 모르게 눈을 뜬 시간은 5시가 막 되었을 때.
물 한모금으로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와 함께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조금있으면 동이 트고, 해가 떠오를테니까-
하늘도 준비하고, 해도 준비하고,
그리고 나와 내 카메라도-
앗, 보인다! 저기다!
저 멀리 한줄기 빛으로 신호를 보낸다.
그 한줄기 빛마저 놓치기 싫은 나는 카메라셔터를 계속해서 누른다.
햇님 얼굴 한번보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햇님은 정말 수줍음이 많은 것 같다.
쉽게 모습을 들어내지도, 들어낸다 하더라도
아무나 보지 못할 정도로 빛을 내니까.
빛이 그린 그림.
은은한 이 빛이 마음에 들어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빛과 시간이 그려낸 그림.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는 빛이,
그 빛에게 몸을 맡기고 변하는 구름이 마냥 좋았다.
호주에 다다를수록, 점점 하늘에는 구름이 많아진다.
구름 뒤로 숨어서 그림을 그리는 해마저 담아야겠다.
Leira
